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3월〕 이듬해 봄

D-29
3월 18일 (편지) '읽고 있어?' 오늘의 글에서 마음과 생각이 머문 문장들이에요 '시인이 다 산문을 잘 써.' '글에서 돌이랑 겨울냄새가 난다' '우리는 제자리에 있어' '내가 나를 못 참아서 쓰는 글이야' 시인이 산문을 잘 쓰는건...시를 쓰기위한 글쓰기가 시작이 아니었던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세상을 잘 느끼고 마음에 담다보니 그것이 글이되고 다시 시가되고 하는 과정들 속에 있었던거 아닐까해요. 그러니 산문도 잘 쓰는게 아닐지?ㅎㅎㅎ 다른 시인을 만나면 물어봐야겠네요.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중~ 좋은 산문집 있으면 추천해주세요..시인이 쓴 산문집이면 더 좋고요 ~~~~~~~~~ 글에서 냄새가 난다니~ 그런글 나도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퐈박 솟아 나네요 그런데, 잠시...돌냄새가 뭐였지하고 생각해보네요 돌냄새가 뭘까요? 오후엔 돌들을 찾아 킁킁거려봐야할지? 내가 감각하지 못하고 있는것들이 세상에 참 많네 하고 생각하게되네요 오늘은 질문이 가득생기는 날인가봅니다.ㅎㅎㅎ 제자리란 뭘까? 나를 참지못해서 글을 쓰게되는건 다행인것같아요. 질문을 가득안게 해준 오늘의 글이 저에게 무엇을남기게할지? 탐색하는 날이 되야겠다 생각해요^^
3월 19일 (시) '부적' 도마뱀 꼬리? 저는 도마뱀도 익숙하지 않는 동물인데요...그런데 도마뱀 꼬리라니요 그 잘려진 꼬리가 도마뱀의 꼬리인걸 알아봐준 사람도 대단한것 같아요 꼬리의 주인을 대신한 화냄이었을까요? 그 도마뱀은 자신의 신체가 잘려나감에 화를 내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좀더 생각이 진행되어~ 작가는 꼬리가 잘린 너는 화를 내야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그 일은 아프고, 화나는 일은 맞는데.. 손에 든 도마뱀 꼬리를 누군가 알아봐 주어, 당신, 슬픈 사람이네~라고 말해주는걸 보니 또 한명 누군가가 함께 있었나 싶어요 화난 사람에게 슬픈 사람이네라고 말해주는 또 한사람. 도마뱀 그 애의 비극은 꼬리를 발견한 사람,화난사람에게 슬픈사람이라 말하는 사람으로 움직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감정과 느낌의 실체가 변이되는 느낌을 받게되기도했어요. 온전히 어떤 느낌을 함께 공유하는것은 무엇일까? 그런것은 없나? 나에 맞게 해석되는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에 꼬리를 물어가는 날...입니다. 그런데, 제목이 왜 부적일까요?
태연히 지속되는 건물과 사람 안에서 보이는 얼굴들은 조금도 도마뱀이 아니다 누구도 아무도 더이상 도마뱀일 수는 없겠지 그런 세상에 살고 있었지
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pp.155-156 (3월 19일의 시, 부적), 신이인 지음
나와의 관계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꼬리를 잘라냈던 사람도 더 이상 도마뱀일 수 없게 된걸까요? 시인이 보는 우리 세계는 더 이상 한 번의 비극도 용납할 수 없는 세상인건지 궁금했어요. 그런 위험을 감수하기엔 우리 모두 각자의 삶만으로 너무 지쳐버렸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생에 단 한 번 겪는 비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지 궁금해요.
저는 도마뱀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 없어 꼬리를 잘랐을거라 생각되어요 태연히 지속되는 건물과 사람안에서 보이는 얼굴들은 조금도 도마뱀이 아니라고 말하고있네요.. 다시 만난 도마뱀은 원래알고 있는 도마뱀은 아니겠지만, 도마뱀에게는 진짜 자신의 삶을 살고있는 중 아닐까 생각하게도되어요
비극은 내가 편하다고 했고 내 귀에 대고 주인의 안부를 전하고 믿게 해주었다 곁에 남아주었다 그리하여 나 슬프지 않았다 슬플 리 없었다
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p.156 (3월 19일의 시, 부적), 신이인 지음
행복은 안간힘을 써서 붙잡아야하지만 상처에서 새어나온 비극은 영원히 흉터처럼 남아있을 수 밖에 있으니 더 편한 관계로 읽힐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쉽게 우울함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로 우울에 익숙해지는 현상을 꼽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런 비슷한 뉘앙스일까 싶어요. 슬픔에 젖어 과거를 회상하는 편이 아무래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 미지의 미래를 여행하는 것보단 편할테니까요.
흉터, 흔적 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것들을 저는 그리 좋아하지않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화가가 한 인터뷰 속 글이 생각이나네요 그날그날의 감정에 충실하길원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흔적이 남는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흔적, 상처, 흉터가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것일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하게되네요
막연하게 ‘부적이 도대체 무슨 용도더라?‘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감상을 남기기 전에 인터넷 검색 부터 했어요. 제가 알고 있던 액운을 맞고 행운을 부르는 용도 말고도, 온갖 좋은 것들, 그러니까 재물운이나 사랑을 부르는 용도로도 쓰이더라고요. 액운을 내보내고 행운을 불러들이는 양 방향 문 같은 도구인가봐요. 책이나 영화, 드라마 같은 매체에서나 부적을 봤지 직접 부적을 본 적은 거의 없어서 새삼스레 부적의 의미를 되새겨봤어요. 오늘의 시도 더 잘 이해될까 싶기도 했구요.
