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혼자 읽기

D-29
《논어》(현대지성) 문장 수집하며 혼자 읽기
『논어』는 문장이 간략하지만 함축하는 것이 많아 예로부터 그 해석을 둘러싸고 여러 견해가 속출하였다. 송나라 대유학자인 주희가 『논어집주論語集注』를 저술하여 『논어』 해석에 비판할 수 없는 절대적 권위를 부여한 이래 『논어』는 어떠한 다른 시각도 허용되지 않는 교조화 과정을 걸었다.
논어 (무삭제 완역본)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특히 이러한 경향은 성리학이 압도적이고 전일적으로 지배했던 조선 사회에서 더욱 강화되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 현상은 근본적으로 바꿔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러한 일종의 ‘쇄국주의적인’ 경향을 넘어 널리 소통하고 ‘혁신’하는 시각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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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해석의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 공자가 살았던 당시 원어原語의 의미와 이후의 의미가 서로 상이하며, 특히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해당 한자어의 의미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논어』가 만들어졌던 공자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의하여 추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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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여러 요인들에 의하여 현재 『논어』 해석에서는 정확하지 못하고 부합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그간 『논어』 첫 문장인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는 “배우고 때로 익히니”로 해석되어 왔다. 이러한 해석은 이후 유학을 사회적 실천에서 분리시키고 ‘수신修身’의 개인적 차원과 ‘이론’의 추상성에만 가두는 틀로서 작동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습習’이라는 한자의 본래 뜻은 ‘어린 새가 날기를 연습하다’로서 어디까지나 ‘실천하다’로 해석되어야 한다. 실제 공자는 『논어』 「자로子路」 편에서 ‘언지필가행야言之必可行也’(말을 하게 되면 반드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여 지행합일知行合一, 즉 실천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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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논어』 「학이」 편의 ‘무우불여기자無友不如己者’는 이제껏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교류하지 말라”로 해석되어왔다. 하지만 이는 대교육자인 공자의 교육 원칙에 철저히 위배된다. 마땅히 “자기와 길이 같지 않은 사람과 교류하지 말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런가하면 「이인里仁」 편에 나오는 ‘군자회형君子懷刑’은 기존에 흔히 ‘형벌’이나 ‘법도’로 해석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공자와 유가의 주장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공자가 강조하고 중시한 것은 어디까지나 예禮와 인仁이었지 결코 법法이나 형벌이 아니었다. 여기에서 ‘형刑’은 ‘형型’이라는 한자어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고, 이러한 용법은 공자가 살았던 당시 일반적인 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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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논어』 「태백」 편의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에 대한 기존의 해석은 “백성은 도리道理를 따르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원리原理를 알게 할 수는 없다.”였다. 특히 이러한 해석은 공자의 ‘우민愚民’ 사상을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민본民本 사상을 근본으로 삼는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와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이 글의 올바른 해석은 “백성들을 교화하고 이끌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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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 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공자가 말했다. “배우고 때에 맞춰 이를 실천하니 이 아니 즐거운가! 벗이 먼 지방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아쉬워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해 설 : 여기에서 ‘습習’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익히다’의 의미보다는 ‘실천’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습習’이라는 한자의 본래 뜻은 ‘어린 새가 날기를 연습하다’는 것이며, 공자가 강조한 것은 어디까지나 ‘학이치용學以致用’이고 ‘실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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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聖經의 첫 구절은 창세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논어論語』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부터 시작된다. 『논어』의 첫 장은 인생의 출발점으로서의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이고, 그 마지막은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이다. 그리하여 『논어』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수양하고 최선을 다하는 길을 기술하고 있다. 『논어』의 마지막 장은 ‘자왈: 불지명무이위군자야子曰: 不知命無以爲君子也’로서 군자로 시작하여 군자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군자君子’라는 용어는 『논어』에서 무려 107번이나 출현하고 있다. 본래 ‘군자’란 ‘고귀한 남자’, 혹은 ‘지위가 높은 남자’를 가리키는 용어였는데, 공자는 이러한 군자의 의미를 ‘지위’가 아닌 ‘도덕’을 뜻하는 용어로 변화시켰다. 즉, ‘군자’라는 말은 공자에 의해 ‘위位’에서 ‘덕德’으로 전화된 것이었다. 결국 공자가 『논어』를 통하여 시종 제시하는 길은 인간 세상에서 자기 인격의 완성을 지향하는 군자의 길이다. 이는 주로 하느님에게 귀의하고 기도하는 것을 기술하는 성경의 세계와 전혀 다르다. 그리고 이것은 동양과 서양의 사유 방식과 철학 체계의 커다란 차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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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공자가 말했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늘어놓고 용모가 빼어난 자들이 인덕仁德한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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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 증자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여붕 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증자(증삼)가 말했다. “나는 매일 나 자신을 세 번 반성한다. 