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저도 이거 편집자가 어떻게 컨펌했을까 너무 궁금했어요
부커상 수상은 2015년이고 이 책은 2016년에 출간되었으니 다른 작품을 통해 부커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소설이 부커상 수상 작품은 아닌 거죠. 부커상 수상 작가인 것을 어필하려고 쓴 것 같아요 ㅎ 저도 벽돌 책 중에서도 맞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더라고요. 너무 안맞는 책을 무리해서 읽는 것이 오히려 독서 열정을 식게 하는 것 같아 저는 정 안 맞는다 싶은 책은 과감하게 패스합니다 ㅋ
그만한 장편으로 쓰여진 이유가 있을거라 느끼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연체의 나열을 읽으면서도 어떻게 이어지려나 싶어서 읽게 되는 책이었네요..
공감합니다.
<펌 - 무한한 어려움> 여태까지도 약간의 흐린 눈을 겸비하여 읽었지만.. 이 파트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흐린 눈이었습니다......하얀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씨로다......
제가 써놓고 까먹은 댓글인 줄 알았네요🤣🤣
펌 - 무한한 어려움 파트 읽으면서 그냥 이 책은 남작의 심리 상태가 '반영'된 텍스트가 아닌 남자의 심리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치 남작 뇌의 어떤 신경에 올라타 뇌의 순환을 계속 따라다니고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남작 스스로도 정리하지 못한 생각들을 전시해두고 작가가 만들어 놓은 관람 열차를 타고 따라가고 있는 그럼 느낌도 났어요.
이제 무한한 어려움을 읽을 차례인데 남작의 심리 그 자체라니.. 벌써부터 걱정인데 동시에 기대도 되고 묘하네요! 이 책 번역가분이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라리라/패배자(아레펜티다)'는 남작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보내버릴 줄은 몰랐거든요 ㅎ 남작의 재정상황을 알게된 등장인물들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들인데, 이제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 할지가 더욱 궁금해지네요. 읽는 내내 패배자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질문하며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찾아보니 '아레펜티다'는 스페인어로 "전(前) 생활을 후회하고 수도원에 들어간 여자/예전 생활을 청산하고 수녀원에 들어간 개심자"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패배자는 '머리커'가 되는 걸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이해가 안될수록 흐린 눈으로 읽게 되어서 독서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는데요.. 그래서인지 무한한 어려움 파트는 정말 순식간에 읽은 것 같아요.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가'를 궁금해 할 이유가 없는 소설이라고도 생각됩니다. 독자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남작을 허겁지겁 쫓아가면서 그와 그를 둘러싼 작은 세계를 관찰하는 것 뿐인듯해요. 어쩐지 책 가장 앞부분이었던 <경고>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저항해봐야 아무 소용도, 어떤 의미도 없'기에 (p.15) 그저 순종적으로 작가를 따라가야 하니까요. 그러니 '신의 진리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는' 것이 (p.17) 이 소설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라라라 - 패배자>를 마무리했는데요~ 전 챕터에서 마음을 고쳐 먹고 다시 살겠다고 돌아가는 남작이 기차에 치어 죽다니... 정말 육성으로 헐!! 이나왔네요 ㅡㅡ;;; 남작에 대해 엄청난 기대로 대환영을 하고 미디어로 많이도 그 난리를 기록했는데 그걸 지우려고 애쓰는 모습이 <1984>에서 역사 기록을 삭제 하는 일을 했던 주인공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데 말이죠... 남작이 암것도 없다는 게 확인되는데도 믿지 못하고 어떻게든 찾아내야겠다는 사람들 때문에 남작에게 이미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머리커가 생존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절로 되네요 그 와중에 노숙자들은 구호 의류들을 처음에 다 건질게 없네 하다가 누가 좋은 물건, 귀한 물건처럼 다루니 갑자기 서로 갖겠다고 뺐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불태워버리는 군중들의 광기 어린 장면은 현실에서 볼법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간의 본성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 챕터를 읽고 앞 챕터<흠므므 - 조심하라> 뒷부분을 다시 보니 사슴이 철로에서 숲으로 뛰어 달아난게 기차의 진동을 느끼고 움직였구나를 알겠네요!! 그리고 마지막 문장 돌아가지 말았어야 했다가 처음엔 크게 보였는데 그는 철로 위로 내려왔어야 했고 철로 사이를 걸어 반대쪽으로 돌아가지 말았어야 했다. 무엇보다 철로가 아주 중요한 단어였다는게 보이네요! 이미 여기서 작가가 기차 사고가 날거라는 걸 예시해주고 있다는게 뒷 부분 갔다와서 다시 보니 선명히 보여요 ㅎㅎㅎㅎ
오 그렇군요! @감동쟁이 님 댓글을 보고서 '사슴'의 역할이 그런 것이었구나 깨닫게 됩니다...!
