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나는 여기서 모든 것을 감독하는 자요, 무엇도 창조하지 않고 그저 모든 소리 앞에 존재하는 자요, 신의 진리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는 자" (p17)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아니라)듣는 사람이네요. 우리 역시 플로우에 몸을 맡기고 듣다 보면 음악이, 노래가 끝난 뒤 무엇이 남을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이젠 볼일이 하나도 없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생의 말년에 떠나기로 마음먹었으니 그가 돌아가려는 곳은 자신이 떠나온 곳이요,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요, 모든 것이 늘 아름다워 보이던 곳이지만 그 시절 이후로 모든 것이 지독하게 달라진, 하지만 지독하게 잘못된 쪽으로 달라진 곳이었다.(132p) 그리움, 회긔의 본능. 어쩌면 불안과 그리움은 어느 정도 양의 상관관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이를 변수로 둬야하나.. 어느 정도 나이가 많이 들면 불안해서 그리울거 같진 않지만, 우리는 심지어 우리가 경험한 과거도 아닌 한 지점을 영원히 그리워하니까요..
오늘 아침부터 달려서 '럼/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챕터까지 진도를 따라잡았습니다. 문체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가도 중간중간 힘든 순간들이 찾아오네요. 곱씹어가며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 보다는 일단 앞으로 나아가보자는 생각으로 읽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이 교수나 남작을 만난 후,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 등에서 후일담 형식으로 그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방식의 서술이 반복적으로 나왔던 게 기억에 납니다. 사건을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느낌이라 재밌네요.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작중 배경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로 그려지지만, 헝가리의 시골마을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책의 분위기 탓인지 저한텐 계속해서 현실과의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바이에른 뮌헨의 단테가 나와서... 소설의 시점도 확실해지는 한편(단테가 뮌헨에서 뛰던 2012~2015, 이 책이 2016년에 나왔으니 집필할 당시 시점이네요!) 이야기가 현실과 확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다시 마을로 돌아갈 앞으로의 이야기는 또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저도 이 소설이 내뿜는 묘하게 뒤틀린... 시간 감각이 '단테'의 어긋남에서 극대화되어 나타난 것 같아 재미있었어요. 남작과 비서(?)가 '단테'를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지금껏 소설이 혼란스럽게 왔다갔다 했던 과거-현재 배경이 한데 겹쳐 펼쳐지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럼/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부분에서 가장 웃겼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럼' 챕터를 다 읽었습니다. 남작의 귀향길을 묘사한 챕터네요. '트르르르'에서 남작의 귀향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묘사되어있었는데 알고보니 남작은 도박벽이 있어 돈을 탕진한 상태였어요. 식사 후 값을 지불할 때는 물가를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 돈을 탕진한거에 대한 조바심과 같은 감정도 과연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솔노크의 단테라는 사람이 비서를 자청하는데 남작에 대한 존경이 아니라 오로지 돈을 노리고 그러는 것 같아보여요. 남작과 동행을 하게 될지, 남작이 돈이 없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솔노크의 단테가 궁금한 것 처럼 저도 남작이 나이가 든 후에 왜 귀향을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와 남작의 지난 서사가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세계적인 이끼 전문가가 금수탑 꼭대기에 은둔한 이유, 그리고 뱅크하임 남작이 아메리카에서 돌아오는 이유, 그 두 사람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이보이커 여사의 마음 따뜻한 린처토르테의 향기도 느껴봅니다.
문장이 의식의 흐름처럼 흘러간다는 사실과 주저리주저리 장광설을 늘어 놓는 듯한 어투가 읽을수록 돈키호테를 떠올리게 하네요. 위에 언급된 것처럼 저도 읽을수록 시대배경이 과거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혼란 속에서도 백작과 '단테'의 등장, 가문에 의해 포장된 백작의 귀향에 대한 소식이 앞으로 어떤 오해와 웃지못할 사건들로 이어질지 궁금해져서 책을 쭉쭉 읽어나가게 됩니다.
