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승마에 대한 찬양은 좀 어리둥절하네요. 다른 챕터랑 톤이나 논리의 밀도가 달라서요. 쇤부르크 저자님이 승마를 정말 좋아하시나 봅니다.
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⑧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알렉산더 폰 쇤..)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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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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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장맥주님의 대화: 9장 승마에 대한 찬양은 좀 어리둥절하네요. 다른 챕터랑 톤이나 논리의 밀도가 달라서요. 쇤부르크 저자님이 승마를 정말 좋아하시나 봅니다.
10장은 더 괴상한데요. 아니, 이게 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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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환경운동을 비방하는 근거로 종종 일종의 새로운 민간종교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슬라보예 지젝은 녹색 사고를 “대중을 위한 아편, 즉 쇠퇴하는 종교를 대체하고 과거 종교가 지녔던 근원적인 기능을 떠안고 기후 연구자들과 동맹을 맺어 예언자 그레타라는 의심의 여지 없는 권위자를 세워놓은 아편”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어떤 형태로든 종교적인 것에 반감을 갖지 않는 나한테는 이런 비판도 별 효과가 없다. 더구나 근대 개인주의에 아부하면서 한술 더 떠 과학과 신앙이 제휴한 토대 위에 서 있는 신흥종교라는 최신 현상 앞에서 사람들이 존경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이 있다. 종교적 성격마저 띠는 생태학적 책임 의식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을까? 자연이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이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일까?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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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G. K. 체스터턴에 따르면 무신론자란 없고 자신이 뭘 믿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아마도 — 계몽주의와 종교적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 종교적 감정은 우리의 타고난 본성이 아닐까?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에 참여하고 무언가 위대한 것을 믿고 싶은 것이야말로 우리 안에 깊숙이 뿌리박힌 욕구인 듯하다. 이 세계가 최악의 기후재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믿음으로써 세속화된 현대사회는 의미와 내용을 약속받는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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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자체로 죄가 있다는 뿌리 깊은 감정은 서구 문명의 주요 원형적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아담은 어째서 하느님 앞에 몸을 숨겼을까? 스스로 잘못을 저질렀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 카프카의 소설 《소송》의 주인공인 피고 요제프 K.는 어째서 자신이 고발당한 이유를 끝까지 듣지 못할까? 그는 무조건 유죄이기 때문이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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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생태주의를 유대-기독교의 변종으로 이해하면 생태주의의 유머를 모르는 성격과 신종 환경운동과 함께 새로이 깨어난 권위적이고 경건한 사고방식도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녹색 각성에 담긴 역설은, 그것이 원래 울트라 자유주의에 기원을 둔 급진적인 저항운동에서 출발했음에도 줄곧 전체주의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인내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존의 정치적 활동 방식은 녹색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합의를 추구하는 정치적 일상은 환경주의자들의 사고방식에는 낯선 것이었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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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녹색당 정치인들은 흔히 권위적인 우익 포퓰리스트들과는 반대되는 타입으로 떠받들어지곤 한다. 하지만 스위스의 역사학자 루시앙 셰러 Lucien Scherrer의 말처럼 “인류 구원의 열쇠를 안다고 확신하는 자는 반민주적 태도로 돌변할 위험이 크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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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정말이지 이제부터 제대로 기후 보호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면 경제와 사회 전반은 물론 우리 일상의 혁명적 변화가 필수적이다. 생태학적 의제들이 갑자기 유권자들에게 큰 비용을 청구한다면, 그 무수한 변화를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낼 수 있을까? 세계의 구원이라는 더 큰 선을 위해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얼마나 포기할 수 있을까? ‘비상시’ 얼마나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해야 할까? 또 비상 상황이 언제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일까? 1960년대 독일 대학생들은 비상사태법에 반대하며 길거리로 나섰는데, 지금이야말로 비상사태가 필요한 때이다. 여기서 고려할 점은 두 가지다. 첫째, 비상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개인의 자유권 침해도 커진다. 둘째, “비상시에는 법이 따로 없다”는 명언대로 시민의 인권을 박탈하고자 일부러 비상사태를 선포한 독재 정부도 있었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싸우는 자들은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으며, 공포가 퍼지면 누구나 쉽게 밟혀 죽는 법이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 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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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런데 녹색당을 찍는 도시 엘리트층은 도덕적 이중잣대에 빠져 심리학에서 ‘셀프 라이선싱self-licensing’이라 하는 ‘도덕적 자기합리화’에 나선다. 녹색당에 표를 주고 유기농 마켓에서 공정무역 제품만 구매함으로써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스키 휴가를 떠나는 자기 행동을 정당화한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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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머리 말리기
