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이 글을 읽고 디스크가 나았습니다.
축하해도 된다면 그러고 싶습니다.
배송지연을 문학으로 승화시키셨군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앗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제대로 이해하신 분이 계시네요
드디어 남작이 처음으로 언급된 부분을 읽었네요. "남작"이란 단어를 보는데 왜 이렇게 반갑던지!
앗 드디어! 축하드립니다! 뭔가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느낌도 드네요... 끝까지 '노쇼'한 고도에 비하면 남작은 양반이라고 할까요. 귀족이 맞겠지만요... (죄송합니다) 저도 얼른 읽어야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주말 동안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잘 읽으셨나요? 토요일에 이사를 하고 이제야 정리가 됐네요... 반쯤... 덕분에 주말 동안 책을 한 글자도 못 읽었는데요. 여러분들이 올려주신 감상을 보니, 저도 어서 빨리 읽고 싶어지네요. @브엠버 님께서 막연히 작품 배경을 1800년대로 상상하다가 스마트폰이 등장해서 놀랐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는 막연히 1990년대로 상상하고 있었어요. 만연체의 문장이 약간 타령조(?)의 느낌을 주긴 하지만, 배경도 그렇고 사용하는 기교도 그렇고 무척 현대적인 작품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땐싱머신 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문장을 읽어나가야 누구 시점인지 알게 되는 부분'만 봐도요.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크툴루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었다>라는 웹소설 또한 같은 기교를 굉장히 잘 활용하는 작품이에요. 최소한 100화는 읽어야 진가를 알 수 있긴 하지만...) @호디에 님의 요약 덕분에 다시 한 번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네요. @최가은 평론가님의 말씀 또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수가 이끼 전문가라는 사실을 댓글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무척 흥미롭네요. 그리고 @조용한목조건물 님의 만연체 댓글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이런 게 함께 읽기의 재미인 것 같아요.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럼/ 창백한, 너무도 창백한'을 마저 읽는 날입니다. 꽃샘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과 함께 즐거운 월요일 되시길 바랄게요. 저도 얼른 따라 읽겠습니다! (그믐 시스템이 바뀌었는지, 뒤늦게 화제로 지정하니까 글이 타임라인에서 벗어나서 최근에 올린 것처럼 정렬 순서가 바뀌네요... 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책 읽으며 호흡 곤란을 일으키기는 간만입니다. 말이 만연체이지, 마침표가 찍혀 있을 자리에 쉼표가 있을 뿐인데도 숨이 가빠지네요. 부호 하나의 차이가 이렇게 큰지, 여태 노안이 빨리 찾아올 정도로 다독을 하면서도 몰랐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유의미한 한 권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쉼표보다는 마침표를 선호하는 인간이었네요.
"너는 두려움이 이 생물계와 무생물계의 모든 구성원을 봐, 그러면 너는 두려움이 이 생물계와 무생물계에서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요소임을 알게 될 것이니 두려움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것은 그 밖의 무엇도 그토록 무시무시한 힘을 속에 지니지 않았기 때문으로, 두려움을 제외하면 그 무엇도 생물계와 무생물계의 어느 것 하나 그토록 거대한 정도로 정의하지 못하기에 모든 것은 두려움으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데, 이것을 추적해도 저것을 추적해도 두려움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므로 더는 이 문제로 전전긍긍하지 않겠지만 이 엉큼한 변명에 대해서는 충분히 얘기할 테니 지금은 두려움에 주목하기로 하고, 그러면 우리는 두려움이 존재의 본질이 되는 지점에 도달하나 나는 지나치게 앞서간 게 아닌가 싶으ㄴ데, 존재에 대해서는 그 밖의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존재가 두려움에 이끌린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네게 말한 것은..."
이 정도의 만연체는 극히 드문 시도이긴 하지만, 참신한 발상은 아니지요. 사유의 전개도 방대하기는 하나 '오호라!'를 이끌어낼 만한 무언가는 없다는 게 제 감상입니다. 번역가 선생님의 노고 덕에 가독성은 양호하지만, 좀처럼 진도를 빼기 힘든 건 작가와 저의 궁합의 문제, 전적으로 제 취향의 문제네요. 판에 박힌 <돌아온 탕아>적 설정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서사 전개가 한정되어 있고, 책과 읽어보신 분들의 감상을 쫘악 스캔해 본 바, 저의 한정된 시간을, 호흡 곤란의 고통을 감내하며 이 책에 쏟아야 할 당위성을 못 느끼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단으로서의 의무감에 읽고는 있습니다만, 정말 싫은 사람과 데이트를 강요당하는 기분이네요. 기호에 따라서는 그냥 '벽돌'일 수도 있는 책 같습니다.
