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⑨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김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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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양이혀라 예전에 샤오롱바오 그냥 먹다가 입천장 홀라당 데일 뻔 했다가 그 이후로는 반드시 스푼에 육수 따라내고 먹어요;;
치렁치렁 불편한 옷을 입는 것도, 시간 낭비 같은 예법에 골몰하는 것도, 먹고사는 일에 도움이 안 되는 취미 생활에 매달리는 것도, 베블런이 보기에는 다 잘난 척하기 위해 하는 짓이죠. '나는 이렇게 불편한 옷을 입고도, 시간 낭비를 하고도, 먹 고사는 일에 신경 쓰지 않고도 잘살 수 있을 만큼 잘나간다'는 과시라나요. 미식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아는 것을 생존과는 상관없는 능 력입니다. 이런 능력을 쌓기 위해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점에서 미식은 궁극의 잘난 척입니다. 그렇다고 '미식이 졸부의 전유물'이라고 하면 미식가들은 억울할 거예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요컨대 닭 맛의 비밀은 보름이라도 더 살렸다가 잡는 것입니다. 그래야 쫄깃한 맛을 내 는 이노신산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1.5킬로그램밖에 안 나가는 어린 닭을 도축하지요. 영계백숙이나 흔히 먹는 치킨이 껍질은 기름져도 살코기 부분은 퍽퍽한 까닭 입니다.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달포 만에 죽이는 일과 보름을 더 살려두는 일, 어느 쪽이 더 잔인한지 저는 모르겠어요. 살아 있는 동안에도 닭은 즐겁지 않을 거예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돈을 적게 내고 많은 고기를 뜯는 것을 선량한 시민의 정당한 권리처럼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착하다'란 '값이 싸다'는 뜻일까요? 이것으로 충분할지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저도 이 부분 메모했습니다.
와닿는 문장이네요!
소비자가 쓰는 돈을 줄이면 중간의 누군가는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른바 '후려치고 쥐어짜는 구조'라는 거죠.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마르케스의 여느 작품처럼 이 이야기 역시 사실 같기도 하고 거짓말 같기도 합니다. 사실과 허구의 구별은 생각처럼 뚜렷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돼지와 사람, 먹는 쪽과 먹히는 쪽의 구분도 그렇고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앞에서 나온 좀비들이 사람을 먹는 것, 그리고 먹는 쪽과 먹히는 쪽의 구분, 그리고 식물과 동물에 대한 구분에 대해 생각하다가 좀비 개미, 그리고 좀비 거미를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채식 메뉴로 즐겨먹는 것 중 대표적인 버섯은 fungus, 진균에 속하죠. 진균은 실은 동물도 식물도 아닌 별개의 생물입니다. 바이러스나 기생충만큼 흥미로운 게 진균류인데 진균 중 어떤 건 죽은 개미나 거미의 몸에 침투해서 좀비처럼 조종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합니다. 그리고 계속 개미/거미의 몸을 잡아먹으면서 커지다가 결국 나중에는 그 몸의 밖으로 튀어나오죠. 또한 그렇게 튀어나오기 전에 개미들 집 위의 높은 곳으로 이동해서 자신의 포자를 개미집 위로 멀리 퍼뜨립니다. 완벽하죠? 참고로 이런 기생 진균은 특정 화학물질을 이용해 죽은 곤충들을 조종하고 현재 항암면역치료제의 후보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페니실린처럼 진균류는 화학물질의 보물창고와 같죠. 화학성분과 영양성분도 그렇지만 맛과 향도 뛰어나서 고가의 맛있는 트러플이나 송이버섯을 먹을 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동물과 식물과 바이러스나 진균처럼 이도 저도 아닌 것의 구분, 먹는 쪽과 먹히는 쪽의 구분,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의 구분.
다진 고기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고기의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고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재미있어요. 저자를 뵌 적이 있고 평소 페북 글을 읽고 하니 그분 이미지와 겹쳐져 읽는 재미가 있네요. 그나저나 양갱이 본래 그런 거였다니. 오오오.
전 양갱하면 설국열차의 양갱이 생각나서.. ㅜㅜ 한동안 못 먹을 듯..;;
전 양갱 안 좋아한다고 하면서, 누군가 개별 포장된 비싼 양갱을 주면 기를 쓰고 먹습니다. 심지어 맛있다고 느끼면서요 ㅎㅎ
@borumis @siouxsie 설국열차는 안 봤고 어떤 내용인지는 알지만 양갱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는데, 그냥 그 맛을 싫어하네요. @siouxsie 님, 비비의 밤양갱 노래 들으면서 양갱 이미지를 바꿔보세요. ^^
설국열차 안봤는데, 양갱이 왜요?! 저 좋아하는 간식이라 종종 만들어먹는데요…. 😮
그게 아니라 인간의 뭐로 만들지 않나요? 살인가, 내장인가... 본지 오래되서 기억이...ㅠ 전 봉준호 감독은 좋이하는데 박찬욱은 영...
@새벽서가 @stella15 설국열차 스포일러가 괜찮으시다면 영화 속 양갱의 정체는 아래 링크에 나옵니다. ^^ https://www.asiae.co.kr/article/2013080909203021763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님 영화입니다~.
악, 죄송합니다. 제가 쓸데없이 또 아는 척을했습니다. 저는 그 영화가 박찬욱인 줄 착각하고.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부턴 조심하겠슴다. ㅠ
무슨 말씀을요. 저도 사람 이름 자꾸 틀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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