이런 건 잊어버리자! 헤어드라이어를 5분만 사용해도 60그램의 탄소가 배출된다.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는 사람은 남극에 온돌을 놓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수건으로도 얼마든지 머리를 말릴 수 있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 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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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머리 말리기
이런 건 잊어버리자! 헤어드라이어를 5분만 사용해도 60그램의 탄소가 배출된다.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는 사람은 남극에 온돌을 놓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수건으로도 얼마든지 머리를 말릴 수 있다. "
스타일링 때문에 드라이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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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놀랍게도 누구보다 진보적이고 건강과 자연을 챙기는 이들이 문신용 잉크에 포함된 독성물질은 간과하고 있다. 가령 검정 문신 잉크에는 검댕 외에도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PAH’가 들어 있다. 유기농 식품을 고집하면서 문신을 하는 것은 크리스탈 메스(합성마약의 일종–옮긴이)를 흡입하면서 강황 가루 스무디의 항산화 효과에 대해 열심히 떠들어대는 경우와 비슷하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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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놀랍게도 누구보다 진보적이고 건강과 자연을 챙기는 이들이 문신용 잉크에 포함된 독성물질은 간과하고 있다. 가령 검정 문신 잉크에는 검댕 외에도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PAH’가 들어 있다. 유기농 식품을 고집하면서 문신을 하는 것은 크리스탈 메스(합성마약의 일종–옮긴이)를 흡입하면서 강황 가루 스무디의 항산화 효과에 대해 열심히 떠들어대는 경우와 비슷하다. "
저 몸에 문신 많은데... 근데 문신이 환경에 안 좋다는 건가요, 건강에 안 좋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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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비누를 직접 만들 생각인가? 그런 일은 열성적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맡겨두자. 파는 제품을 사도 상관없다. 거대 기업과 차별화하고자 여러 화장품 회사가 일찌감치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책임을 지는 일에 눈을 떴다.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 회사들이 더욱더 책임감 있게 자연 자원을 활용하고자 애쓴다면 소비자로서 그런 노력을 응원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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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런던을 본거지로 둔 ‘멸종 저항 Extinction Rebellion’ 소속의 환경 무정부주의자들이 소동을 피울 때 이들이 선호하는 접선 장소는 로열 더치 쉘 Royal Dutch Shell과 브리티시 페트롤륨 BP이다. 그런데 너무 쉬운 길을 택한 게 아닐까? 서방의 에너지 대기업들의 총생산량을 전부 합하면 전 세계 석유 채굴량의 10퍼센트에 불과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거대 국영기업에 맞서 채굴 현장에서 시위를 한다면 이야말로 훨씬 용기 있는 행 동일 것이다. 다만 대중의 박수갈채를 기대할 수 있는 런던같이 안전한 장소에 비한다면 확실히 생명에 지장이 있는 위험한 선택이긴 하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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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레타 툰베리가 2019년 뉴욕에서 했던 유명한 유엔 기 후행동 환경정상회의 연설로 돌아가 (‘미래를 위한 금요일’ 항목 참조) 그녀가 들려준 허튼소리에 주목해 보자. “당신들은 공허한 말들로 내 꿈과 유년을 빼앗아 갔어요!” 정말로 그럴까? 살만한 세상을 물려주게끔 어른들에게 책임감을 일깨우는 것은 젊은이들의 정당한 요구다. 그러나 빼앗긴 유년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레타의 먼 조상이 살던 시절의 유럽에서는 태어난 아이 다섯 중 하나는 젖먹이 시절을 벗어나기도 전에 죽었다. 지금은 아동 사망률이 1퍼센트도 안 된다. 그레타는 조상들은 꿈도 못 꾸었을 삶을 누리고 있다.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하고, 보편적 의료 서비스를 받고, 사회보장 혜택을 받고 있다. 풍요로운 스웨덴에서 자란 소녀의 “당신들은 내 유년을 빼앗아 갔어요”라는 말은 낯설고 오만하게 들린다. 전기나 수돗물도 없이 병원 문턱도 밟지 못하는 튀니지나 시리아 또는 내몽고의 어린이가 그랬다면 훨씬 호소력이 있었을지 모른다. 물론 부모에게 던지는 무의식적인 메시지라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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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완독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윤리적인 소비라는 게 아직 개념이 명확치 않아서, 꼼꼼히 따져보면 말이 안 되는 구호도 많습니다. 저자가 그런 부분을 지적할 때는 날카롭습니다. 그런데 가끔 비약이 지나치다거나 초점이 안 맞을 때도 있어 보이고, 문제점을 지적할 때가 아니라 제안을 할 때에는 저자의 주장 역시 성긴 듯합니다. 근본적으로는 '개인들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사소한 실천'이 과연 이 모든 문제의 답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개인적 실천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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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siouxsie님의 대화: 제가 예전에 동물로 태어난다면 패리스 힐튼의 강아지로 태어나는 게 꿈인 시절도 있었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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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장맥주님의 대화: 10장은 더 괴상한데요. 아니, 이게 끝이여?
마지막 두 챕터는 승마와 녹색당 찬양으로 끝맺운 느낌이라 완독하고 뭔가 찝찝한데~~? 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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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장맥주님의 대화: 저 몸에 문신 많은데... 근데 문신이 환경에 안 좋다는 건가요, 건강에 안 좋다는 건가요?
건강에 안좋다는 걸로 읽혀요. 장맥주님 문신 많으시다니 그것도 놀라워요. 주사 잘 맞고 고통을 잘 첨는 편이긴한데 문신은 겁나서 못하고 있는 1 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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