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창(큰창자) 안에 든 물질이 무엇인지는 알 겠어요. 큰창자를 씻을 때는 겉과 속을 뒤집 어서 빡빡 닦아낸다지요. 그래서 대창구이의 '알맹이'는 원래 창자 밖의 뱃가죽 안쪽에 끼어 있는 지방 덩어리입니다. 육식이란 남의 살을 내 살로 삼는 일이거니와 이 경우는 소의 복부비만을 우리 배에 옮기는 일이랄까요.
그런데 곱창(작은창자) 안에 든 곱의 정체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1) 기름? (2) 소화액? (3) 혹시 반쯤 소화된 사료(으윽)?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봐도 곱의 뜻은 다양합니다. 좋은 의미들은 아니더군요. (4) "지방이 엉겨 굳어진 것"일까요? (5) "눈곱"이라고 할 때의 곱은 아니면 좋겠네요. 결론은 유보. ”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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