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삶의 차이는 삶이 두루뭉술하게 세부사항으로 가득차 있으면서도 우리를 그 세부사항에 주목하도록 거의 이끌지 않는 반면, 문학은 우리에게 세부사항을 알아차리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어머니가 나에게 키스하기 직전 당신 입술을 닦으시는 모습, 디젤엔진이 맥없이 공회전하고 있을 때 런던 택시가 드르륵거리는 소리, 오래된 가죽 재킷에 고기 조각의 지방 줄무늬 같은 흰 줄이 가 있는 모양, 갓 내린 눈이 발밑에서 ‘뽀드득’거리는 느낌, 아기의 팔이 너무도 통통해서 끈으로 묶어놓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 등을 알아차리는 법을 문학은 가르쳐준다.
이 지도과정은 변증법적이다. 문학이 우리를 좀더 삶을 잘 알아차리는 사람으로 만들면, 우리는 삶 자체에서 실습하게 되고, 그리하여 이것이 우리를 문학의 세부사항을 좀더 잘 읽는 독자로 만들면, 그것이 이번에는 우리를 삶을 좀더 잘 읽는 사람으로 만든다. 이런 과정이 이어지는 것이다. ”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76쪽, 제임스 우드 지음, 설준규.설연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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