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5. 근방에 작가가 너무 많사오니, 읽기에서 쓰기로 @수북강녕

D-29
쭈로님, 안녕하세요! 신청 확인 되셨습니다. 나를 써내려간다는 행위에 대한 관심, 그믐에서 함께 해 주세요 ^^
아침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이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책 이라기보다 석영중 교수가 <도스토엡스키의 의미를 찾아 나선 내 여행의 기록> 이라고 한 것에 우선 안도한다. 글을 읽으면서 이 저자가 오랜 시간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고 그의 말은 신뢰할만하다는 느낌과 진정성이 느껴져 빠져들어 읽게 된다, 읽을수록 나의 첫 직감은 맞았다. 책을 읽으면서 녹음으로 노트를 했고 그것을 정리했다. 그러다가 이전에 읽은 도스토엡스키 <가난한 사람들> 에 관해서 저저가 이야기하는 해설, 인상을 읽으면서는 전율이 일어났다. 그래, 이런 것이로구나 그래서 이 작품이 이렇게나 의미를 가졌던 것이로구나 새삼 더 깨닫게 되면서 가슴에서 뭔가 요동쳤다, 아 난 이제 도스토엡스키의 책을 읽어볼 시간이 왔구나,, 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 일단 글의 소재로 넘어가면 궁핍 도 고독도 그를 비천하게 만들지 못한다. 그는 궁핍한 인간이 아니라 궁핍에 관해 쓴 <저자>가 된다. 그는 쓰고 또 쓴다.63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인생의 종착역에 도달한 <루저>가 어떻게 글쓰기를 통해 품격을 가진 인간으로 되살아나는가를 보여 주기 때문일 것이다. 마카루의 글쓰기는 인간의 내면에 있는 소통에 대한 갈증을 보여준다. 그의 편지는 러시아 인문학자 바흐친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다른 목소리에 의해 들리고, 이해되고 응답되기를> 바라고 있다. 글을 쓰고, 누군가가 읽어주고, 그 누군가가 대답해 줄 때, 그는 살아있는 인간이 된다. 읽어주는 사람이 없을 때, 그리하여 쓸 필요가 없을 때 그는 소멸한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편지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도스토엡스키는 동정의 대상일 뿐인 하급 관리로부터 <글 쓰는 인간>을 창조했다. 통속 소설의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아냈다. 기성 작가들이 빈곤을 오로지 사회문제로 만 탐색할 때 그는 인간의 내면 풍경으로 파고들었다. 마카르는 험난한 삶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가난하고 비루한 인간에게서 자신에 대한 의무를 완수한 인간의 존엄을 본다. 청년 도스토옙스키는 하층민을 향한 연민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65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밤 신청인원이 29명인데, 지금까지 20명이 신청해주셨고, 9자리가 남았습니다.
9장 서클 회원들은 러시아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열망했지만 실질적인 행동을 하기에는 다분히 낭만적이고 몽상적이었다. 도스토옙스키만 해도 이 모임에 발을 디딘 것은 박애와 평등을 향한 청년 다운 열정, 어린 시절 보고 자란 고통에 대한 연민, 독실한 그리스도교적 가정 분위기, 그리고 그의 성격이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고질적인 낭만주의 때문이었다. 95 그는 때로는 고집스러운 침묵으로, 때로는 연막작전으로 신문관의 울화통을 북돋았다. <당신이 제 영혼을 들여다보기라도 했습니까?> 같은 순진무구한 질문으로 사태의 본질을 흐려놓았고 < 그 어떤 혐의도 저를 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라는 기이하게 철학적인 주장으로 신문관의 인내심을 시험하기도 했다. 97 이후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곳곳에 스며들어 다른 작가들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강렬한 인물과 장면과 소재로 재생되었다. 99 사랑하는 형, 지금 이 순간 과거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을 기꺼이 사랑하고 포옹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죽음과 직면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할 때가 되어서야 그런 사실을 깨달았어. 돌이켜보니 비방과 실수와 나태 속에서 소중한 것을 얼마나 많이 잃어버렸는지 몰라. 내 심장과 영혼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지 몰라. .... 삶은 선물이고 행복이야, 형! 형 앞에서 맹세할께. 나는 희망을 잃지 않을 거야. 내 영혼과 심장을 순결하게 간직할 거야. 나는 더 나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거야. 이것이 내 희망이자 위안의 전부야! 101 ********* 책을 읽다보면 아주 경험 많고 믿을 만한 여행 가이드가 역사적 사실과 도스토옙스키의 인생 이야기를 촘촘하게 잘 버무려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무엇을 읽든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의 작품을 잘 모르지만 인간 도스토옙스키에 대해서 더욱 호기심이 일어난다. 감형 이후 형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선 우린 누구나 인생의 이런 순간들을 기록하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고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 그것이 하나의 완결처럼 느껴진다. 순간,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같은 맥락이리라.
