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전체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또는 “요즘 얼마나 행복한가?” 같은 질문은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처럼 단순하지 않다. 실험 참가자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단 몇 초 만에 어떻게 이런 질문에 대답할까? 이 역시 또 하나의 판단 문제로 생각하면 좋다.
[북킹톡킹 독서모임] 💡생각에 관한 생각(4부~결론), 2025년 1월~2월 벽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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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질문도 그렇듯이, 이미 준비된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예전에 자기 삶을 평가할 기회가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아마도 대다수는 정확한 답을 재빨리 찾지 못한 채, 즉석에서 더 쉬운 질 문으로 바꿔 대답할 것이다. 시스템 1이 작동한 결과다. 이 관점에서 <그림 16>을 보면, 그래프가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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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전반을 평가해야 할 때 단순한 여러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 평가를 대신할 수 있다. 앞에서 학생들에게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는지 묻자, “요즘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마치 데이트가 삶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행위인 양 데이트 횟수를 기준으로 답을 했던 연구를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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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맥락으로, 잘 알려진 다른 실험에서, 노르베르트 슈바르츠는 동료들과 함께 참가자들을 실험실로 불러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설문을 시작하기 전에, 실험 참가자에게 서류를 한 장 복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참가자 절반은 복사기에 10센트 동전이 꽂힌 것을 발견했다. 실험 진행자가 미리 꽂아둔 동전이다. 그러자 이 사소한 행운을 누린 참가자들은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훨씬 높게 평가하는 게 아닌가! 기분 어림짐작도 삶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 대답하는 한 가지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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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설문과 복사기에 동전 꽂아두기 실험은 애초 예상대로, 전반적인 행복에 대한 답은 에누리해서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삶을 평가해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지금의 기분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일어났거나 곧 일어날 중요한 일들, 이를테면 배우자의 건강이나 10대 자녀가 만나는 안 좋은 친구들처럼 반복되는 관심사 또는 중요한 성취나 뼈아픈 실패 등이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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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관련 있는 수많은 사건 중에 몇 가지는 떠오르고, 다수는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삶에 재빨리 점수를 매길 때면 복사기에 꽂힌 동전처럼 전적으로 무관한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해도, 삶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그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몇 가지 사건에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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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결혼했거나 곧 결혼할 사람은 삶을 돌아보는 일반적 질문을 받았을 때 결혼을 떠올리기 쉽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자기 뜻에 따라 결혼하기 때문에, 결혼을 떠올리면 행복하다. 문제는 무엇에 주목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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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얼마 전에 치렀거나 곧 다가올 결혼을 생각할 확률로도 읽을 수 있다. 머릿속을 지배하는 결혼은 시간이 흐르고 새로움이 시들면서 비중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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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에서, 결혼을 중심으로 전후 2, 3년간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이례적으로 높다. 그런데 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질문에 대답할 때 의존하는 어림짐작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나타낸다면, 행복에 관해서든 결혼에 적응하는 과정에 관해서든 이 결과에서 배울 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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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림짐작 변화에서는 행복이 조수처럼 수년간 높아지다가 서서히 잦아든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없다. 삶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행복한 결혼을 떠올리는 사람이라도 다른 시간까지 더 행복하다는 보장은 없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그 생각이 행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에 푹 빠져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운 좋은 신혼부부도 결국은 현실로 돌아올 테고, 이들의 체감 행복은,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다시 주변 환경과 그 순간의 활동에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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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재구성법 연구에서, 배우자와 사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는 체감 행복에서 전반적인 차이가 없었다. 두 집단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자세히 들여 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배우자가 있는 여자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적지만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훨씬 적다. 잠자리에서 보내는 시간은 황홀하지만, 비교적 인기 없는 집안일, 밥하기, 아이 돌보기에도 많은 시간을 쓴다. 그리고 물론 남편과 보내는 그 많은 시간이 즐거운지 아닌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결혼은 평균적으로 체감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행복과 무관해서가 아니라 결혼이 삶의 어떤 부분은 더 좋은 쪽으로, 어떤 부분은 더 나쁜 쪽으로 바꿔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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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처한 환경과 삶에 대한 만족도 사이의 상관관계가 낮은 이유 하나는 체감 행복과 삶에 대한 만족도 모두 유전적 기질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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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유전이 되나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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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사는 기질은 키나 지능처럼 유전되는데, 이는 태어나면서 떨어져 산 쌍둥이 연구에서도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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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인것 외에도 정신적인것도 유전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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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도 얼마나 행복한가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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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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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결혼처럼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서로 상쇄되는 탓에 행복과의 상관관계가 낮은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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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좋고 누군가에게는 나쁠 수 있으며, 새로운 환경에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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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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