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난 늘 이런 식이었어. 그녀가 곧잘 이렌에게 말하길 마음 속에 정말로 무언가 있는 것 같아. 그러면 내 안의 작은 악마가 나를 걷게 해,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4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우선 300페이지까지 읽어낸 저를 비롯한 다른 참여자분들께도 박수를...👍 300페이지까지 읽으면서 (분명히 시간의 흐름이 있었다는 것을 알지만) '남작', '아이폰(교수에 이야기에서는 휴대폰 등장)' '편지' 등의 단어들이 곳곳에 등장할 때 이질감이 느껴지는데요. 아마 순서대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아서 그렇겠죠. 근데 시간을 맞춰보며 읽는 재미도 있는듯 합니다. 남작이 등장한 후 기차와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그의 등장을 대단하게 여기면서도 무언가를 바라고 얻어내고자 하는 행동들과 남작과 머리커의 이야기가 두 갈래로 나뉘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모습에서도 이질감을 느낀 것 같네요. 266~ 272페이지를 보면 호송대와 남작의 등장을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버릴 정도로 표현하였는데 과거의 남작은 어땠을지 궁금하고 초반에 나오던 오토바이 군단들(작은별 등).. 이들은 도대체 뭘 원하는 걸까 그리고 남작의 등장에 이어 교수는 이제 또 언제 나오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이제 남은 분량도 달려보겠습니다.😁
'럼-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파트까지 한 번에 200쪽을 읽었는데(물론 중간에 조금 잤습니다), 처음 읽을 때 버거워서 조금씩 끊어가며 읽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라 흥미로워요. 여러 번 읽을 때마다 감상이 달라지는 책이 있는데 이 소설이 그런 것 같아요. 이 소설이 전반적으로 마침표를 찾기 힘든 만연체이긴 하지만 리듬감있게 술술 읽히며 잘 넘어가지는 부분이 있고 도저히 논리로 이해하지 못하고 읽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교수와 작은별 간 사건이 일어나는 장면이 그렇죠. 이번에 읽을 때는 그냥 파도타기 하듯이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ㅎㅎ 가볍게 읽어보려 했는데, 위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교수의 의식의 흐름 그 자체를 글로 표현한 것 같아요. 동일한 만연체의 형식 안에서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표현한다는 점이 이 작가의 역량을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딸이 20년간 내가 부인 당한 것처럼 이젠 내가 아버지를 부인한다고 선언하는 장면은 정말 사이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헝가로셀을 궁금해하신 것 같은데, 저는 왠지 모르게 오토바이에 꽂혀서😂 아무리 찾아봐도 같은 모델명이 없길래 이 작품에 나오는 여러 레퍼런스들은 허구가 섞였구나 하고 그 다음부턴 대충 넘겨가며 읽었습니다. 남작이 타고가는 기차도 그렇고요.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니 아는 것은 고통이 크다는 것뿐. 삶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약속하지 않으니 모든 씨발놈들아 잘 있거라!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87,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인생에 관한 인상적인 고찰..ㅎㅎ 특히 삶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약속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저도 이 부분 읽다가 흪 했습니다. 무언가 통쾌하먄서도 씁쓸하다 싶어서.
만연체 의식의 흐름 낯섦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일과 중에 틈틈이 읽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아침에 시간을 내어 '펌 - 그가 내게 편지를 썼다'를 다 읽었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불쑥불쑥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인칭대명사가 불현듯 새로운 인물을 소환하는 등의 전개를 읽으면서 스노우볼이 이리저리 우당탕탕 굴려지지만 결국은 점점 울퉁불퉁하게 거대해지고 있는 듯한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창백한, 너무 창백한'의 끝에서 남작은 이미 도착한 것 같았는데, 시간을 다시 되돌려 남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다림'이 펼쳐지는 내용이었네요(이를 깨닫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ㅎㅎ). 이번 장까지 읽으면서 이런 의식의 흐름을 구성해낸(의도적으로 써내려간) 작가의 필력에 점점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악장에 빙의된 작가가 풀어내는 하나의 거대한 언어유희같은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ㅎ
"스노우볼이 이리저리 우당탕탕 굴려지지만 결국은 점점 울퉁불퉁하게 거대해지고 있는 듯한 그림"이라는 감상이 인상적이네요! 진짜 이리저리 제멋대로 굴러다니면서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불려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굴러가는 속도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도요! ㅎㅎ
'그가 내게 편지를 썼다' 부분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한결 읽기 쉬워졌네요. 뭔가 시트콤 한장면을 읽어내려가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이제서야 조금 읽기가 수월해지는 거 같아요. 읽으면서 이해가 힘든 부분은 다른 분들의 의견을 읽으며 이해하고 있어요. 같이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이에요.
