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마당이 넓은 집이 필요하네요..기각!
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⑨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김태권)
D-29

borumis

borumis
실은 제가 채식을 하고 싶어서 인턴쉽을 특정 종교 때문에 고기 및 물고기 아닌 해산물(조개, 새우 등)을 금하고 급식으로 콩고기가 나오는 곳에서 했는데요. 거기서 고기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남편을 만났다는 아이러니가..;; 이 남편은 고기 냄새만 맡고서 소고긴지 돼지고긴지도 맞추지만..;; 고기요리는 제가 양념만 하게 하고 굽는 건 본인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그래서 심지어 직원이 구워주는 곳에 가도 본인이 직접 굽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참 여러가지 고기 음식이 있구나..하고 일년 내내 같은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커피우유만 마시고 지내도 불만 없는 맛알못인 저는 그런 남편과 이 책을 보면서 신기할 나름;; 그래도 기괴하지만 재치있는 그림과 조심스러운 척하면서 은근히 돌려까는 듯한 이 작가의 문체가 마음에 듭니다. 근데 장작가님 말대로 이건 채식보다는 육식에 대한 불편함에 대한 글인 듯..ㅎㅎㅎ 고기 이야기밖에 안 나오네요.. 그래도 실은 피터 싱어의 책을 읽고 나서 그런지 훨씬 덜 불편하고 쉬엄쉬엄 읽어나갔습니다.

siouxsie
이 책 위험한데요....'죽음의 밥상'인지 '고기를 못 끊는 사람들'인지를 한참 읽을 때,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계속 읽었더니, 그날 저녁에 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 고기 먹자고 했어요. 남편이 웬일이냐고 해서 책 때문이라고 했더니, 그러니까 그런 책들 읽으면 'OO에 대해 생각하지 마!' 효과랑 맞먹어서 더 먹고 싶어진다며;;;;

장맥주
'고기를 먹는다는 건 불편하긴 한데 맛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허허 그냥 체념하세요 그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먹는 거예요...' 하고 나긋나긋하게 말해주는 느낌이에요. 채식 결심에는 도움은 안 됩니다. ^^;;;

borumis
ㅋㅋㅋ 채식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안될듯한;;; 이 분 수요미식회 등 먹방 프로에 나오셔도 될 듯;

siouxsie
오우 기대를 더하네요
얼른 텀블러책 완독해야지^^

borumis
제 말이;; 심지어 첨 들어보는 고기들마저 함 먹어보고 싶게 만든다는;;

장맥주
“ 둘째, 여기에 대해서는 미식을 옹호하는 반론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취향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에게는 그 차이가 크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젓가락으로 만두피부터 쿡쿡 찌르는 사람에게는 샤오룽바오(小籠包)와 고기만두가 차이가 없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입천장을 델 만큼 뜨거운 즙이 중요하지요. ”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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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누구예요!!! 샤오롱바오 쿡쿡 찌르는 사람이?
혼나야 쓰겄네

장맥주
접니다! 뜨거운 샤오롱바오는 중국식 숟가락(탕츠라고 하는)에 올려놓고 젓가락으로 살짝 찢어서 새어 나오는 육수를 먼저 따라먹은 뒤 나머지를 먹으면 더 맛있답니다. 딘타이펑에 그렇게 먹으라고 안내문까지 적혀 있어요. ^^

siouxsie
아! 그렇게 촤악 찢어서 육즙부터 드시면 제대로 드시는 건데, 전 접시에 놓고 젓가락으로 콕콕 찍어서 육수 다 새나오게 만든 다음에 먹는다는 건 줄 알고 잠깐 흥분 했어요 ㅎㅎ
첨엔 멋도 모르고 그냥 입에 넣었다가 으아~~
근데 왜 지금 제 입에 침이 고이는거죠?
위험해 위험해.....

borumis
저도 고양이혀라 예전에 샤오롱바오 그냥 먹다가 입천장 홀라당 데일 뻔 했다가 그 이후로는 반드시 스푼에 육수 따라내고 먹어요;;

장맥주
“ 치렁치렁 불편한 옷을 입는 것도, 시간 낭비 같은 예법에 골몰하는 것도, 먹고사는 일에 도움이 안 되는 취미 생활에 매달리는 것도, 베블런이 보기에는 다 잘난 척하기 위해 하는 짓이죠. '나는 이렇게 불편한 옷을 입고도, 시간 낭비를 하고도, 먹 고사는 일에 신경 쓰지 않고도 잘살 수 있을 만큼 잘나간다'는 과시라나요. 미식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아는 것을 생존과는 상관없는 능 력입니다. 이런 능력을 쌓기 위해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점에서 미식은 궁극의 잘난 척입니다. 그렇다고 '미식이 졸부의 전유물'이라고 하면 미식가들은 억울할 거예요. ”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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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요컨대 닭 맛의 비밀은 보름이라도 더 살렸다가 잡는 것입니다. 그래야 쫄깃한 맛을 내 는 이노신산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1.5킬로그램밖에 안 나가는 어린 닭을 도축하지요. 영계백숙이나 흔히 먹는 치킨이 껍질은 기름져도 살코기 부분은 퍽퍽한 까닭 입니다. ”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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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달포 만에 죽이는 일과 보름을 더 살려두는 일, 어느 쪽이 더 잔인한지 저는 모르겠어요. 살아 있는 동안에도 닭은 즐겁지 않을 거예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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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돈을 적게 내고 많은 고기를 뜯는 것을 선량한 시민의 정당한 권리처럼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착하다'란 '값이 싸다'는 뜻일까요? 이것으로 충분할지요?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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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저도 이 부분 메모했습니다.

siouxsie
와닿는 문장이네요!

borumis
소비자가 쓰는 돈을 줄이면 중간의 누군가는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른바 '후려치고 쥐어짜는 구조'라는 거죠.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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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마르케스의 여느 작품처럼 이 이야기 역시 사실 같기도 하고 거짓말 같기도 합니다. 사실과 허구의 구별은 생각처럼 뚜렷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돼지와 사람, 먹는 쪽과 먹히는 쪽의 구분도 그렇고요. ”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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