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D-29
역사와 진보라는 개념 자체가 근대 테러리즘의 주체롸 표리를 이루고 있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이즈음부터 폭력과 테러리즘은 새로운 정치 . 문화의 화두가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1871), 오스카 와일드의 <베라, 혹은 니힐리스튿ㄹ>(1880), 조셉 콘래드의 <비밀요원>(1907) 등 이 화두에 접근한 소설과 희곡만도 여러 편을 떠올릴 수 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27, 권보드래 지음
식민 통치하 문명의 진보가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강요된 진보, 제국을 위한 진보, 착취와 불평등의 진보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501, 권보드래 지음
3.1 운동은 처음부터 그것을 기획하지는 않았더라도 3.1 운동 세대의 젊은이들은 새로 열린 자유의 삶으로 빨려들어간 것 같아 보인다. 본문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불가피한 변화'였으며 마치 불가역적인 무엇처럼 3.1 운동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관성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3.1운동 세대는 자유의 윤리에 충실한 새로운 존재 방식을 모색했다면, 12.3 게엄 과정을 극복해나간 지금의 젊은 세대는 어떠한 새로운 존재방식을 모색해나갈까...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암울하고 어두운 시기지만 저도 희망을 가지며 기다리고 있어요
실제로 식민 말기가 올 때 까지 조선인 작가의 글쓰기에서 식민자 및 그들의 언어는 거의 재현되지 않았다. 염상섭이 예외적으로 「사랑과 죄」, 「이심(二 心)」 등 여러 장편소설에서 일본인 조역을 등장시켰으나, 일반적으로 조선인 작가 소설에서 일본인이 등장한 것은 1930년대 중반 이후다. 생각해보면 기묘한 일이다. 일본어 책과 잡지를 읽고 일본에서 공부하고 일본인 친구들을 사귀었으면서 어떻게 그토록 식민자를 배제할 수 있었던 걸까? 왜 그렇듯 식민자의 언어를 추방해야 했던 걸까? 염상섭이 묘파한 대로 식민자 앞에서라면 일본어도 조선어도 굴욕적이었기 때문인가?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3월 30일에는 동아연초회사 직공인 28세의 박홍기가 종고3가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쳤으나 주변의 호응이 없어 홀로 체포되고 말았다. 363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한반도 남녘을 기준으로 노동법이 제정된 것은 훨씬 후일, 한국전쟁 중인 1953년이다. 그럼에도 식민통치하 조선에서는 공업화와 더불어 노동운동의 거대한 진전이 있었고, 노동조건의 개선도 더디게나마 이루어졌다. 365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강원도 지역 시위에서는 삼베로 머리띠 동이고 삼베 도시락 지참한 '만세꾼'들이 목격된 바 있으며 3개 과격 시위 지역 중 하나로 꼽힌 수원 장안면 시위때도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자들, "무덤의 봉분을 짓는 극하층 사람들"이 선두에 섰다. 371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 노동자들 도시의 중요한 시위 주체로 등장, 서울 봉래동 노동자 대회와 밤의 게릴라성 시위를 통해 독자적인 저항 방식을 보여줌 - 당시 노동 환경의 변화와 8시간 노동제 요구가 나타났고, 노동법 제정은 한국전쟁 중인 1953년에 이루어졌으나 식민지 시기에도 노동운동의 진전과 노동조건 개선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짐 ?? - 삼베 머리띠를 두른 농업 노동자, 광산 노동자, 도시 하층민 등 다양한 노동계층이 3.1운동에 참여, 이는 후일 한국 사회주의 발전의 토대가 됨
<3부 2장 평화: 비폭력 봉기와 독립전쟁> 330쪽 비폭력이 약자의 어쩔 수 없는 생존 전략일수도 있었으리라는 뜻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권보드래 지음
저는 왜 삼일운동이 비폭력 노선을 채택했는지에 대해서 3부 2장 평화 편만 보고는 잘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끝까지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파리강화회의에서부터 조성된 평화주의에 따라 이들을 믿고 비폭력을 행사한 것인지(그렇다면 너무 순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진짜로 독립은 이미 되었다고 믿어서 폭력을 동원한 항거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인지(역시 순진한 생각이죠) 불확실했습니다. 이것도 아니면 수집한 문장처럼 약자이므로 함부로 폭력을 행사했다가는 무자비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폭력을 행사한 항거는 삼일운동 이후 주로 한반도 바깥에서 일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강자인 지배국가가 약자인 피지배국가의 국민들이 비폭력 시위를 한다고 해서 독립을 시켜준 예가 과연 있었는지 떠오르지 않네요. 지속적으로 독립에의 열망을 비폭력적으로라도 표현하고 있다가 세계 정세의 변화로 일본이 다른 강대국에게 패퇴했을 때 독립을 얻어내자는 공감대하에 삼일운동을 일으킨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감히 추측키는 어렵겠으나, 말씀하신 이유들이 복합적일 꺼라고 저도 공감돼요. 책 4부에 들어가보니 김필순 일가에 대해 나오는데.. 몰랐던 것이 좀 챙피해서 주석에 있는 [kbs 다큐 어느 가문의 선택]을 유튜브에서 봤어요. 다는 아니겠지만, 일부의 이유가 파리평화회의에 파견된 김규식은 식민지 독립을 호소하러 갔고, 국내는 만세운동을 점화시켜야 했다면 시작은 전국 주요 곳의 독립선언과 비폭력 만세운동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순진한 평화주의와 함께 10여년 게엄령하에서 두려움과 함께 무장하기도 싶지 않았을 것 같구요.