하루 시간이 다소 제한적이라 진도에 맞춰서 읽지는 못하는데요. 오늘 문득 이 책을 헝가리어로 읽었으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찾아보니 헝가리어는 그 만의 독특한 문법구조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더라고요. 헝가리어에는 단어 하나에 굉장히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이걸 영어나 한국어로 번역하게 되면 의미를 풀어써야 하므로 더욱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미국식 블랙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서 헝가리사람이 남긴 서평을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건 실패했어요.🙄 영어권 사람들의 리뷰는 저희와 비슷했는데 평점이 되게 높아서 신기했어요.(참고링크 : https://www.goodreads.com/book/show/42185901-baron-wenckheim-s-homecoming) 그래서 저자의 의도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으로 펼쳐지는 서술 방식 그 자체를 한번 받아들여보기로 했습니다. 이해를 포기하니 좀 편해진 것 같긴해요
그렇군요 ... 286쪽에 보면 도서관 관장이 '에스테르'에게 "올바른 헝가리어를 구사하려면 독일어 문법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헝가리어에 대한 감이 전혀 없는 게 아쉬워질 정도로 언어 자체의 뉘앙스와 문법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네요. 작가가 단어를 갖고 노는 능력이 대단한 것도 헝가리어의 특성과 관련이 있나 싶기도 하고요.
진도에 맞춰서 오늘 분량을 다 읽고나서 오늘 분량의 감상소감 읽으니 정리가 더 잘 되는 느낌이 들어요. 남작과 머리커 관계로 시 전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보니 한 편의 시트콤 같아요. 펌 초반에 사랑이 스며들듯 훅 들어오게 되는 과정을 묘사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내 감정을 모르겠더라고, 열일곱 살이었으니까, 욕망과 갈망으로 가득한 채 모든 것을 장밋빛 유리를 통해 바라보았지, 너도 어떤 건지 알 거야, 너도 한땐 열일곱이었으니까,"
박사가 나온 앞 부분은 현재 헝가리의 사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향수가 남작이었나, 3겹의 옷을 껴입고 귀향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모두가 그가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귀향한다고 생각하고 각자의 탐욕으로 그를 대한 현대인들의 물질에 대한 향수, 하지만 그에 반해 남작이 가진 향수는 마리커와의 사랑, 미소와 보조개로 상징하는 순수한 사랑... 이 생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이 도시,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당신(224p)
오늘 분량까지 읽었습니다. 아침에 나오면서 유운성 선생님의 <물듦>을 같이 챙겼는데, 가는 길에 @금정연 선생님께서 이 책을 언급하신 걸 확인하고 신기하고 반가웠어요. 오전에 <물듦>을 모두 읽고 오후에 이 책을 보니 말씀해주신 것처럼 자유간접화법을 쓴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상호 감염의 개념이 이 책에도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량도 짧고 정말 재미있으니 시각 예술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아빠, 진심으로요, 이곳이 하나의 거대한 정신병원에 불과한거 아닌지 말이예요.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이 무한한 행복을 누군가와, 친척이나 지인과 나누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던 것은 나눌 사람을 아무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므로(278p) 서울이든 부다페스트든 그곳이 어디든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읽으면 정말 술술 넘어가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문장을 끊어가며 해석하기 시작하면 기막힐 정도로 안 읽히는 신기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납득과 해석을 포기할 때 훨씬 편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읽으면서 계속 <돈키호테>와 <모비딕>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줄거리도 함의도 완전히 다른 소설들이지만, 하나의 주제만 쫓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들, 작은 소주제들을 적은 메모를 이어붙인 것처럼 자유롭게 뻗는 사고(나쁘게 말하면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겠지만요)가 인상적으로 느껴져요
젠장, 그는 운도 좋지, 늘 위에서 모든 걸 내려다보니 말이야, 하지만 그래도 평생 저기 갇혀 있잖아, 모든 걸 늘 기관차 창문에서 바라보면 지겹지 않을까, 위에서 내려다보더라도 늘 같은 것만 보니 말이야, 거기 있는 건 언제까지나 똑같은 것이니까,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303, 그는 도착할 것이다. 그가 그렇게 말했으므로 中,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제 말 들어보세요, 머리커 이모, 제가 보기에 남작이 이곳에 온 건 이모 때문이에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76,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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