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드디어 ‘트르르르’ 장을 다 읽었습니다. 다행히 걱정했던 것보다는 술술 읽혔어요. 남작이 귀향하면 삶이 왜 바뀌는 걸까요? 영향력이 대단한 사람인 것일까요? 교수가 작은별을 죽인 것은 농부의 복수를 한 것 같아요. 작은별의 무리도 복수를 준비하는 것 같은데, 교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마침표와 쉼표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열심히 읽고 있는데 재독인데도 내용이 잘들어오지 않아 도돌이표를 그리며 읽어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카덴자인가 싶기도 하고요.
헝가로셀 패널이 있으나 마나 한듯한데 이 안에서 외부를 관찰하고 또 안정감을 느끼고,, p.72 '지독하게 정서적인 문제'라는 글에서 교수와 딸 사이의 관계도 연결되는 것 처럼 해석되요.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듣는 것 같은 문장의 나열이네요. 옛날 음유시인이 그랬듯, 쭉 말하다가 중간에 다른 길로 새기도 하고, 문장을 맺지 않은 채 앞서 한 이야기를 부정하거나 부연하기도 하는 게 꼭 즉석에서 말하는 가담항설처럼 느껴집니다. 눈으로 쫓는것보다 입으로 중얼거리면서 문장을 따라가는게 더 수월하다는 착각도 드네요.
저도 비슷하게 생각한게 묵독보다는 음독을 하는 게 이 책의 독서법에 더 가깝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과거엔 묵독이 보편적 독서법이 아니라음독이 보편적 독서법이었으며 이 작품 내용이 성경의 묵시록적인 느낌을 많이 풍긴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요즘 독자들에게 익숙한 문체가 아닌 이런 문체를 쓴 건 단순히 작품의 개성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사에 있어서 그런 느낌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라고 보기에 이 작품의 평가를 올려주고 싶은 데 한몫하는 것 같아요^^
소설이 한 문단이 한 문장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긴 문장으로 이어져서 읽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적응되면서 생각보다는 내용을 잘 따라갈 수 있습니다. 대신 잠시 눈으로 문장만을 따라가다보면 줄거리나 흐름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기차가 오기 전에 모든 일을 준비해야 한다, 그가 말하길 남작이 새롭게 시작하기 전에 가야 한다, 엉성한 실타래는 하나도 남기면 안 된다, 두엄 더미를 여기에 남겨두지 마라,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해야 한다,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니까, 그러니 형제들이여 우리가 이 먼지를 닦아야 하는 것은 이 도시에는, 우리의 도시에는 먼지란 없기 때문이며 여기 이것은 쓰레기 더미인데, 그것은 우리가 신뢰하는 분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드릴뿐더러 길거리를 말끔하게 청소하고도 현관문 앞에 쓰레기를 내버려두는 격이니 그럴수는 없는 일이다, 라며 대장이 목소리를 높이길 그러니 이제 낡은 방식을 쓸어버릴 때가 왔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19,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그가 돌아가려는 곳은 자신이 떠나온 곳이요,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요, 모든 것이 늘 아름다워 보이던 곳이지만 그 시절 이후로 모든 것이 지독하게 달라진, 하지만 지독하게 잘못된 쪽으로 달라진 곳이었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3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나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질 못해. 가는 것, 그냥 가는 것, 그럴 땐 그게 내게 정말로 필요한 거야, 그리고 결국 '얻고 말지.'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43~24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남작이 환영단이 기다리는 고향 역에 도착해서 내리는 장면이 첫 경고부분을 떠올리게 하네요 악장과 단원들의 모습과 남작과 환영단의 모습이 교차되는 느낌을 줍니다. 이 부분은 첨 읽을 때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시간이 정지하고 주변에 감도는 것은 공포뿐이라는 게 마치 종말의 때에 모든 생명이 신이 강림하는 모습에 경외감에 차서 바라보는 그런 광경을 연상하게 하네요
말해보세요, 아빠, 진심으로요, 이곳이 하나의 거대한 정신병원에 불과한 것 아닌지 말이에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78,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이래서 번역이 중요한가봐요. 위에서 마침표로 딱딱 끊어주니까 평이하게 잘 읽혀요. 하지만 확실히 카덴차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해서 신기하네요. 1월에 읽었을 때는 만연체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 자체를 하나의 악보로 본다면 쉼표도 시각적으로 끊기지 않고 흐르는 이미지라 음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에 만연체가 꽤 괜찮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들을 때 모든 음계를 집중해서 다 들을 필요가 없듯이 이 책도 모든 부분을 전부 이해하고 곱씹으며 읽어내려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그걸 몰랐어서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 이 짧은 챕터가 마치 누아르 영화 한 편을 찍듯 순식간에 사건이 전개됩니다. 증오심을 가득 품은 혼외 자식인 딸이 교수인 아버지와 대치합니다. 한켠에는 자신들을 자경단쯤으로 과시하는 오토바이족들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교수가 쏜 총에 맞아 '작은별'이라고 불리는 일원이 죽자 오토바이족 대장은 복수를 다짐합니다. 일단 후퇴(?)한 딸은 TV 방송을 통해 저명한 교수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인터뷰를 합니다. 그 와중에 마을 사람들과 오토바이족은 아메리카에서 곧 귀향할 남작에 대한 기대에 들떠있습니다. 사실 어수선하기 그지 없는데요,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교수가 왜 외곽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남작의 서사와 교수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가 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앗, 자세한 요약 감사합니다!
도움이 됐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드디어 토요일이네요! 오늘은 '트르르르……/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를 끝까지 읽는 일정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졌던 만연체의 리듬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작품에 조금씩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주말 동안 한번 달려보자고요! (저는 오늘 집을 이사해야 해서 읽을 시간이 없지만 가능한 빨리 정리하고 내일 몰아 읽으려고요😢)
일정보다 늦게 시작해서 "경고"와 "트르르르……/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 (22~121쪽)를 오늘 아침까지 읽었습니다. 보통의 소설은 읽는 동안 내가 소설을 끌고 간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는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소설에 끌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문장이 끝나지 않았서인지 글을 읽으며 숨이 차다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습니다. 낯선 문장 구성에 몇번이나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했지만 마치 랩을 하는 듯한 전개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잘난 당신을 쓰러뜨리고 말겠어"는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교수 아버지와 혼외 자식인 딸의 막장 스토리는 B급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합니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어디쯤에 벵크하임 남작이 등장할지 궁금했습니다. 낯선 작가와 낯선 문체와 낯선 전개 방식에 아직도 어리둥절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일등칸의 이 6번 객실에 있는 동승자들은 번들거리는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거나 대부분 일제히 머리를 숙인 채 스마트폰에 열중한 것이 마치 각각의 승객이 일종의 불투명한 공 안에 앉아 있는 꼴이었기에....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85,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제목 때문에 그런지 전 자꾸 배경이 1800년대로 막 느껴졌는데 185쪽에 스마트폰이라는 단어가 나온 후 아! 현대구나! 했습니다 🤣
@브엠버 공감이요! ‘남작’이라는 작위때문에 당연히 옛날 시대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실제로 지금도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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