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D-29
450쪽 전후의 묘사를 읽다가 애너 포 박사님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검색해봤습니다. 이런 외모이시군요.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p0707917
와 저랑 딱 동일한 부분에서 검색해보셨네요. 저는 작중에 묘사된, 체포되어 구치소에서 찍힌 사진을 보았습니다. 포와 랜드리 그리고 부도가 나란히 있는 사진이었네요. 묘사되어 있는대로 포 선생은 많이 당황한 것처럼 보였어요. 계속 글로만 읽던 분의 실제 모습을 보니(그것도 머그샷으로)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셋이 나란히 서서 찍힌 것은 아니었구요. 각각 찍힌 머그샷들이 나란히 편집된 사진이었습니다. 포는 당황한 듯 보였고, 랜드리와 부도는 무언가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456쪽, [“이번 사건은 안락사가 아닙니다. 이번 사건은 명백하고도 단순한 살인입니다.”]
459~460쪽, [“그러면 누구한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주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듯한 느낌이 드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수요일부터 목요일 사이, 그러니까 이 사건들 가운데 상당수가 벌어졌을 당시를 돌아보신다면, 루이지애나 주 정부가 그 병원을 ‘버림받은’ 상태로 방치했음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460~463쪽까지의 분석은 그대로 옮겨 적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네요. 냉철하고 명료하고 정확해서. 스케치와 분석을 이렇게 잘 교차해 몰입감과 깊이를 양손에 쥐는 기술도 논픽션 저자로서 배우고 싶습니다.
462쪽, [병원은 이런 더 커다란 실패의 축소판에 해당했다. 손상된 물리적 기반 시설 손상된 작동 시스템, 손상된 개인에 이르기까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영웅주의의 사례도 매한가지였다. 이 시나리오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재난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것이었다. 시스템은 항상 실패하게 마련이었다. 공식 대응은 항상 의식조차 못할 정도로 느리다. 조정과 소통은 특히 어렵다 이 사실은 다른 나라의 재난을 지켜보면서 미국이 점차 받아들이게 된 진리였다. 그런데 이런 시나리오가 자기 나라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충격적이었다.]
463쪽, [“메모리얼에서 사망한 가족을 둔 (그리하여 십중팔구 그 병원을 고발했을) 유가족들에게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그럼 당신들은 그때 어디 있었나? 정작 가족이 그 병원에 갇혀 있을 때, 당신들은 거기 함께 있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루이지애나 주 메타리의 간호사 마크 C.는 이렇게 썼다.] 감정적으로는 호소력이 있지만... 그 호소력을 노리고 하는 빗나간 공격이겠지요.
470쪽, 이제 여론전이 되었습니다. 양측 모두 팽팽하고, 각자의 무기가 있네요. 책의 장르는 여기서 갑자기 정치 스릴러가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473쪽, [“비극적인 사실은, 마침내 도착한 구조 헬리콥터와 보트의 숫자가 너무나 적었으며, 또한 시기가 많이 늦어진 까닭에 우리 환자들의 일부를 구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리고 우리 병원에서 일어난 범죄란 바로 ‘이것’뿐이었습니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이렇게 주장했다. “셰리와 로리에게 우리의 전적인 지원과 사랑을 전하도록 동참해주세요. 이들은 범죄자가 아닙니다. 이들은 전장(戰場)의 영웅입니다!”]
482쪽, [재난 당시 도시에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대가 동원된 바 있으며, 블랑코 주지사는 군인들의 소총이 “장전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즉 군대는 기꺼이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일 채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었으며, 주지사는 “나 역시 그들이 그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다보니, 모랄레스는 마치 전쟁 지역에 민간 법률을 적용하라는 모순적인 요청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린 다음날,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읽기에 매우 힘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점점 읽기가 힘들어지고 있네요. 사건 자체만 해도 그런데 그 이후의 과정들은... 어후... 이국종 교수님 생각도 나고...
정말, 이국종 교수님 생각도 나네요. 그런데 이 책 결말도 뭐 그리 속시원하지는 않겠지요? ㅠ.ㅠ
504~505쪽, 메모리얼 병원과 비슷한 처지였지만 사망한 환자는 3명뿐이었던 공립 채리티 병원 이야기. 극한 상황 속에서 메모리얼 병원과 어떻게 다르게 대처했는지 차이점이 나옵니다. 저자는 ‘가능성을 놓고 환자를 분류하지 않았다, 가장 위중한 환자를 맨 처음 내보냈다’는 사항에 방점을 찍네요.
저는 이곳이 근무 교대나 취침 시간표를 지켰고, 4시간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장기자랑을 하는 등 ‘컨트럴 타워’가 있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지 않았나 봅니다. 기강이 있는 조직이었고, 응급실 담당 의사 중에 참전 용사가 몇 사람 있었다는 점에도 눈길이 갑니다.
그러게요. 저도 이 부분을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대처하는 것이 익숙한 베테랑들이 침착하게 행동한 것 같더라구요. 자동차 연료를 빼서 발전기도 가동시키고, 정기적인 회의를 거치고, 기강잡힌 규율을 지키는 것 등등. 말씀하신 대로 '컨트롤 타워'의 존재가 큰 역할 을 한 것 같아요. 메모리얼에서는 수전만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는 것 같으면서 각 부서간 (입은 물론이거니와) 손발은 안맞고, 게다가 헬리패드로 환자를 이동시키는 작전은 엉망진창이었죠.
컨트럴 타워가 잘 작동하려면 기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보고, 이것이 우익 논리로 빠지는 함정 아닐까, 고민도 해보게 되더라고요.
524쪽, [최후 변론에서 TV 속의 변호사 앨런 쇼어는 카트리나 직후의 뉴올리언스야말로 그 순간만큼은 미국의 일부가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곳에서는 전혀 다른 규범이 적용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무시무시한 한 주 동안, 어디에서도 미합중국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로지 그 의사만이, 환자들이 편안하게 떠나도록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타고난 인간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무척 앨런 쇼어스러운 변론 같습니다. 혹시 《보스턴 리걸》 보신 분 계십니까? 저는 한 시즌인가 보고 말았는데,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왜 그 다음 시즌을 안 봤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우리 옆 동물 이야기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됩니다_글쓰기를 돕는 책 3
피터 엘보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글쓰기 책의 고전, 함께 읽어요-이태준, 문장 강화[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2025년을 위해 그믐이 고른 고전 12권!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
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