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

D-29
저는 아직 책을 받기 전이라 사전 준비로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의 카덴짜를 듣고 있습니다. 클래식이랑은 조금도 친하지 않아서 시동걸기 힘드네요 그래도 접근법이 좀 달라야지 읽을 수 있겠더라구요 소설이 아닌 서사시, 그것도 진짜 어디 모여서 듣는 이야기처럼 빠져들어야할텐데 말이죠... 광시곡 고대 그리스에서 서사시를 낭송하는 ‘낭송자’를 뜻하는 ‘rhapsōdos’에서 파생되었다. 16세기 문학에서는 서사시 혹은 서사시의 한 부분, 모음집, 분출하는 감정 등을 가리켰다. 18세기 말 음악에서 이 용어를 차용하여 악곡의 제목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네이버 백과사전)
이 긴 문장들을 읽는게 적응이 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경고’ 만 봐서는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아요. 무슨 경고일까요? 저는 이 책의 문장이 앞으로도 이렇다는 경고로 들립니다.. 악장과 악사, 공연은 무슨 의미일까요? 앞으로의 내용과 관련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고백하건대 우리가 지금 여기서 함께 만들어내려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데, 나는 여기서 모든 것을 감독하는 자요, 무엇도 창조하지 않고 그저 모든 소리 앞에 존재하는 자요, 신의 진리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는 자이기 때문이다.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17,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이게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 문장 자체만으로 봤을 때 뭔가 제가 제 삶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과 비슷한 것 같아 흥미롭네요... 저도 제 삶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사실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하고요... 그냥 일어나는 일들 앞에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구나, 하면서 지내는 것 같아서요 ㅎㅎ; 물론 그 모든 것들을 '감독'한다는 말은 너무 거창해서 저랑은 다른 것 같지만요. 조금 비관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글을 쓴다는 것도 사실 창조와는 조금 거리가 먼, 글이 쓰여야 하는 대로 쓰이는 것을 지켜보는 일인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글쓰기가 수동적이면서 적극적인 행위라면, 삶이 굴러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수동적이지만 적극적인 행위라고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고요...?!
과연 이 경고가 소설과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소설 첫 부분을 조금 살펴보니 이 경고와는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 더욱 의아해집니다.
재독이지만 정말 부담스러운 책인데, 강보원 평론가님의 말을 들으니 어쩐지 마음이 가벼워졌어요ㅎㅎ 너무 꼼꼼하게 읽는 건 작가의 의도에 반하는 게 아닌가 하는 ㅋㅋ 덕분에 조금 마음 편하게 첫날 시작해봅니다!
저도 강보원 평론가님의 글을 읽고 마음이 정말 가벼워졌어요! ☺️
읽기 싫으면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 혹은 섣불리 내 책을 읽을 생각을 하지 마라. 이런 의도가 담긴 '경고'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 이런 식의 문장을 구사하는 이유가 일부러 독자를 불편하고 답답하게 만들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을 의식의 흐름대로 읽다 보면 또 뭐 그렇게 힘들지 않기도 한듯요.
처음 읽을 때 정말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이번엔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길 바래봅니다!
부담이 적지않은 책의 시작에, 끝을 기다리는 이의 경고라니요. 부디 함께 읽는 덕분으로 그 끝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경고를 읽으며 어떤 내용일까 감이 쉽게 잡히지 않는데다 굉장히 두꺼운 책인지라 부담이 느껴지는데함께 읽어나간다는 게 힘이 될 것 같아요!
경고를 하는 화자(악장)는 누구일까요? 선악과를 떠올리게 하는 사과를 들고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개개 연주자가 절대 알 수 없는 전체를 보는 자라고 하니 사람이 아니라 기독교의 신인 듯하면서도 마지막에 자신도 '신의 진리'를 따르는 자라고 하는 걸 보니 신이 아닌 듯도 싶고요. 악장과 악사의 관계가 등장인물과 작가의 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반갑습니다. 3주간의 함께 읽기가 드디어 시작이네요~ 일정대로 잘 읽어보겠습니다~ 다들 재밌게 읽어보아요~~~
3월12일 [주의 및 경고] : 지독한 만연체라는 말에 지레 겁먹었는데 걱정과 달리 술술 읽히지만 100% 이해했느냐고 물으면 글쎄?라고 답하리라, 마침표 안 쓰기로 유명한 욘 포세의 <저 사람은 알레스>도 두 번째 읽으며 재미를 느꼈는데, 이렇게 나뉘어진 분량을 두번씩 읽으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것인지 일단 한번 읽었으니 재독하러 가려는데, 스케줄을 지키며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이고 분량을 넘겨 읽을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하여.... ---> 열심히 읽어볼게요!
읽어도 이해가 안되니 그저 읽어 내려갈뿐. 그러다가 리듬감을 찾기도하고 그러면서 읽고 있어요. 남작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께서 창조하신 진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 그에 대한 어떠한 이견도 허락하지 않으며, 임무가 끝나도 조금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란 의지.. 정말 꿈 깨라는 경고를 날리네요.. 앞으로의 장이 기대됩니다~^^
숨이... 막히는... 경고였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데 소리 앞에 존재하며 감독하는 위치에 있는 이유가 뭘지... 꽉 막힌 방관자로 보이기도 하고 염세주의자로 보이기도 하네요. 사랑을 잃어버린 자이려나.
길고 긴 문장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습니다. 읽기 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는 것이 목표예요 ㅎㅎ
꼭 노래를 읽고 있는 것 같은 서론이었습니다. 지금은 첫 번째 장을 읽고 있는데, 문장을 눈으로 쫓아가면서 언제 눈을 돌려야 할지, 어디서 호흡을 끊어야 할지 헷갈리기도 해요. 작가는 글이 아니라 아주 긴 노래를 쓴 것이고, [경고]에서 그 노래는 악사들(독자들)의 의지와 아무런 상관 없이 멈추지 않고 흘러갈 것이니 너희 독자들도 그저 이 소리들이 끝나기를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아주 길고 쉴 틈이 없는 노래는 어디서 일시정지를 해야 할지 애매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소설도 종잡을 수 없는 고유한 호흡을 가지고 질주하는 듯 합니다. 목차도 트르르르, 라리라, 흠므므.. 노래를 부르듯 이어지다가 마지막 장이 다 카포 알 피네(처음으로 돌아가 끝 부분까지 연주하라)인 것도 기대가 됩니다ㅎㅎ
실컷 악기에 대해 이야기 해 놓고 마지막에 본인은 음악을 좋아하지도 않고 여기서 함께 만들어내려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이건 뭐지? 싶네요 ㅎㅎㅎ 한문장이 이렇게 긴 글은 처음 만났어요~ 글의 흐름에 맞춰서 읽어보려니 숨이 차네요 ㅎㅎㅎ 굉장히 독특한 작품을 만난 것 같아서 궁금도 하고 걱정도 됩니당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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