정말 싫은 사람과 데이트를 강요당하는 기분! 저도 지금 살짝 그런 느낌 오려고 하네요 ㅎㅎ
너무나도 공감합니다. '데이트를 강요당하는 기분'이라니 진짜 최고의 표현..! 책이 주는 메시지가 나쁘진 않았지만 제게 맞지 않는 문장을 뇌에 힘주고 읽을 정도의 것이었냐면 또 그렇지는 않았기에...
정말 공감... 덕분에 다른 독서단 책이 너무 재밌어요.
너무 공감하는 댓글입니다. 정말 싫은 사람과의 데이트,,,
드디어 초코하임님이(ㅋㅋ) 귀향을 하셨네요..휴..다음 파트는 또 어떤 내용의 만연체가 기다리고 있을 지..긴장하며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교수가 중심으로 나온 부분과 남작이 중심인 부분이 확연하게 분위기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이야기 자체는 @Mojito 님 말씀처럼 <돌아온 탕아>의 익숙한 이야기로 보여 엄청난 만연체를 걷어내고 나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읽을 수록 리듬을 타게 되어 점점 익숙해고 있긴 하지만 작가가 왜 이런 문체를 선택했을까 알고 싶고, 책의 후반부에 남작과 교수가 어떻게 교차할지도 기대되네요. 저는 주말에 영화 <사탄탱고>를 보려고 합니다.
다들 기다리신 것처럼 책 제목의 남작은 소설이 한참 진행된 뒤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독 남작이 중심화자인 챕터가 저는 잘 읽히더라구요. 그래서 남작 너는 정체가 뭔데 다들 이렇게 귀향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거야? 라는 마음으로 기나긴 문장의 숲을 헤치고 나아가게 만드는 벵크하임 남작 너는 누구인가...수많은 독자들조차 기다리게 만드는 남작의 귀향, 남작이라는 표현도 묘하게 옛스러우면서 이 소설의 배경을 착각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남작에 꽂혀서 어렴풋이 19세기 정도로 예상하며 읽다가 스마트폰이 튀어나오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나는 여기서 모든 것을 감독하는 자요, 무엇도 창조하지 않고 그저 모든 소리 앞에 존재하는 자요, 신의 진리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는 자" (p17)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아니라)듣는 사람이네요. 우리 역시 플로우에 몸을 맡기고 듣다 보면 음악이, 노래가 끝난 뒤 무엇이 남을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이젠 볼일이 하나도 없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생의 말년에 떠나기로 마음먹었으니 그가 돌아가려는 곳은 자신이 떠나온 곳이요,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요, 모든 것이 늘 아름다워 보이던 곳이지만 그 시절 이후로 모든 것이 지독하게 달라진, 하지만 지독하게 잘못된 쪽으로 달라진 곳이었다.(132p) 그리움, 회긔의 본능. 어쩌면 불안과 그리움은 어느 정도 양의 상관관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이를 변수로 둬야하나.. 어느 정도 나이가 많이 들면 불안해서 그리울거 같진 않지만, 우리는 심지어 우리가 경험한 과거도 아닌 한 지점을 영원히 그리워하니까요..
오늘 아침부터 달려서 '럼/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챕터까지 진도를 따라잡았습니다. 문체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가도 중간중간 힘든 순간들이 찾아오네요. 곱씹어가며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 보다는 일단 앞으로 나아가보자는 생각으로 읽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이 교수나 남작을 만난 후,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 등에서 후일담 형식으로 그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방식의 서술이 반복적으로 나왔던 게 기억에 납니다. 사건을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느낌이라 재밌네요.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작중 배경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로 그려지지만, 헝가리의 시골마을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책의 분위기 탓인지 저한텐 계속해서 현실과의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바이에른 뮌헨의 단테가 나와서... 소설의 시점도 확실해지는 한편(단테가 뮌헨에서 뛰던 2012~2015, 이 책이 2016년에 나왔으니 집필할 당시 시점이네요!) 이야기가 현실과 확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다시 마을로 돌아갈 앞으로의 이야기는 또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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