@엘데의짐승 님 안녕하세요! 저도 중고서적으로 구해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믐을 통해서 읽어볼 기회를 갖네요. 이전에도 좋은 감상평을 남겨주셨는데 같이 얘기할 시간이 기대됩니다.
[함께 읽는 SF소설] 04.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케이트 윌헬름
D-29

은화

눈꽃열차
@은화 추천 감사합니다! 아포칼립스 좋아해요. 전 제임스 밸러드 종말 시리즈랑 만화 카페 알파가 퍼뜩 떠오르네요.

은화
아! <물에 잠긴 세계>, <불에 타버린 세계>를 말씀하시나 보네요. 저는 밸러드 작가의 <하이라이즈>와 <물에 잠긴 세계>를 사놓긴 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어요.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난 책이어서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물론 도서관에서도 빌릴 수는 있지만 책 소장의 꿈이 있다 보니 남은 종말 시리즈들도 언젠가 구하는게 목표입니다 ㅎㅎ

은화
현재 읽고 있거나 최근에 읽은 책을 얘기해볼까요? SF가 아닌 다른 장르나 소설, 또는 연극이나 영화 등도 괜찮아요. 저는 현재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언들>을 읽고 있어요. 두 달 전 즈음에 <시녀 이야기>를 읽었는데 주인공과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후속작을 빌렸습니다.
특정 종교의 극단적 사상을 가진 근본주의 세력이 국가를 장악하여 디스토피아가 펼쳐진다는 소재는 더 이전에 옥타비아 버틀러 작가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로 먼저 접했는데 출간 연도로는 시녀 이야기가 더 먼저더라고요. 아마 옥타비아 버틀러도 시녀 이야기를 읽고 거기에서 일부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1985년에 발표되었고, 그 이전 년도인 1984년에 사람들은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은 세상이 올지 기대와 걱정을 모두 가졌겠죠. 1984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빛깔의 검은색이 내내 연상되는 책이었다면 시녀 이야기는 마치 황량한 눈밭처럼 아무것도 없는 흰색만이 떠오르는 작품이었어요.

증언들2019 부커상 수상작이자, 성과 권력을 소재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작 『시녀 이야기』로부터 15년 후를 그린 신작으로, 각기 다른 환경과 직업을 가진 세 여성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작에서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와 함께 길리어드 정권의 몰락 과정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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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데의짐승
시녀이야기와 증언들은 드라마까지 잘 챙겨봤습니다. 섬뜩한 디스토피아 소설로 아주 인상깊고 재미있게 감상했었습니다. 저도 옥타비아 여사님을 아주 좋아해서 책을 많이 챙겨봤는데 씨앗 과 은총은 아마 3권의 시리즈라고 해서 마지막 한권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다 나왔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내용을 모르니 시간차를 두고 영향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을 것 같습니다.

은화
저도 몰랐는데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니 옥타비아 버틀러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와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이후에 다른 행성을 배경으로 하는 후속작을 계획하고 몇 번 시도도 했다고 하네요.
'사기꾼의 우화(Parable of the Trickster)'는 은총 바로 다음의 이야기로 작가가 글을 써내려 갔다가
번번이 막히고는 <쇼리>를 끝으로 더 이상 시도하지 못했다는데 아쉽네요.

엘데의짐승
아 그렇게 되었군요... 사 둔 책은 마저 읽어봐야겠습니다. 근작은 와일드 시드였었습니다. SF와 환타지, 그리고 아프리카의 안타까운 역사를 절묘하게 엮어 멋진 한편의 소설로 엮은 작품이었습니다. 쇼리 다음에 읽었는데 옥타비아 여사님의 상상력은 정말 어디로 튈 지 전혀 예상할 수 없지만, 그 한 가운데는 아프리카와 여성 이라는 주제는 항상 굳건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 우화 두 권은 또 어떨지 기대됩니다.

은화
@borori 님 안녕하세요!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종말문학을 좋아하신다면 기대해도 좋으실 것 같네요 ㅎㅎ

눈꽃열차
@은화 시리즈 다 구매했지만 저도 물에 잠긴 세계만 읽고 나머지 아직 못 읽었어요. 시녀이야기는 읽었는데 후속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증언들도 찜해두겠습니다. 옥타비아 버틀러도 아직 읽은게 없어서 조만간 시작해 보려구요. 좋은 책들 추천받아서 넘 좋아요~

은화
개인적으로 옥타비아 버틀러 작가의 소설은 과학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SF묘사나 설정이 굉장히 담백하고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느꼈어요.
이전 모임의 <키리냐가>가 가끔 나오는 컴퓨터나 위원회, 우주선의 언급이 없으면
그냥 일반적인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읽는 느낌과 비슷하달까요.

