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해즐릿 @모임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간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북클럽이 3주차를 맞이했습니다. 이번 마지막 모임에서는 예고한 대로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에세이 1편을 선정하고 그 이유를 자유롭게 이야기해 봅시다.
편집자인 제게 1편을 고르라고 한다면 「성공의 조건에 관하여」를 꼽고 싶습니다. 성경의 전도서 구절로 시작하는 이 에세이에서 해즐릿은 당대의 저명한 정치가, 화가, 배우, 철학자, 문필가를 그야말로 ‘줄소환’하여 “빨리 달린다고 반드시 경주에서 일등하는 것은 아니며, 강하다고 반드시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를 논증합니다.
해즐릿은 “열에 아홉 사람들은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외모로 사람을 판단한다”(136쪽)고 말하면서 영국 시인 알렉산더 포프를 예로 듭니다. 포프는 열두 살 때 결핵을 크게 앓아 평생 척추 장애인으로 살았습니다. 포프를 ‘작은 거인’으로 많이 부르는데 그의 키가 140cm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붙은 호칭입니다. 여기까지는 많은 독자들이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해즐릿의 필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은 이 다음부터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동료 시인들은 포프의 체격을 가지고 눈에 띄는 무언가를 만들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이름의 머리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따서 ‘A. P. E.'(유인원)이라는 불쾌한 명칭이었다. 포프는 길을 건널 때 무지랭이들의 무례한 시선을 피하려고 정원에서 동굴을 잇는 지하 통로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중략) 몸은 안 중요하다고 정신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속세의 괴로움을 벗기 전에‘ 그 훌륭한 교훈 소설이나 등장인물인 난장이의 모델이었던 데이비드 리치에 관한 실화를 읽어 보라. 은근히 떨릴 것이다.” - 「성공의 조건에 관하여」 138쪽.
포프가 살았던 당시 영국 시인 사회의 한 단면일 뿐일까요? 미움과 조롱으로 뭉치는 ‘그들만의 리그’는 영국 문학계만의 문제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해즐릿의 글이 오늘날 ‘시의성’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들만의 리그’는 21세기 한국 예술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원이 누구를 뽑고 누구를 탈락시키는지, 학연과 지연으로 어떻게 뭉치는지 기사 검색을 해보시면 사뭇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오늘은 ‘세계 시의 날’입니다. 1999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시의 날’은 “시적 표현을 통해 언어의 다양성이 증진되도록 지원하고, 위험에 처한 언어에 해당 공동체가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티초크는 ‘세계 시의 날’을 기념하여 조만간 북클럽을 진행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아티초크가 국내 최초로 소개한 가브리엘라 미스트랄과 아틸라 요제프의 시구로 마무리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 여자의 내면에서 타오르는 불은 어떤 것이기에 그녀는 그슬리지도, 타버리지도 않는 걸까?"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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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 아틸라 요제프 시집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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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아티초크가 국내 최초로 출간한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에 이은 윌리엄 해즐릿의 두 번째 인문 에세이집이다. 조지 오웰과 함께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에세이스트로서, 국민 주권 공화국을 열망한 급진적 이상주의자였던 해즐릿은 변치 않는 인간의 본성과 행동을 파고들어 그 빛과 그림자를 오늘날 우리에게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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