저도 돈키호테 생각이 많이 났어요 헝가리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어서 쇠락, 소멸해가는 제국의 느낌이 계속 나네요
전 이 부분 다시 읽으면서 소설 속 인물들 간의 갈등 구조가 눈에 띄네요 이렇게 단순화시키면 안될지도 모르지만 유독 <기득권층이거나 나이 많은 어른들 - 지위가 낮거나 나이 어린 청년들>이라는 갈등 구조가 자주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교수와 딸, 남작과 단테처럼요. 남작과 단테도 남작이 돈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폭발할 것을 생각하니 일종의 잠재적 갈등 상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사실 뒤에도 더 등장하지만 스포니까 비밀!) 작가가 클라이막스를 위해 세대갈등이라는 기폭제를 곳곳에 심어두는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럼 _ 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정말 대단한 사람이 귀향한다고 한껏 부풀어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벵크하임 남작은 노름빚으로 파산한 초라한 노인입니다. 기차에서 남작의 비서를 자처하는 단테 역시 남작에게 바라는 게 있기 때문임은 뻔해 보입니다. 「럼」에서는 21세기에 들어선 헝가리의 사회 문제도 사이사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부다페스트의 난민 문제라든가 가짜 뉴스 같은 현대 사회에서 이슈화 되고 있는 부분들인데요, 작가는 이 부분들을 마치 있을 법한 일이라는듯이 예사롭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월요일 잘 보내셨나요? 저는 4시간 전까지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만연체처럼 끝날듯 끝나지 않는 이삿짐 정리를 겨우 마무리하고(마침표는 아니고 말줄임표 정도로요...) 겨우 밀린 분량을 따라 읽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기만 했는데도 어쩐지 숨이 차는 기분인데요. 일단 읽으면서 떠오른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봤어요. 이틀 만에 책을 다시 읽으며 처음으로 한 생각은 어라, 엄청 잘 읽히네? 어쩌면 '경고'는 일종의 예방주사 같은 게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일부러 약간 질리게 만들고 겁도 조금 줘서 이어지는 본문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려는 작가의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이사하는 동안 책은 한 글자도 읽지 않았지만, 끝나지 않은 만연체와도 같은 시간을 살았기에 저도 모르게 익숙해진 것일 수도... 그러면서 현대 스릴러 소설을 서사시로 개작한 느낌, 혹은 최신 K-Pop을 판소리 '수궁가' 스타일로 리믹스한 느낌도 받았는데, 그런 생각으로 읽다가 '트르르르……/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의 후반부, 그러니까 교수가 킹콩과 작은별 들에게 죽도록 얻어 맞은 농부를 찾아가 그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문체와 내용이 너무 절묘하게 잘 어울려서 깜짝 놀라기도 했네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익숙한 노래를 전혀 다른 장르와 스타일로 편곡한 것을 듣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 '이게 이렇게 어울릴 일이야?' 하는 순간 같은 거요. 특히 농부의 경고를 받고 “고개를 끄덕인 뒤 밖으로 나가 은닉처로 돌아가서는 알라딘을 열고 처음으로 눈에 띈 무기를 꺼내어 (무기 더미에서 맨 처음 손에 잡힌) 탄약 주머니를 걸치고 코트 밑에 쑤셔넣지도 않은 채 그냥 손에 들고서 멜빵을 덜렁거리며 농장을 떠나 가시덤불땅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97-98)는 장면은 마치 리암 니슨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는듯... (118쪽에서 홀로 교수를 치러 온 작은별을 교수가 물리치는 장면에서도요.) 