<리 - 헝가리인들에게 고함>을 다 읽었는데 갑자기 재난 장르로 장르가 급변경된 느낌이네요 ;;;; 사람들이 사라지고 갑자기 막 죽어가는데 연관성이 분명히 있을것 같은데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이 챕터에서 깜놀한 건 꽤 많은 분량을 헝가리인들에 대한 비하와 비판과 모욕으로 가득하다는 것이에요!! 거기에 기독교인 헝가리인들은 최악 중에 최악이고 ^^;;;; 이유를 아예 유전적으로 집어서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저주받은 헝가리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듯 나오는데 작가가 조국에 대한 어떤 실망감과 절망, 좌절을 느꼈길래 이런 분노가 가득한지 궁금해지네요.
<롬 - 숨은 자들은 모두> 에서 초반엔 주민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와서 이러한 상황을 공직자들이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 소리를 들어야할 자들은 그곳에 없습니다. 이 챕터는 도라의 아버지의 죽음을 세세히 그리는데 도라가 이미 죽은지 모르고 휠체어에 문제가 생겨 벽에 휠체어가 막힌 채 꼼짝없이 딸만 기다리는 모습이 넘 애처로워 보였어요... 소리가 나길래 이제 오는 구나 했는데 밖에서 자물쇠로 잠그는 소리였다는게 그는 끝났구나 싶어서 안타까웠네요... 그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고 호령하던 경창서장은 화염에 쌓여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곳뿐만 아니라 거의 동시에 모든 곳이 이러한 화염으로 다 타버리고 저능아만 남아 도시가 타니 소방차를 불러 불을 꺼야한다는 노래를 부르고 마무리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지구멸망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부록처럼 기록된 <연주용 참고 자료 - 유실된 자료, 파손된 자료>로 작품이 마무리 되는데 마치 작품 전체가 한 곡의 연주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네요 유실된 자료는 이 도시 밖으로 나가서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 소재들이고 파손된 자료는 확실히 죽거나 파괴된 내용을 리스트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니 얼마나 많은 것들이 없어졌는지 느껴져서 더 마음이 헛헛했네요. 이 작품안에 작가가 자신의 나라에서 불의하고 부당하게 느꼈던 부분들을 이런식으로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 표현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철북처럼요. 개인적인 스토리로 시작해서 온 도시 멸망으로 마무리 되는데 글 자체는 카프카도 생각이 났어요. 글을 넘 생각 나는대로 나열하는데 나름 깨닫고 발견한 것들을 나열하는 듯 하거든요. 중간에 남작이 철로에서 사느냐 죽느냐로 고민하고 기차로 죽는 부분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생각났어요 그 작품 주인공 레빈도 자신의 삶의 이유들을 생각하며 죽어야하나 살아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하지요. 안나는 남작처럼 사고로 죽은건 아니나 기차에 뛰어들면서도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면서 죽으니까요. 계속 연결되는 듯이 쓰고 거의 큰 여백없이 꽉 차게 글을 작성한 건 나름 부분을 예술적인 생각하고 쓴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개인적인 에피소드에서 전 도시로 확장되는 진행도 둘의 직접적인 연결성은 없으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실제 세상이 그러하니까요. 앞으로 바빠질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오늘 다 마무리했는데요 분명 읽기 쉽지 않고 개인적인 사연이 잘 마무리가 되지 않은채 전체 멸망으로 끝난것이 깔끔하진 않지만 원래 사회가 이렇지 하며 나름 현실을 반영해서 마무리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인 표현들이나 긴 연결들은 내용적인것 뿐만 아니라 귀스타브 플로베르처럼 틀의 예술적인 부분도 고려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 유익하고 좋은 경험을 한듯 하여 좋네요 ^^
