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발행편집인과 함께 읽기] <시간의 연대기-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함께 읽기

D-29
일본 정부는 조선, 만주, 중국의 시간을 모두 일본의 시간으로 단일화하고 있었다.(…)일본중앙표준시를 적용한 이유는(…)시간을 통일하여 전쟁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82-383, 이창익 지음
(…) 라디오는 생각의 통일, 행동의 통일, 말의 통일을 달성함으로써 모든 사람을 같은 시간 안에 가둘 수 있는 막강한 근대적인 장치였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00, 이창익 지음
한떄 라디오를 껴안고 품으며 애지중지하던 시간이 있었어요. 그 시간이 지나고 라디오와 함께 소환되던 사람들, 기억들, 각별했던 음악과 뮤지션, 그런 것들로 이루어진 존재인 라디오가, 근대화의 식민지 시절엔 체제 강화를 위한 도구였던 점을 새로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 타격감이 큽니다요.
@poiein 일제강점기 때는 라디오였고, 이후에는 티비 아마도 신문 등등 매스미디어의 기능 중에 '체제 강화 도구' 그런 게 있겠다 싶습니다. 3주 차에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던 문제를 말씀해주셨네요.
예, 라디오가 체제 강화 도구로서 기능한 사실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TV의 경우, 제 기억에 평화의 댐 기금 모금, IMF 당시 금모으기 등 특정 집단의 자본 축적 도구로서 매우 유용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자의 피땀이 깃든 책입니다. 이런 책은 아름다울 수 밖에요.
라디오에 의해 비로소 전 국민의 행동에 동시성을 부여하는 일이 가능해졌고, 라디오 체조회는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하는 무수한 인간을 탄생시켰다. 의례 즉 리추얼(ritual)의 가장 기초적인 특징은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서로 다른 인간이 '하나의 인간'으로 잠시 변신하는 것이다. 라디오는 일정한 공간 안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동시적인 리추얼을 가능하게 했다. 모든 종교가 그토록 염원하던 완전한 리추얼, 절대적인 리추얼이 탄생한 것이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40, 이창익 지음
하나의 채널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채널이 다양해서 시청자에게 선택이 가능하다면, 일방적인 송출이더라도 완벽한 통일은 힘들었을 텐데 말이에요.
결국 시헌력에서 시간의 의미는 ‘길흉’이었다. (…) 어쩌면 시헌력은 시간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은 인간을 지향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94-p.495, 이창익 지음
많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길흉 선택에 구애받지 않는 느슨한 시간을 살았다. (…) 여유 있는 자들만이 길흉을 따져 가며 시간의 질을 측정하는 것이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519, 이창익 지음
5장 달력의 연대기는 제게 친숙한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집안 어른들이 윤달을 꼽으며 대소사를 결정하던 모습, 동네 여러 집에서 수의를 함께 맞추던 일(지금의 공동구매였어요), 이사는 '손 없는 날'에 한다고 했을 때 어린 마음에 손이 없다는 게 무슨 뜻일까 궁금해 했던 기억도 있고요, 서쪽으로 이사하면 집안에 큰 우환이 있다는 말에 점 찍어 뒀던 집을 미련없이 제외시키고 이사 갈 동네를 정하던 모습, 결국 이러한 모습들에 화를 피하고자 했던 불안과 두려움이 기저에 있었을 엄마가 생각났습니다. 당시엔 드물게 70년대부터 경제 활동을 했던 엄마였기에 길흉을 따지며 집안의 대소사를 치뤄겠다는 점도 생각해 봤습니다. 일력의 경우, 개신교의 선교와 맥이 닿아 있다는 점(p.516)이 흥미로웠구요. 연호 선포 이전, 중국 황제에게 시간을 받아 왔지만 연호 사용과 함께 조선 황제에 의한 시간의 하사(p.528)가 이뤄졌다는 대목에서 식민지 역사의 골이 깊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어요.
1920년대 중반에서 1930년대 중반 사이에 조선 각 지역의 시계 보급률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었다. 또한 1920년대 중후반 이후로는 표준시를 알려줌으로써 모든 시계를 통일하는 시보 수단이 차츰 오포에서 사이렌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제는 각 가정이 소유한 모든 시계에 같은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모든 사람의 시계 시간을 통일하는 것,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 안에 살면서 서로 교류하게 하는 알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231, 이창익 지음
시계들의 일치가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은 시간에 멈추거나 움직일 때,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만날때 같은 시간에 비슷한 의미를 부여할 때 시간이라는 것이 생성된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306, 이창익 지음
1920년대 초반까지도 일본의 일반인에게는 '초'라는 시간 관념이 없었다. 여전히 오포가 표준시간을 알리는 시보의 중추였고 오포로는 '초'라는 관념이 생성되기 힘들었던 것이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325, 이창익 지음
♣ 한발 늦었지만 3장을 마치며 소소히 느끼는 점은.... ♣ 이 책 읽기가 ( 제가 읽은 부분 1910~1930년대 후반까지로 봤을 때) 이전에 제가 읽은 소설들 특히 일제강점기 우리 작가가 쓴 소설 혹은 그 무렵 일본의 작가가 쓴 소설이 다시 읽고 싶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ㅎㅎ 이제 그 시기 소설을 다시 읽으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비어있던 행간을 채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마저 생깁니다
@글빛 이 책 신간 소개 중에 한겨레 최재봉 기자님(문학 담당으로 유명하신 기자님) 기사가 있는데, '이상의 날개의 주인공이 정오에 듣던 사이렌 소리'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역사가 그렇게 연결되는구나 감탄하며 기사 읽었습니다. 글빛님도 소설을 떠올리셨네요.^^
벌써 3주가 되었군요. 음.. 처음부터 감탄한 것이지만 더 늦기 전에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_+ 저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소제목들에 감탄하고 또 감탄해요. 어떤 소제목들은 거기에 나온 표현들을 외웠다가 다음에 독후감 쓸때 사용해야겠다 싶기도 하구요. 4장 첫 번째 글 <표준시의 역사> 에 등장하는 소제목들도 참 인상 깊습니다. ‘표준시의 식민화와 탈식민화’, ‘하나의 시간이라는 폭력’ 책 을 읽다가 중간중간 공책에 소제목들을 적어보곤 한답니다.
@우주먼지밍 소제목의 매력을 느끼셨다니 책의 매력을 다 간파^^하신 거 같아 기쁩니다. 정확한 기록을 목표로 하는 책이라 저자의 유려한 문체를 발휘할 기회가 적은데요. 프롤로그 에필로그랑 소제목에서 살짝^^ 발휘하셨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만주국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지면 국민 생활에서도 매일 한 시간씩 잉여 시간이 생기고, 이것을 산업 개발과 토지 개척 등에 사용하면 국익과 민복이 증진될 거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써머 타임’을 실시하고 여름에 한 시간씩 시간을 앞당겨 잉여 시간으로 놀라운 결과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름만이 아니라 1년 내내 ‘써머 타임‘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81-382, 이창익 지음
이처럼 식민화된다는 것은 고유의 시간을 수탈당하고 자연의 리듬과 맞지 않는 ‘식민지의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82, 이창익 지음
이처럼 일본의 식민지 건설은 그 나라의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서로 다른 표준시를 사용해야 마땅한 지역들에 무리하게 일본중앙표준시를 적용한 이유는 사실상 시간을 통일하여 전쟁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83, 이창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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