98쪽에 등장하는 딸이 만든 단체 '무언가 해야 한다' 줄여서 '무해한'을 보면서 참 기가막힌 번역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원문이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누구의 시점인지 나중에 밝히는 지연하는 서술 방식이 인상적이라는 말이 나왔었는데, 비단 시점 뿐만 아니라 누구에 대한 이야기인지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무엇 때문에 벌어진 상황인지 등장인물의 이름은 무엇이고 지역적 배경은 어디이고 시대적 배경은 언제인지, 심지어 제목에 나온 남작은 대체 어떤 존재인지를 짧게는 몇 문장 뒤에 길게는 수백쪽 뒤에 이야기하는 소설의 서술 구조가 일종의 도치법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이 소설 전체를 거대한 도치법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요. '럼/ 창백한, 너무도 창백한'에서는 드디어 남작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데요, 흔히 소설에서 기대하는(이 소설에 흔한 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 것 같긴 하지만) 것과 달리 주변 인물들을 통해 남작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까운 사람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특히 174쪽부터 여섯 페이지 동안 등장하는 사진가와 아이의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그 자체만으로도 단편 소설 하나를 쓰고도 남을 듯한 캐릭터와 설정인데, 이걸 여기서 이렇게 끼워 넣는다고? 몇 페이지 뒤에 등장하는, 전투적으로 만원 열차를 밀고 들어와 자리를 쟁취하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는데 아무래도 저는 소설에서 서사의 큰 줄기와 상관없이 등장하는 이런 식의 여담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네요. 187쪽부터 197쪽까지 등장하는, 객차에서 남작을 만났던 사람들의 서술이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능수능란하게 시점을 전환하고 여담과 꼭 필요한 설명의 완급조절을 기막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그 현란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그러는 동안에도 마침표가 몇 개인지 계속 세어보고 있었는데요, 189쪽에는 기차를 타고 가며 철로를 세는 남작을 보자("남작은 계속해서 창밖을 둘러보며 철로 개수를 세기 시작했지만 스물에서 멈춘 것은") 앞에서 교수가 총탄을 세던 모습이 겹치면서("탄피를 장바구니에 던져넣을 때마다 하나씩 정확하게 개수를 헤아렸으니 그 자신의 계산에 따르면 자신이 사용한 도합 225개 중에서 207개를 헤아렸을 때"(64쪽)) 약간 뜨끔한 동시에 '트르르르……/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에 마침표 29개, '럼/ 창백한, 너무도 창백한'에 마침표가 28개 있었으니 어쩌면 이 책 전체에는 225개의 마침표가 있는 게 아닐까? 그중 207번째 마침표가 찍힌 문장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편집증적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봄이 온 줄 알았는데 갑자기 눈이 오네요. 매서운 꽃샘추위가 두렵지 않은 것은 우리에겐 아직 흥미진진한 500여 페이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겠죠, 라고 하면 조금 억지이겠으나 그래도 정말 책을 읽는 지난 몇 시간 동안은 추위도 잊고 푹 빠져서 읽었어요. 오늘 내일 이틀 동안은 '펌/ 그가 내게 편지를 썼다'를 읽을 차례인데요, 과연 누가 누구에게 편지를 썼다는 건지 짐작도 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기대를 하게 됩니다. 눈길 조심하시고요, 오늘도 많은 감상과 밑줄과 질문과 기타 등등 기다릴게요!
독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에 한 챕터 안에서 시점이 수시로 바뀌게 하면 안된다고 배웠는데 이 책은 참...기존의 문법을 뒤집어 엎는군요.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하면서 읽었고 이해도 어려웠는데 읽다보니 또 이해도 그럭저럭 되고 읽히는게 참...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요. 시점이 동일한 챕터 내에서 마구 바뀌니 혼란스러우면서도 나름 재미가 있네요.
저도 이번 챕터를 마치고 나서, 사진가와 아이 이야기 부분이 영상을 본 것처럼 내내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지나가는 게 조금 아쉽기까지 하면서요. 소설의 주인공이 분명 존재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들을 차마 흘려보낼 수 없어 더 분주한 기분이에요. 긴 문장들과 넘쳐나는 쉼표에 비해 손에 꼽히는 마침표 때문에 숨이 차지만,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실 더 많은 사람들의 세상이기도 해서 상상이상으로 바쁘고 정신없게 느껴지는 걸까 하던 순간이 떠올랐어요.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분주함과 그렇게 닿아있는게 아닐까 해요. 어느새 조금은 적응이 되어 그러련히 하기도 하는 것까지요. 네, 적응이 되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덕분인 것 같아요.