두 번째로 도마뱀 꼬리가 액운을 막는 상징으로 쓰이나, 싶어서 비슷한 키워드로 몇 번 더 검색을 해봤어요. 실생활에서 도마뱀 꼬리 그 자체를 액맞이 용도로 쓰이는 문화나 그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의외로 온라인 게임 속에서 ‘체력 회복‘ 혹은 그 외 비슷한 효능을 주는 아이템으로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아마 도마뱀이 부분(꼬리)를 내어주고 전체(목숨)을 건지는 특징 때문에 서양권에서 도마뱀을 재생(regrowth)혹은 부활 같은 상징으로 통해서인 것 같아요. 도마뱀 꼬리 그 자체보다는 도마뱀에게 부여 된 이미지 같은거죠. 중요한 건 죽은 꼬리가 아니라 살아남은 도마뱀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져서 오늘 시가 조금 더 서글프게 읽히는 것 같아요.
시에서 나는, 나와의 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가 끊어낸 상대의 부분을 손에 쥐고 살고 있는거잖아요. 볼 때마다 다시 볼 수 없는 그 사람이 떠오르는 비극적인 과거의 상처면서, 동시에 나에게는 그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유일한 상징이란 점에서 더더욱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점이 참 서글프고 공감 가는 부분이었어요. 물건은 보잘 것 없는데, 그걸 준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거나 그 물건에 담긴 의미가 좋아서 버리지도 못하고 창고 구석에 박아두는 것들이 있잖아요. 창고나 서랍장에 처박아둔 물건들이 몇몇 생각나기도 했어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위협을 느꼈다는 사실도, 그래서 자신의 몸을 잘라내는 어려움을 감수했다는것도 좀 슬프게 다가와요 그런 관계안에서 도마뱀같은 처지에 놓인 그 누군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저는 하금님이 얘기하신 버리지못한 물건들을 몇해전 거의 다 버렸었네요 좀아쉽기도 했지만, 다시 생각나지는 않네요ㅎㅎㅎ
하금님 글을 읽으니, 저도 예전에 들었던 도마뱀이야기가 생각이나네요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꼬리를 자르는것이고, 그것을 자절이라고 한다는것.. 가재나 거미고 비슷한 자절행동을 한다네요 게임아이템에서도 등장한다니 재미있네요ㅎㅎㅎ
저도 부적을 직접 본적이없네요.. 좋은일이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만들어낸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물건? 종이 정도로 생각해왔던것 같아요
오늘은 생일 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사용할 겸, 스타벅스에 왔어요. 스타벅스는 이런 교환권이나 기프티콘이 있어야 오게 되는 것 같아요ㅎㅎ 오늘은 다들 어디서 책을 읽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특히 나의 글을 주제로 삼아서는 결코 말하고 싶지 않다. 이상하게도 그건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p.159 (3월 20일의 노트, 무제), 신이인 지음
운이 나쁘다면 취향과 지식을 자랑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버리고 만다. 그러면 망한 것이다. 나는 근황을 묻고, 근황을 말한다.
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p.159 (3월 20일의 노트, 무제), 신이인 지음
친구랑 나누기 좋은 대화, 알맞은 주제는 무엇일까? 저도 이 고민을 대학 졸업하고 뒤늦게 해봤던 것 같아요. 그나마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그러니까 평가 당할까봐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한테만 조용히 물어본 적 있어요. 너는 나랑 얘기하는 거 재밌느냐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별 걸 다 묻는다고 나무라는 듯한 표정만 기억나고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대신 그런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 그대로 대화를 나눠도 괜찮은 사이가 우리 사이라는 확신을 얻었던건 확실해요. 친구는 그런 사이 같아요. 내 안에 들어이쓴게 납이어도 금이어도 꺼내서 보여줄 수 있는 사이. 내 속에 있던 납덩이가 그 애들의 가슴 속에 들어가 무게를 얹으면 어떡하지 걱정할 수는 있지만, 그 걱정에도 불구하고 나눌 수 있는 사이가 친구라는 걸 시인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로에게 신세 지지 않고 살아가는 친구 사이는 세상에 없잖아요.
친구로 지내고 싶은 이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p.160 (3월 20일의 노트, 무제), 신이인 지음
이런 행동을 ‘뚝딱거리다‘라고들 하잖아요, 사람들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본능에 입력 된 최대한의 예의를 출력하는 상태를 묘사하는 말 치고는 꽤 귀엽다고 생각해요. 오늘의 노트에 담긴 ‘뚝딱거림‘은 단어에 담긴 고장난 로봇 같은 어색한 움직임 보다는, 안에 무거운 것을 담고 움직이는 육중한 답답함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긴하지만요. ‘덜컹거림‘이 조금 더 알맞은 표현일 것 같아요. 적정량보다 더 많은 화물을 싣고 그걸 칭칭 도여매고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소형 트럭 같기도하고... 험한 길을 오밤중에 헤드라이트에 의존해서 달리는 자동차 같단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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