헉! 엄청난 속도로 달리셨군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문득 다른 일 때문에 영국의 문학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책들을 오랜만에 넘겨보다가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어요.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가장 빈번히 저지르는 실수는 시나 소설이 말하는 것만 찾으려 하고, 그것을 말하는 방식을 제쳐둔다는 것입니다. (...) 문학 작품은 보고서일 뿐 아니라 수사적인 글입니다. 그것은 특히 주의 깊은 독서를 요구하지요. 어조와 분위기, 속도, 장르, 구문, 문법, 문장 구성, 리듬, 서사 구조, 구두점, 다의성-실은 “형식”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한 특히 주의 깊은 독서를 요합니다. (...) 어떤 작품이 “문학적”이라고 말할 때 그 의미의 일부는, 이야기되는 내용이 이야기되눈 방식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작품을 뜻합니다. 내용이 그것을 전달하는 언어와 분리될 수 없는 글이지요. 언어는 현실이나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이지, 그것의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16-17쪽)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용이 ‘야경’이라면 형식은 그 야경을 바라보는 장소 그리고 그 장소까지 가는 방법이겠지요. 똑같은 야경을 본다고 해도 산 위에서, 건물 옥상에서, (같은 고도와 각도의) 헬기 위에서 보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일 겁니다. 하물며 산 위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느냐 차를 타고 올라가느냐 걸어서 올라가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겠지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에서 작가는 우리가 책을 읽으며 흔히 놓치는 그 ‘방식’에 억지로라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해 이렇게 긴 만연체 문장으로 소설을 쓴 건 아닐까요? 그렇다고 작가를 원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아무튼 우리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만연체의 길을 따라 텍스트의 산을 오르고 있고, 거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 마천루의 옥상에서 보는 풍경과는 분명 다를 테니까요. (근데 이렇게 쓰고 보니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마천루에 올라가고 싶기도 하네요...) (...라고 또다시 진도를 놓친 금요일 밤에 씁니다. 곧 따라잡고 내용 정리해서 올릴게요 모두 좋은 주말 즐거운 독서 하시길!)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당대 최고의 문학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특별한 문학 강의. 베스트셀러 <문학이론입문> 이후 30년 만에 출간된 새로운 문학 입문서로서,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 기본 전략들을 알기 쉽게 안내한다.
[리/헝가리인들에게 고함]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은 주로 교수의 말을 통해서 전달된다고 읽혔습니다. 특히 「무한한 어려움」과 「헝가리인들에게 고함」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안전하고 평온한 사회를 바란다는 것은 우리의 사회가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끔찍한 강력 범죄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사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참혹하기 이를 데 없고, 살해와 강간은 이제 예사롭기까지 합니다. 정부 인사들은 제 잇속 차리기에 바빠 국민의 안위 따위는 관심도 없고, 권력자들의 가짜 뉴스와 언론 조작은 일도 아니죠. 자연 재해든 인재든 피해가 발생하면 가능한한 숨기고 축소하는 데 급급하며, 종교의 수장은 신의 이름을 빌어 여론을 선동합니다. 이것이 작가가 바라본,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한 단면입니다. 그는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거냐고 묻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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