@밥심 저도 읽으면서 비슷한 부분에서 고민했었는데요. @aida 님처럼 말씀하신 내용이 모두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1900년대 의병 운동 등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한반도 내에서 무력 투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거의 상실된 것도 큰 것으로 보여요. 원래 싸움도 해본 사람이 잘하잖아요; 만약 의병 운동의 기반이 국내에 남아 있었다면 병기를 빼앗아서 조직적 폭력 투쟁을 만들고자 하는 흐름이라도 생겼을 테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3월 1일 이후에 주로 군사적 저항이 외국에서 훈련받은 이들이 주도해서 한반도 바깥에서 이뤄진 것도 그런 이유일 테고요. 말씀하신 것 중에서는 1910년 강제 병합 이후에 일제의 압도적인 폭력에 주눅이 들어 있었던 것도 컸겠죠. 싸움에서는 항상 기세가 중요한데, 다들 10년 이상 침묵을 강요당하면서 살아야 했을 테니. 덧붙이면, 1930년대 이후에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만주에서도 일제에 대항하는 폭력 투쟁은 거의 없어지게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나마 간헐적으로 활약상이 국내에 소개된 게 김일성이었고. 만약, 김일성 외에도 조직적인 군사 저항이 한반도 안팎에서 지속되었다면 전후에 한국의 목소리도 훨씬 컸을 테고, 김일성 등이 상징 권력을 독점하는 일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물리적 폭력은 격감한 21세기의 한반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 폭력을 절감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평화와 비폭력을 사유할 수 있을까. 무한할 정도로 다양한 폭력의 사회적 양태를 일괄 부정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으면서, 어찌해야 그럼에도 평화와 비폭력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을까. 평화의 기만성과 폭력의 조급성을 어떤 방식으로 헤쳐갈 수 있을까. 답은 아득할 뿐이지만, 이것은 3·1 운동의 봉기대중이 100년 전에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그들 자신이 다 이어가지 못했던 그 질문을, 지금 다시 이어볼 수 있으려나.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p.351, 권보드래 지음
해방 후 31운동이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되고부터 유관순을 둘러싼 비범과 숭고의 이미지가 그렇듯 강고했다. 같은 또래요 이웃 동네에 살았던 소설가조차 근 환갑이 되도록 그런 표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니 말이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89, 권보드래 지음
한 번도 품어준 적 없었을 민족을 위해 부르는 ‘만세’에 그토록 열렬해졌다니, 혹은 직접 목격하지도 못한 ‘만세’의 소문과 논리에 그토록 마음이 움직였다니. 피로 ‘만세’ 쓰고 남의 눈에 아랑곳않고 홀로 만세 부르고, 위압적인 국가권력 앞에 감히 칼을 휘두르다니. 3.1우동에 참여한 무명의 여성들, 그 하나하나의 사연은 윤곽만으로도 놀랍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398, 권보드래 지음
죽지 못하여 살려고 하니 고향이 싫고 고국이 싫었다. 멀리멀리 하늘 끝가지 방랑하다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는 것이 소원이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438, 권보드래 지음
국가 사이의 혹은 국가 너머의 존재로서, 난민 혹은 코즈모폴리탄으로서, 이들은 줄기차게 ‘아무 곳도 아닌(nowhere)’ 장소를 꿈꾸었고 존재의 이동을 감행했다
3월 1일의 밤 -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449, 권보드래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19일 수요일은 계획대로 3부 3장 '노동자' 부분을 읽습니다. 3장과 4장은 제목처럼 그간 3월 1일을 생각할 때 주목하지 않았던 주체(노동자)나 죄송스럽지만 박제가 된 채 받아들였던 주체(여성 대신 유관순)를 주목합니다. 저는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장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항상 20일이 다가오면 다음 달에는 무슨 벽돌 책을 읽을까, 고민합니다. 1월 과학, 2월 논픽션(여행), 3월 역사(한국사) 이렇게 했으니 4월에는 또 무슨 장르의 벽돌 책을 도전해볼까? 3월에 전자책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참여를 못하셨으니 4월에는 전자책이 있는 도서를 일순위로 꼽습니다. @장맥주 작가님 기준 700쪽 벽돌 책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책도 소심한 고려 사항입니다. 그래서 몇 권을 추렸는데, 두 권은 넓게 보면 과학에 포함되는 책들이라서 후순위로(하반기로), 다른 한 권은 함께 읽고 싶은 벽돌 책인데 신간이라서 아직 전자책이 없어서 후순위로. 이렇게 미루고 나니 딱 눈에 들어오는 책이 한 권 생겼습니다. 4월에는 아주 재미있는 문학 논픽션이고, 16세기 영국으로 가 보려고 합니다. 어떤 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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