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3월 『베리에이션 루트』 함께 읽어요

D-29
회사가 어떻게 되느냐느니 마느냐느니, 그런 공포나 불안감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거야. 그게 증폭되어 전염되는 거고. 지금 회사 사람들 모두 좀 이상해졌잖아. 하지만 그건 예측이나 이미지랄까, 불안감의 '감'에 해당해. 진짜가 아니야. 허상이지. 그러니까 실제로 하는 수밖에 없어.
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p.148,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김은모 옮김
하타는 회사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진짜 위기라고 생각하고, 메가는 눈앞에 닥친 물리적인 위기가 진짜 위기라고 생각해요. 메가의 말을 듣고 저도 제가 느끼는 불안감이 가짜 위기가 아니였을까 생각하게 되요. 정말 불안감은 증폭되고 전염되잖아요. 또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일도 없고요. 불안감이 생길 때 메가처럼 생각하고 싶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읽고 나서
정말 재밌고 좋은 영향을 끼친 이야기였습니다. 등산에 관심이 없었는데 베리 산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등산을 하고 싶어졌어요. 등산을 할 체력과 시간은 없어서 산책을 할 때 산책길이 아닌 곳으로 지나가며 베리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베리 산행을 하다가 커피를 내려 마시는 장면이 인상깊었어요. 묘사가 정말 아름다워서 정말 실감나게 느껴졌습니다. 불안감이 허상이라는 메가의 발언이 깊이 느껴졌어요. 살면서 누구나 불안을 느낄텐데 떠올려보면 다 허상이었죠.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잖아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적고요. 덕분에 불안감을 갖지 않으려는 습관을 들이게 됐습니다. 불안할 때는 메가의 말을 되새기려고 해요.
읽기 전에 이 책이 좀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단순히 표지 디자인이 맘에 들어 선택했던 제 자신을 칭찬하고 싶을 만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었어요. 특히 메가와 하타가 하는 베리 산행은 마치 제가 직접 산행에 동참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고 하타의 감정이 극으로 치닫는 스토리 전개가 너무 몰입감 있게 진행되어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후반부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조리 신고 비룡 폭포까지 가뿐하게 가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트레드밀 경사도 5에서도 헥헥거려서 베리 산행은 엄두도 안 나지만 진짜 위기에 대한 의미를 이 책을 통해 곱씹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저도 주말 이틀 만에 다 읽었어요. 저는 베리에이션 루트라는 말이 있는 줄 몰랐는데 이런 루트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많은가봐요. 읽다보니 왜 베리를 타는지 알거 같았어요. 우선 달리기처럼 내 호흡과 다리를 움직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번잡한 일들이 잊혀지기도 하구요 등산로에서까지 사람들과 부대끼고 싶지 않고 정말 혼자 있고 싶을 때 베리를 타서 오롯이 나와 자연만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을까 싶었어요.
베리는 길이 맞느냐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야. 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지. 갈 수 있으면 길인거야.
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김은모 옮김
저도 이 말 인상 깊었어요~
확실한 것, 틀림없는 것은 손으로 붙잡고 발을 디뎌야 하는 눈앞의 절벽 뿐이지. 거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문제는 진짜야.
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김은모 옮김
절벽이나 경사면을 기어오른 후에는 온몸이 뜨거워지고 감정이 북받쳐. 떨어지면 죽을 법한 위험한 곳이라면 특히. 그리고 그 후에 누구와도 만나지 않고 덤덤히, 이런 길을 쭉 걸으면 들리는 거라곤 산이 내는 소리뿐이야. 거기에 내 숨소리와 발소리가 더해지고. 그 소리들이 섞이면서 어쩐지 정신이 아득해지고 멍해져. 그러면 느껴지지. 산과 나의 경계가 사라지고 전부 녹아들어 하나가 되는 감각이. 그 무엇도 아닌 나 자신으로서 충족되는 느낌이 드는 거야.
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p.151,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김은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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