은화
다들 책 준비는 잘 하셨나요? 사전에 안내드린 대로 이번 책은 분량이 길지 않아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일정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은화
“ 사람들은 여전히 일터에 나갔다. 예전만큼 생산량이 많지는 않았고 불필요한 물건은 전혀 만들지 않았지만, 공장도 계속 돌아갔다. 연료가 석탄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었다. 데이비드는 어두워진 도시, 녹슬어 가는 트럭 부대, 옥수수와 밀이 썩어가는 벌판을 떠올렸다. ”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p.34,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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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더 복잡한 생물은 성적으로 자연 번식하지 않으면 멸종하게 되죠. 멸종을 피할 길은 내재되어 있어요. 무언가가 기억하여 스스로를 치료하는 거죠."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p.39,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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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데의짐승
요 문장 저도 꼽았는데요 1부를 다 읽을 즈음에 아래 W-1의 말로 의견충돌이 일어나네요.. 저는 아래 문장 '유성생식이 유일한 답은 아닙니다'가 이 책을 가로지르는 가장 큰 핵심 주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전개가 빠르고 시간흐름도 빨라 집중이 필요하네요.. 한 번에 다 읽고 싶지만 조금 곱씹어 보면서 천천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어디로 튈지 몰라 조금은 조마조마 한게 이게 이 책의 재미인가 싶기도 합니다.

엘데의짐승
“ 유성생식이 유일한 답은 아닙니다. 고등생물이 과거에 그렇게 진화해 왔다고 해서 생식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한 종이 멸종할 때마다 그 자리를 채울 더 고등한 생물이 등장해 왔지요. p91 ”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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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ori
클론들이 새로운 종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좀 새로웠습니다. 자신들을 지키려고 무리지어 다는 것도 놀라웠구요.
유성생식이 큰 핵심 주제라는 걸 중반을 지나가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습니다. ㅎㅎ 2부를 넘어가며 재미가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은화
“ 다음 몇 개월 동안은 남자든 여자든 신생아실에 필요한 일손이 부족할 때가 없었고, 예전에는 거의 하는 사람이 없던 사소한 일거리도 너나없이 도왔다. 다들 자기가 의사나 생물학자가 된 줄 안다고 월트가 투덜거렸다. (중략) 어느 날 밤, 나란히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월트가 말했다. "이제 이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던 내 말 이해하지?"
데이비드는 이해했다. 조그맣고 발그레한 셀리아를 내려다볼 때마다, 그는 삼촌의 말을 더 완전히 이해했다. ”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p.70~71,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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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실수였어.' 데이비드는 월트의 사무실 창 너머로 사내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살아있는 기억들, 아이들은 바로 그것이었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p 72,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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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전 방금 12장까지 읽었습니다. 종의 유지에 있어 개체로서의 독립성과 집단으로서의 균질성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데이비드와 월트가 만들어 낸 복제인간들은 의식/감각공유의 능력이 있는 것 같네요. 덕분에 그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굳이 대화를 하지 않아도 정보와 사건을 모두 공유하나 봐요.
책을 읽으면서 전 계속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여기에서 공룡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과거의 생명체와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 유전자를 100% 복원할 수 없어 개구리의 유전자를 결합하죠. 공룡이 아니라 공룡처럼 보이는 키메라들입니다. 이런 설정을 더 부각하기 위해 <쥬라기 월드> 시리즈로 넘어가면서 외형조차 공룡이 아닌 인공생명체들이 등장하고요.
1부 끝자락에서 월트는 복제인간들이 클론 기술을 통한 무성생식 연구로 발을 돌리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며 '편한 방식으로 일하려고 한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애초에 월트와 데이비드가 인간복제를 결심한 순간부터 이미 결말은 예정되어 있지 않았을까요.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초기에 '공룡을 닮은 무언가'들이 작품을 거듭할수록 인간의 욕심이 개입되면서 '공룡이 아닌 무언가'로 점점 인공괴물로 바뀌어 가는 서사입니다. 이미 한 번 어떤 식으로든 생명 복제의 길이 열리는 순간,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의 개념은 본래와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공통점이 느껴졌습니다.

쥬라기 공원코스타리카 서해안의 한 섬에 세워진 테마 파크 쥬라기 공원. 최신 복제 기술로 살아난 공룡들이 활보하는 이곳에 공룡학자를 비롯한 각계의 전문가가 일반 공개에 앞서 정밀 안전 진단을 위한 투어에 나선다. 그러나 최첨단 컴퓨터 시스템으로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공룡들이 예기치 않은 사고로 폭주하게 되고,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태풍까지 몰려오면서 일행들의 투어는 순식간에 생존을 위한 사투의 현장으로 뒤바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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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1부를 다시 한 번 더 쭉 읽었습니다. 이야기를 되돌아와서 다시 읽어보니 다르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네요. 작중 인간 세계가 언제부터 기후와 환경 재앙이 닥쳤는지 알지 못하다 휩쓸렸듯, 복제기술의 진행에 따라 기존 인류의 역할이 어느 순간부터 역전되는 순환의 구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래의 생각들이 떠올랐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데이비드에게 제일 중요한 건 항상 셀리아였습니다. 1부는 인간복제를 향한 여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데이비드와 셀리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일대기이기도 합니다. 둘 사이의 관계와 사랑이 작품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나요?
2) 클론들은 데이비드를 아끼고 정을 가졌기에 차마 죽이지 못하고 추방합니다. 여러분은 클론들이 데이비드를 존경하고 사랑했다고 생각하시나요?
3) 클론과 인간 사이의 근원적인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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