방금 트르르르를 다 읽었는데 다른 장면보다 처참하게 얻어 맞아서 망가진 농부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계속 나오는 피를 닦아주며 이야기를 듣는 교수의 모습이 가장 인상 적이네요 아무래도 그나마 보이듯 묘사를 잘 한 부분인듯 싶어서 그런듯 합니다. 딸의 행보는 무슨 베짱이지 싶네요... 정말 야생같은 곳에서 험하게 자란듯 싶습니다 그리고 결국 교수가 제대로 일을 치네요... 남작님은 다음 챕터부터 만날듯 싶은데 어떤 분일지 궁금합니다
난 낭만적인 사람이란다, 부인하지는 않겠어, 머리커가 관광 안내소 신입 직원에게 말하길 난 촛불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대저택 정원에서의 긴 산책, 세련된 감정, 그런 온갖 것이 좋아, 부인하지는 않겠어, 하지만 그가 날 마리에타라고 부른 건 놀라웠단다, 난 한 번도 마리에타였던 적이 없거든, 누구에게도 그렇게 불린 기억이 없어, 그가 날 그렇게 부를 이유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 그가 날 마리에타라고 부를 수 있다 하더라도 어쨌든 그가 날 이렇게 불렀다는 사실이 너무나 뜻밖이어서 처음에는 편지가 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10,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오늘 분량은 좀 수월하게 잘 읽히네요 ㅎㅎ 다른 분들도 그러신가요? 함께 읽다보니 이 두꺼운 책이 조금씩 편해집니다^^
소전문화재단에서 '이 계절의 소설'로 받아서 올려주신 일정에 맞추어서 읽고 있어요. 이렇게 같이 읽어가는 건 처음이라 설레고 기대되는데,,, 만만치 않은 책이라서 같이 읽어나간다는게 또 얼마나 다행인지...ㅎㅎ 열심히 눈팅하면서 읽고 있어요.
소전문화재단에서 '이 계절의 소설'로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두꺼운 책을 어떻게 읽나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그믐에서 이렇게 다같이 분량을 정해서 읽고 서로 소감을 나누니 좋네요! 서둘러서 오늘의 분량을 읽어야겠어요~
기차는 자신이 움직일 수 있음을 아주 느리게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그가 여행 가방을 놓고 작은 테이블에서도 손을 뗀 것은 그들을 보고 싶다면 계속 몸을 돌려야 했기 때문으로, 그는 정말로 그들을 보고 싶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저 어린아이와 여인을 보고 싶었으나 테이블에서 손을 떼도 허사였고 몸을 돌려도 허사였던 것은 그들이 시야에서 금세 사라졌기 때문이며 어차피 그가 볼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던 것은 그의 눈이 눈물로 가득했기 때문이나 기차가 시커먼 배차실 앞을 지날 때 그는 눈에서 눈물을 닦고 아까만큼 힘주어 쥐어 짜지는 않았어도 다시 한번 여행 가방과 작은 테이블을 움켜쥔 채 창밖을 내다보지 않은 것은 실내를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그는 더럽고 번들거리는 바닥을, 바닥에 붙박여 있으려는 악어가죽 구두를 바라보고 있었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179-180,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이 도시가 어떻게 됐는지 말씀 좀 해보세요, 어디나 지긋지긋한 쓰레기 더미, 가로등마다 전구를 도둑맞아서 거리는 온통 깜깜해요, 어딜 가나 비닐봉지 수만 장이 끊임없이 바람에 날아다니죠, 저 알바니아 부랑자들, 마피아 밑에서 일하는 거지 아이들, 다들 알지만 아무도 입도 벙긋 안 해요, 시장이 있고 경찰서장도 있지만 그 둘은, 그녀가 입꼬리를 뒤틀며, 그들이 분주한 건 남작을 위해 이거 하랴 저거 하랴, 뭐든 남작을 위해서예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머리커 이모, 더는 무엇도 바라지 않았요, 남작이 여기 올 수 있다고 해도, 심지어 왕이 올 수 있다고 해도 여긴 아무것도 없을 거예요, 그럴 것만 같아요, (후략)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7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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