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2월 『폴란드인』 함께 읽어요

D-29
substance : 돈과 힘, 영향력이 많음.. 업무차 이 섭스턴스 라는 말을 하루에 열댓번은 쓰는데.. 오직 물질이라는 단어로,, 단일물질 혼합물질.. 할때 쓰는 단어인데.. 돈과 힘이라는 뜻이 있었다니... !!.. 놀랍네요.. 퍼슨 오브 섭스턴스,, 라고 해서 그냥 물질적? 사람.. 형태가 갖추어진 사람.. 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그럼 돈과 힘이 있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인 건가보네요..?
제가 베아트리스의 감정선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인지 그녀가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두 사람의 관계가 급진전된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녀의 행동 어디에서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다보니 이건 그저 의미 없는 욕망의 분출인가 싶기도 한데 다른 분들 생각도 궁금해요~
사랑 고백이나 쇼팽에 대한 해석처럼 딱딱한 비톨트 방식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가 어느새 비톨트에 스며든것 같아요. 싫어서 생각하다가 어느새 그 생각만 하고 있던걸까요? 일탈을 하지만 일상을 깰 정도의 열정은 없는 그런 정도
오디너리한 삶을 나란히 사는 것,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오. 항상 말이죠.
폴란드인 p. 102,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비톨트와 베아트리스가 영어로 대화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어려워하는 장면이 여럿 나오더라고요. 몸짓 역시 마찬기지고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둘은 점점 더 가까워지네요. 3장을 읽고 다시 3장 처음으로 돌아가보니 비톨트가 영어로는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음악으로 말하기 위해 쇼팽의 연주 파일을 보냈다고 하는 문장에 더 눈길이 갑니다.
우리 중 일부는 좋은 것들을 기억하죠. 또 일부는 나쁜 것들을 기억하고요. 어떤 것을 기억할지 선택하는 거죠. 어떤 기억들은 언더그라운드에 묻고요. 언더그라운드라는 말이 맞나요?
폴란드인 118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새로움의 쇼크. 진흙더미에 쓸려 묻혀버리는 것처럼 어두운 쇼크가 아니라, 전기 쇼크처럼 밝은 쇼크.
폴란드인 132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물론 그가 늙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왜 그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야 하는가? 그래도 그녀는 실망한다. 아니, 실망스러움을 넘어 당황스럽다.
폴란드인 92,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베아트리스는 쇼팽 페스티벌이 있어 마요르카를 방문할 예정인 비톨트를 소예르로 초대합니다. 그녀는 이에 대해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초대가 자신이 가정이 있는 유부녀임을 확인시켜주기 위함인양 얘기합니다. 베아트리체는 비톨트에게 왜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구애를 하는지 묻고, 그는 그녀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비록 단 하루일지라도 말이죠. 베아트리스는 비톨트와 연관된 상상만으로도 혐오감을 갖지만, 두 사람이 일주일 동안 함께 보낸 시간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서로 친밀한 사람이어야 할 수 있는 행위들입니다. 저녁을 만들어 먹고, 산책을 하고, 드라이브를 하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십니다. 머리를 깎아주고, 한적한 식당에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를 느끼며 외식을 합니다. 이제는 남편하고도 하지 않는 것들이죠. 베아트리스는 자문합니다. 자신이, 왜 폴란드인을 소예로로 불러들이고, 왜 그와 같이 있고, 그의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을 향한 감탄과 남자의 욕망으로 가득찬 매혹의 눈길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습니다(쓰다보니 문득, 베아트리스가 미처 꺠닫지 못했던 일상의 무료함과 희의를 각성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베아트리스는 사랑과 연민의 감정을 분류하는데요, 이 두 감정이 다른 걸까요? 비톨트가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그의 의도나 말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그래서 베아트리스가 더 혼란을 느끼는 듯하는데요, 소설에 쓰여진 것처럼 두 사람은 오히려 침묵으로써 더 친밀해진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침묵으로 가까워진다는 걸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군요! 음악감상 취향도, 언어도, 세대도 다른 이들이라 더 행동 하나하나 침묵 속 뜻을 헤아리려 했으려나요. 뒷장에 비톨트의 시를 번역 하는 것도 의도가 있을거 같아요.
간혹 너무 많은 말보다 감정적으로 공유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베이트리스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이잖아요. 그렇게 상대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면 가까워지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감정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궁금해하는건 인지상정인 듯 하긴해요. 베아트리스와 비톨트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려면 <젊은 베르트르의 슬픔>을 읽어야 하나 싶네요.
폴란드인이 신발을 갈아 신고 그들은 '산보'를 나선다
폴란드인 104,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아직도 산책을 산보로 표기하는 사례가 있더군요. 산보는 일본식 표현으로 산책이 맞는 표현이라 들었습니다. 출판사측에서 확인해 보시면 좋겠네요.
@브람스. 말하는나무 편집자입니다. 미처 바로잡지 못해 죄송합니다. 3쇄 찍을 때 반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불만족: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
폴란드인 97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남자는 기억의 힘을 신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그에게 망각의 힘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다. 그녀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었는가! 그리고 그녀는 노멀한 사람이고 오디너리한 사람이다. 예외적인 사람이 전혀 아니다. 그녀는 무엇을 잊었던가? 전혀 알 수 없다. 그냥 없어진 거다. 전혀 존재한 적이 없는 것처럼 지상에서 사라진 거다.
폴란드인 103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는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두피에 닿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까? 누군가의 머리를 어루만지는 것. 예기치 않는 친밀한 행위
폴란드인 116p,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친밀하다 못해 섹시하지 않나......?! ㅋ
그는 언제나 그녀에게서 최고의 것을 본다.
폴란드인 129p,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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