@마인드풀 도스토옙스키를 많이 읽고 나서 읽으면 공감하고 이해하기도 좋을 책이지만, 도스토옙스키를 읽기 전에 읽는 경우, 더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책장을 덮고 나니, 도스토옙스키를 더욱 제대로 만나고 싶어졌거든요 @마틸32 어떤 책을 읽었을 때, 다른 책이 줄줄이 떠오르거나, 더 읽고 싶어지거나, (때로는) 문장과 느낌을 기록하고 창작도 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지요 그것을 나누고 싶어질 때도 많고요 책의 초반부에서 비슷한 문장들이 필사되는 것을 보면서 '이해받는 기분'이라 즐겁습니다 ^^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쳐 자기 자신으로부터 숨어 버리고 싶고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81 인간은 누구나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것이 도가 지나치면 장애가 된다. 분신은 주인공의 내면에 있는 온갖 심리적 장애들의 총집합이자 인간의 불합리성에 대한 생생한 증거다. 87 몽상은 다른 한편으로 현실의 일부이자 인간 내면에 있는 보편적 성향이다. 몽상이 확실하게 제거된 현실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꿈꿀 수 없는 인간이란 얼마나 범속하고 지루하고 얼마나 기계처럼 무감각할 것인가. 99 고전의 놀라운 점은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가 보여주는 인간의 내면이 나와 닮아서 내 주변사람과 비슷해서 놀랐다.
<매핑 도스토옙스키>는 어떤 도서로 분류할 수 있을까요? 책을 구매하시거나 도서관 대출하실 때, 어떤 서가, 어떤 장르에서 찾으셨는지요? 온라인 서점의 분류를 보니, '나라별 에세이'의 하위 분류인 '한국에세이'로 분류된 경우도 있고, '비평/창작/이론'의 하위 분류인 '작가 탐구'로 분류된 경우도 있네요 '세계문학론'의 한 갈래로 '러시아문학론'으로 분류된 경우도 있고요 도서 분류의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역사와 문화' '교양 인문' 등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에게는 이 책이 '여행기'로도 읽혔는데요 코로나 직전이었던 2019년 여름,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다녀와서, 두산백과에서 모집하는 '두피디아 여행작가 공모전'에 러시아 여행기를 낸 적이 있었거든요 뽑히면 주 1회씩 포스팅을 올리며 활동해야 한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었는데, '다행히' 똑 떨어졌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시베리아 횡단 열차 식당칸에서 와인을 마셔댄 기억만 새록새록하네요 ^^;;; 책을 읽고 소감을 기록하는 외에도, 여행을 다녀와서 정보와 감상을 적어 두기도 하는데요 유서 깊은 도시일수록 훌륭한 문학 작품과 작가의 족적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마인드풀 님 말씀처럼, 경험 많고 믿을 만한 인솔자가 되어 책 이야기와 어우러진 이런 멋진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모스크바는 영하 13도라고 합니다 시베리아 바람이 몰아치고 있을 것 같아요~!
오! @수북강녕 님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보신 적이 있으시군요. 많은 이들의 로망이잖아요. 눈보라가 치는 겨울 벌판을 열차를 타고 책을 읽으며 가는 여행. 흡사 안나 카레니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 저는 멀미가 심해서 배여행도 차여행도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대신 기차를 엄청 좋아하는데요, 언젠가 꼭 시베리아 횡단 기차를 타 보고 싶습니다. 오늘 서울은 영하 2도니까 모스크바보단 높네요. -_- 가끔 어떤 추운 겨울은 모스크바보다 기온이 더 내려갈 때 있잖아요. 우스개로 많이 이야기하듯 러시아보다 더 춥고, 아프리카보다 더 더운 한국. 잠깐 서울의 한 쪽 귀탱이에서 시베리아를 상상해 보았어요. 가슴이 갑자기 서늘해지네요. 코로나로 잊고 살았던 여행 욕구 생겨나는 날입니다. 책으로나 달래야 될까봐요. 이궁...
@수북강녕 님이 이 책을 여행기로 분류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옛날 사람들은 세계 여행 같은 것 잘 못 했을 것 같고 도스토옙스키는 왠지 골방에서 글만 썼을 것 같았는데 책의 앞 부분에 나오는 시베리아 유형 지도는 그렇다 치고 참 그 시절에도 여행을 많이 다니셨네요. 책의 부제가 '대문호의 공간을 다시 여행하다' 이기도 하고요.