남을 위하여 일을 하는 데 최선을 다했는가? 벗들과 교류함에 믿음을 주었는가? 스승께 배운 것을 실천했는가?” 해 설: 여기에서 ‘충忠’은 “국가에 충성하다”의 ‘충성’의 의미가 아니라 ‘진심왈충盡心曰忠’, 즉 “마음을 다하다”의 뜻이다. 『설문說文』에서 ‘신信’은 “신, 성야信, 誠也”로 풀이된다. 그리하여 ‘신信’은 ‘성誠’의 외화外化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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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 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 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 欲不踰矩. 욕불유구 공자가 말했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學問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자립自立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迷惑되지 않았고, 쉰 살에는 천명天命을 알았으며, 예순 살에는 어떤 말이든 그대로 이해되었다. 그리고 일흔 살에는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법도法度를 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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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자왈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공자가 말했다. “옛 것을 공부하고 배운 바를 익혀 이로써 새로운 것을 알면 곧 스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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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君子不器. 자왈 군자불기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마땅히 큰 그릇이어야 한다.” 해 설 : 이 구절은 기본에 “군자는 그릇처럼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고대 한어에서 ‘불不’과 ‘비丕’는 많은 경우 혼용되어 사용되었다. 여기에서 비丕는 대大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군자불기君子不器를 “군자는 마땅히 큰 그릇이어야 한다.”로 해석하는 것이 “군자는 그릇처럼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라고 해석하는 것보다 타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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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공자가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해 설 : ‘망罔’은 ‘미혹되다’, ‘실의失意하다’, ‘낙담하여 멍하게 되다’의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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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由! 誨女, 知之乎. 知之爲知之,不知爲不 자왈 유 회여 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 知, 是知也. 지 시지야 공자가 말했다. “유由야! 너에게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해 설 : 이 구절은 가장 소박하고 가장 평이한 언어로 표현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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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자왈 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 공자가 말했다. “살고 있는 곳에 인덕仁德이 있어야 비로소 좋은 것이니, 선택한 곳에서 인덕을 느낄 수 없다면 어떻게 이곳에 인덕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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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巧言令色足恭,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匿 자왈 교언영색주공 좌구명치지 구역치지 익 怨而友其人,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원이우기인 좌구명치지 구역치지 공자가 말했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좋아하는 척 하는 모습 그리고 지나친 공손을 좌구명左丘明이 수치로 여겼는데, 나 또한 이를 수치로 여긴다. 원망을 감추고 사람과 사귀는 것을 좌구명이 수치로 여겼는데, 나 또한 이를 수치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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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四十五 자왈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사십오 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 십이무문언 사역부족외야이 공자가 말했다. “젊은이들을 경외해야 할 것이니 어찌 그들의 내일이 지금 사람들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40, 50세가 되어도 알려짐이 없으면 그 또한 두려워할 것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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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 자왈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화합하지만 동일하지 않으며, 소인은 동일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 해설 : 『논어』에는 주옥과도 같은 수많은 명구가 있지만, 바로 이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야말로 명구 중의 명구라 할 수 있다. 실로 촌철살인, 심금을 울리는 금언이다. 특히 구동존이求同存異, 즉 ‘차이점은 우선 보류하고 먼저 공통점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보는 ‘동이불화同而不和’는 그다지 큰 차이점도 없으면서 아예 눈을 감고 ‘무조건 반대’만 내세우는 오늘의 정치 현실에 대한 신랄한 풍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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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鄕 자공문왈 향인개호지 하여 자왈 미가야 향 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 인개오지 하여 자왈 미가야 불여향인지선자 好之, 其不善者惡之. 호지 기불선자오지 자공이 “고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아직 부족하다.” 다시 자공이 “고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역시 아직 부족하다. 가장 좋은 사람은 고을 사람 중 좋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고, 나쁜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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