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모임을 시작하기 전 잠깐씩 다양한 책 겉표지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4번째 이미지의 풍경이 기억에 제일 남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풍경이 머리에 떠올랐어요. 노을이 지는 골짜기는 평화롭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핏빛처름 붉은 하늘이 언뜻 불길해 보이기도 합니다. 숲도 마찬가지로 멀리까지 초록빛이 뻗어나가 자연의 기운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클론들이 무서워 한 검고 짙은 숲의 모습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저 표지의 마을은 과연 아직 데이비드와 인간들이 살아있을 때일지, 클론들만이 남아있는 미래인지 궁금하네요.
2번째와 5번째의 표지도 좋았습니다. 이미 폐허가 된 미국 도시를 탐험하는 아이들을 그린 5번째 표지는 높고 청명한 하늘과 부서진 도시가 대비됩니다. 인간 멸망의 흔적이 그저 하나의 자연 풍경처럼 보여 비극적인 분위기보다는 클론들이 탐험해야 할 하나의 목적지라는 느낌이 담겨있네요.
2번째 이미지는 무어라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거울에 비춘 듯 서로 정반대에 서 있는 자연과 마을이 마치 공동체에 인간이 살던 시절과 클론이 지배하는 시대를 대비시키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