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⑦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 짐 메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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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애를 키우는 엄마가 돈을 아끼고 아껴서 자신과 아이가 먹을 삶은 강낭콩 한 캔이랑 흰빵을 조금 사게 되었다고 해봅시다. 그녀가 쓰레기통을 뒤질 마음만 있다면, 더 많은 음식을 공짜로 얻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녀는 문화적 수치심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경우, 쓰레기를 뒤지는 일은 문화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에 관련한 기술도 있고, 신념도 있죠.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쓰레기 뒤지기의 더 좋은 점은 소비의 전체 과정에 돈을 들고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심지어 유기농 식품조차도 소비 경제의 일부입니다. 쓰레기 뒤지기는 진실로 소비자의 사슬을 끊는 행동입니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그들의 생각에는 유기농은 진짜 대안이 아니었다. 셰인은 어떤 식의 지역사회 후원식 농업과 유기농 협동업체들은 진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기 생각으로는 “지역 여피족 전용 유기농 가게”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쓰레기 뒤지기는 좀 더 급진적이다. “그것은 후퇴 행동이죠. 산업적인 식품 생산과 마케팅의 전 과정에서 후퇴하는 겁니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모든 것을 떠나서, 이런 방식의 먹을거리 확보는 재미가 넘쳐 보였다. “시스템에 맞서 매일 승리를 거두는 거죠. 사람들은 매일 집에 돌아와서 ‘오늘도 승리했다’고 말하겠죠. 작은 승리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야말로 매일 대승을 하고 있답니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빵집, 도넛 가게, 델리, 샐러드바 등은 흔히 자신들은 갓 구운 빵이나 그날 만든 식품만 판매한다고 선전한다. 그리고 계속 샐러드바를 가득 채워둔다. 그래야 손님들이 자신은 앞 손님들이 남긴 것을 먹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방침들 때문에 하루의 영업이 끝나면 전혀 문제가 없는 식품들이 버려지는 것이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어떤 형태의 음식이라도 돈 주고 사기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프리건들은 베건보다 급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더 유연한 점도 있는데, 그들은 쓰레기라고 하면 동물성 음식을 먹는 것도 윤리적으로 꺼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동물을 착취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돈을 보태고 싶지 않을 뿐이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프리건주의는 공짜 음식만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이 있다. 소비 사회에서 설정된 우선순위를 거부하고, 그런 우선순위에 따라 이루어지는 라이프스타일도 거부하는 것이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프리건들은 행복이란 뭔가를 소유하는 데서가 아니라 뭔가를 하는 데서 온다고 여긴다. 그들이 뭔가 일을 한다면, 그것은 그 일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소비하는 모든 것에 돈을 내는 사람들보다 프리건들은 훨씬 많은 자기 시간을 가지며, 그 시간은 팀의 말처럼 즐기는 데, 또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과식은 단지 건강 문제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 문제도 될 수 있다. 그것은 제한된 자원을 낭비하며, 오염을 가중시키고, 동물의 고통을 늘리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미국인은 1950년대의 미국인에 비해 육고기, 새고기, 물고기를 매년 평균 64파운드씩 더 먹는다. 거의 50퍼센트 증가한 것이며, 미국인은 1950년대에도 결코 영양이 모자라지 않았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뚱뚱한 사람은 모두 죄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 어떤 사람은 식습관 장애나 소화 대사의 이상으로 비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단지 먹는 게 즐거워서 많이 먹고 살이 찐 사람들은 좀 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오래된 미덕인 검소함과 함께, 탐식은 죄악이라는 관념은 오늘날 시급히 재조명되어야 한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한번이라도 계율을 깨는 날이면 더렵혀졌다고, 또는 신에게 불충실했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처럼 계율을 중심으로 하는 관점만이 윤리학의 관점은 아니며, 최선의 관점도 아니라는 게 우리 생각이다. 윤리적 사고는 상황에 민감할 수 있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일상에서는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그는 비행기에서도 고기를 뺀 식단을 주문한다. 그러나 때로는 항공사 측에서 그런 메뉴를 마련하지 못했을 수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또한 자신에게 돌아오는 고기가 포함된 식사가 자신이 먹지 않을 경우 내버려진다는 것을 아는 이상은, 그는 식사를 한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개인이 규칙을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지키는가는 핵심이 아니다. 동물 학대를 지지하지 않는 것(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권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베건이 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겠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면, 동물들에게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약간의 자기 향락은, 적정한 통제 아래 두기만 한다면, 우리를 파렴치한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우리 원칙을 완전히 버렸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사실 파이어스톤은 자기 자신에게 이따금 무절제를 허락함으로써(아마도 석 달에 한 번 정도), 자신의 원칙에 장기간 충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완독했습니다. 휴. ^^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르포 부분은 나쁘지는 않았는데 전에 다른 책에서 읽은 이야기들과 다소 겹치더라고요. 그리고 르포 부분에서 윤리적인 식단을 꾸리는 사람들로 나오는 가족들은 별로 평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장 스케치가 아니라 저자들의 주장을 펼치는 대목이 저는 좋았어요. 자신들이 제시하는 방향을 명확히 밝히면서도 그와 다른 담론들을 비교적 공정하게 논의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양심적인 잡식주의자’라는 단어도 담아갑니다. 이제 텀블러로 넘어갑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윤리는 그게 옳은지 아닌지 입증해야 하는데 양심은 그냥 내면의 목소리 아닐까 해요. 그래서 어쩌면 '윤리적 잡식주의자'보다 '양심적 잡식주의자'라는 표현이 더 자의적이고, 어쩌면 이 맥락에서 더 정확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불온한 생각이 들었어요.
오홍~장크라테스님! 이해 쏙쏙 되게 정의 내려 주셨네요. ^^ 이것도 제 생각이긴 하지만, 불온한 생각 같지 않습니다~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미국에는 닭(또는 오리, 칠면조)을 도살하기 전에 무의식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법률이 없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지금 쓰이는 전류는 닭을 마비시키기는 한다. 하지만 의식을 없애지는 않는다. 도살장 운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마비만 시킬 수 있다면 무의식은 굳이 필요가 없다. 닭이 몸부림을 치지 못하게 되어, 쉽게 목을 자를 수 있으니까.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인간 여성과 마찬가지로, 농장 젖소들도 출산 때까지는 젖을 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분비량은 출산 후 6개월 정도쯤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암소가 성숙한 뒤부터는 거의 매년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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