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진부하다 싶은 클리셰라 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어쩌면 그것도 작가가 추구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작가가 완벽하게 통제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등장인물들의 생명력있는 이야기로 클리셰의 진부함을 덮는다.그렇게 받아들여지네요..
결국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진부한 클리셰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들 각각이 그것을 살아내며 생생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저는 받아들였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때로 힘에 부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돌아보면 후회가 남지 않는 독서였던 것 같아요. 사실 힘든 것도 책 때문만이라기보다는 책 읽어야 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이 책을 다시 생각해보며 새삼 깨달은 건데, 저 같은 경우에는 한 권의 소설이 어떤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경우가 드물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책을 다시 떠올렸을 때... '이 장면이 이 소설의 가장 좋은 장면이었지'라고 할 만한 인상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경우가요. 그런데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을 다시 떠올려보면 이런저런 이미지들이 많이 떠오르고, 책의 분량이 길기 때문에(그리고 한정된 시간에 읽어야 했으니) 사실 문장을 다른 책들보다 '꼼꼼히' 읽지는 못했는데도, 거의 스쳐지나가듯 읽은 문장이 굉장히 많았는데도 그런 인상을 받아서 신기해요. 괜히 영화화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 제게 떠오르는 이 소설 최고의 이미지는, 마을로 돌아온 남작이 유럽의 중국식 당구장('카지노')에 앉아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는 장면, 그리고 아주 힘없는 착란 속에서 걷고 걷던 기찻길이네요. 그리고 정말이지 이 모임, 여러분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읽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방금 스포티파이에서 제가 팔로우 하는 아티스트의 신곡이 올라왔다고 해서 보니 영국 밴드 리버틴스의 피터 도허티가 '남작이 죽은 날(the day baron died)'이라는 신곡을 발표했네요. 하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마지막 날인 오늘...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말이 들리는 것 같아요. "나는 이것을 우연의 탓으로 돌립니다. 왜냐하면 나는 모든 것을 우연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입니다. 부패한 우연의 탓으로." (노래는 유튜브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https://youtu.be/KW3bLVotG7E?si=0hThM_EDthVcD1dM )
아니 이런 우연이...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만연체를 선호하지 않아 혼자라면 절대 끝까지 읽지 못했을 것 같은데 함께 읽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경고를 펼치고 챕터의 시작과 끝이 문장의 시작과 끝이라는 걸 알고 만연체 쉽지 않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하여 그믐을 훑어보는데 강보원 평론가님이 저자가 과도한 만연체를 썼다는 건 독자가 꼼꼼히 읽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는 걸 보고는 꼼꼼히 읽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흐르는대로 따라갔습니다. 뭔가 판소리를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고, 읽어가면서 머릿속에 남는 게 없다고 느낄 때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 에서 총을 쏘는 장면을 인상 깊게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직접 겪은 누군가가 바로 옆에서 제게 썰을 풀어주는 듯한 느낌은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이게 만연체의 매력인가?라는 생각으로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는 다시 글자를 읽어가는 거에 그쳤습니다…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라슬로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고 읽다가 물음표가 가득해질 땐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보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정말 초반 강보원 평론가의 말이 모두에게 큰 빛이 되어준 것 같네요. 만연체의 홍수 속에서도 말씀해주신 장면을 비롯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몇몇 장면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이번 모임은 특별히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엄청 숨가쁘게 달려온 느낌도 드네요. 대화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것 같은데... 그래서 특별히 기억에 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저 또한 혼자 읽었다면 놓치고 가는 부분이 정말 많았겠죠. 열정적으로 감상을 나눠주신 분들 덕분에 소설의 장면 장면들을 새롭게 이해해볼 수 있었어요. 함께 읽는 즐거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한 번 더 읽게 될 것 같아요. 혹은 라슬로의 다른 소설들을요. 그때 여기서 나누었던 대화들을 다시 보면서 책을 읽는다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봄비가 내렸네요. 모두 따뜻하고 건강한 봄날 보내시길 바라면서... 다음 계절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 역시 여러분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이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인터뷰를 보면서, 왠지 이 부분은 꼭 마지막 인사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 있는데요. 앞서도 인용한 바 있던 헝가리 문학 온라인(hlo)의 인터뷰의 한 부분을 옮깁니다. 다시 한 번, 함께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 인터뷰어: 1992년, 당신의 고향을 방문했을 때, 당신은 귈라 TV에 인터뷰를 했고, 리포터는 당신의 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내가 알기만 한다면"이라고 당신은 한숨을 쉬며 대답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이 질문에 대해 어떤 진전을 이루셨나요? 크러스너호르커이: 네, 저는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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