공지를 보자마다 바로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을 했어요. 정말 도서관에선 어떻게 분류되는지 궁금해지네요. ^^ 댓글을 달때 @수북강녕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군요 ㅎㅎ
혹시 아직 자리가 있다면, 1명 그믐밤 신청합니다. 독서가 뿐만 아니라 작가도 제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늘 있어요. 얘기 들으러 가고 싶습니다!
재은님, 안녕하세요! 신청 확인 되셨습니다. 재은님의 작가 정체성, 그믐밤에서 함께 탐구해 보아요.
@도우리 네, 확인 감사합니다. 기대되네요 :)
@수북강녕 오, 시베리아 횡단열차! 저의 로망인데 현실은 파리발 서울행 특급열차만 밑줄그으며 읽었을 뿐이네요;
@느려터진달팽이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영화도 흥미롭게 봤던 생각이 납니다 열차에 대한 책으로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프랑스 칼레로 가는 열차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에 대한 이야기죠 애거서 크리스티는 고고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나일강의 죽음>이나 중동을 배경으로 한 <메소포타미아의 살인> 같은 추리소설도 어릴 때 읽었던 기억이네요 <매핑 도스토옙스키>를 이야기하다 말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네요 저같은 경우도 책을 완독하기 전에 감상을 나누는 일이 익숙하진 않은데요; 읽고 계신 부분들 나눠 주시면 이곳 저곳 기웃거리는 마음 다시 다잡고 시베리아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는 예전에 좀 더 나이들면 봐야겠다~ 했던 영환데 이젠 보면 그 갬성?을 느낄 수 있겠네요^^ 이집트 좋아하면서 나일강의 죽음도 안 보고 뭐했나 싶습니다; 기차 에세이로는 오지은님의 홋카이도 야간열차와 이러는 나도 행복하고 싶다였던가요? 유럽열차 일등석 타고 혼자 여행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정작 매핑 도스도옙스키를 아직;;
주문 예약해둔 책을 어제 수북강녕에 들러서 받고, 오늘 읽기 시작했습니다. 전자책을 주로 이용하지만 도서관에서 넘겨보니 집에 두었다가 나중에 딸이 자라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종이책으로 샀습니다. 오랜만에 손끝에 닿는 종이 느낌이 좋고 더 차근차근 읽게 됩니다. 추운 계절에 이 책 <매핑 도스토옙스키>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러시아’라는 나라에 생각이 미치는데요. 지금은 러시아 하면 부정적인 느낌부터 들고, 비호감 푸틴과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쟁, 그로 인하여 고통받는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니 안타깝네요. 책 앞부분을 읽다 보니 더 그 방향으로 생각이 흐릅니다. 도스토옙스키가 살아 있다면 뭐라고 했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되네요. p.34 빈곤, 질병, 죽음을 골자로 하는 고통은 인간의 조건이며 인간에 관한 모든 사유의 출발점이다. 그것은 일생 동안 대문호를 휘감은 가장 끈질기고 가장 집요한 관념이자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두드러진 테마다. p.39 연민이 지상 낙원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만일 연민마저 없다면 지상 지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조만간 팬데믹과 전쟁이 끝나 유럽이나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을 계획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청
* 5회 그믐밤 신청 방법 * ① '그믐밤 신청합니다'라고 쓰고 참여 인원과 짧은 사유를 적어주세요. 예) 2명 그믐밤 신청합니다 / 읽는 것을 넘어 쓰는 것도 고민 중인 요즘이라 세 분 작가님의 경험담 듣고 싶어요. ② 모임지기 도우리가 글타래로 '확인했습니다'라고 답글을 달면 확정입니다. 그리고 12월 22일 저녁 7시 29분까지 "수북강녕"으로 오시면 됩니다. (노쇼는 슬퍼요, 마음이 아플 거예요.) 벨1님, 그믐밤 신청 사유를 간략하게 적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절반쯤 읽는 중인데 책이 너무 흥미롭네요. 이제부턴 아껴 읽어야겠어요. 작품만 읽고 작가에는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다가 이번에 작가의 생애를 책 한 권으로 따라가다 보니 다른 작가에 관해서도 이런 책이 있다면 읽고 싶고(우선 떠오른 건 이 책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는 톨스토이), 여행기도 읽고 싶어졌어요. 특히 유럽 여행기요. 독서가 독서를 부르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글을 써서 먹고사는 게 쉽지 않은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었나 봐요. 도스토옙스키가 잡지 출간, 연재하면서 사업을 꾸려가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마틴 에덴>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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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by 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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