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말입니다... 아무리 봐도 리스트는 좀 과한 것 같아요. ㅠㅠ
피아니스트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 수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아마 수중에서 근육에 무리가 덜 가서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거나 수영은 그 자체로도 너무 좋은 운동이기도 하고요. ㅎㅎ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5. 피아니스트의 뇌
D-29

신아
링곰
4, 5, 6장을 읽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거듭된 연습으로 악보를 연주하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초견 연주는 어떻게 할까 궁금했었는데 다섯 가지 요인으로 나누어서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5장에서는 궁금했던 포컬 디스토니아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이 질병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책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피아노를 치면 움직이기 쉬워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는데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있나, 아주아주 얇은 고무 재질로 (거의 피부와 같은) 장갑을 만든다면 어떨까 잠시 엉뚱한 생각도 했습니다;; 6장에서는 피아니스트는 당연히 속근이 발달할 줄 알았는데 지근이 발달했다는 사실이 저 역시도 의외였습니다. 은근히 제가 생각했던 게 아닌, 의외인 부분이 많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더 잘, 효과적으로 치기 위해 피아니스트가 하는 에너지 절약 기술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사람의 몸이, 피아니스트가 참 신기하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신아
그러니까요 저도 당연히 속근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정말 의외였어요!
링곰
“ 4장
음악가의 뇌에서는 귀로 들은 단어를 떠올리는 동안 시각피질의 신경세포가 활동하고 있었다. 이는 ‘귀를 통해서 기억한 정보의 일부를 저장하기 위해서 시각피질의 신경세포를 활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악보를 읽을 수 있게 되면 뇌는 음표에 대응한 손가락을 저절로 떠올릴 수 있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음표를 손가락 움직임으로 자동 변환하는 뇌 회로가 완성되는 것이다.
초견 연주와 관계가 있는 요인을 다시 정리해보자. 적어도 아래의 여섯 가지 요소를 꼽을 수 있다.
① 15세까지 초견 연주의 연습량
② 왼손을 오른손만큼 능숙하게 쓸 수 있는가 여부
③ 악보 위의 시각 정보를 재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가 여부
④ 악보를 보고 음을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는가 여부
⑤ 워킹메모리의 크기
⑥ 적절한 운지법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가 여부
5장
포컬 디스토니아에서는 이런 손가락 감각 이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감각을 손가락에 부여하면 증세가 누그러지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고무장갑을 끼고 피아노를 쳐보면 손가락을 움직이기 쉬워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현시점에서 많은 학자들이 포컬 디스토니아 발병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는 주요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정확한 운동의 반복적인 실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성격’이라는 두 가지다.
6장
근육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금세 피로해지는 속근(速筋)과 큰 힘은 발휘할 수 없지만 장시간 힘을 계속 발휘할 수 있는 지근(遲筋)이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현란한 손가락 움직임으로 미루어 ‘피아니스트는 속근이 발달해 있다’고 짐작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펜 박사 일행의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지근이 발달해 있다.
피아니스트의 에너지 절약기술
1.불필요한 시간에 일하지 않는다
2.자세를 궁리한다
3.중력을 이용한다
4.휘어짐을 이용한다
5. 건반으로부터 받는 힘을 이용한다.
6. 머리에 그려보고 나서 타건한다.
피아니스트의 에너지 소비량, 근육의 작업량을 극적으로 절약해주는 방법이다. ”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신아
저도 예상외로(?) 5,6장을 정말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위에 링곰님이 '피아니스트의 에너지 절약기술' 정말 잘 정리해 주셨는데.. 저는 이 부분 읽으면서, 이런 포인트들이 실제 레슨때 아주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저도 그렇게 배웠었고) 부분들이라서 좀 놀라웠어요. 재미있는 점은 실제 피아니스트들이 이런 자세나 손가락, 손목, 팔의 모양/움직임에 신경쓰는 주된 이유가 '에너지 절약'이 아니라 '소리의 퀄리티' 때문이라는 거에요. 여섯가지 포인트 모두, 움직임과 타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면서 더욱 건강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고, 또 저것들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수십가지 다양한 소리의 모양과 방식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되요. 이것이 연주자의 지근 발달 그리고 에너지 절약기술과 어느정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밥심
책에서 나오는 손가락을 이용하는 실험은 대부분 따라 해보는 편인데 결과는 늘 책의 예상대로 나오네요. 197쪽의 약지로 책상을 두드릴 때 주위 손가락이 저항을 포기하고 따라 움직였고요, 213쪽의 10센티미터쯤 떨어진 동그라미에 검지를 정확히 떨어뜨리는 실험을 10회 연속으로 할 때 여지없이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두 실험 모두 피아니스트는 다르다고 합니다. 신아 님의 실험 결과가 궁금합니다. ㅎㅎ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피아노 연주가 스포츠 선수의 운동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탈력이 근육의 피로 저감과 정확도 증강 모두에 좋다는 사실과 연습을 하루 쉬면 누가 알고 이틀 쉬면 누가 알며 또 사흘 안 하면 누가 안다는 식의 경구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피아노 연주도 몸을 쓰는 행위이므로 어쩌면 당연한데도 그동안은 예술이라는 선입견때문에 그 점을 간과했었나 봅니다.
그동안 뇌과학 책을 읽으며 배웠던 편도체는 이 책에서도 등장하네요. 불협화음이나 싫어하는 음악을 들으면 여지없이 편도체가 활동한다고 합니다. 아.. 이 까칠한 녀셕을 어찌해야 할까요. ㅎㅎ 그리고 10년 이상 삐이 하는 고주파 소리를 친구 삼아 같이 살고 있는 저로서는 이명을 음악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신기했습니다. 정말 그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들었지만요.
피아노 연주 모습을 볼 때 왜 저렇게 몸을 과하게 움직일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느 정도 수긍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의지가 대단하네요. 읽는 저야 별 수고없이 읽고 말면 그만이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 수행했던 각종 실험들은 준비에서 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정말 갖은 고생이 동반되었을 것 같아서 말이죠. 대단한 분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뇌과학 책들이 크게 도움이 되었는지 피아니스트에 특화된 뇌과학 책을 비교적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임지기 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마구마구 솟아납니다. 그리고 피아니스트인 제 친구 아내나 바이올리니스트인 제 친구가 테니스, 골프, 스키, 배드민턴과 같은 재밌는 운동을 왜 그렇게 피해왔는지도 이 책을 읽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소중한 손목을 잘 지켜야하니까요.

신아
우선 실험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ㅎㅎ 197쪽의 실험은 성공하기 너무 쉬웠고요 (아아 얼마나 깔끔하게 혼자서만 딱 움직이는지 비디오를 찍어 보여드리고 싶은심정!!!ㅋㅋㅋ) 213쪽은 성공한것 같긴 한데 정확도의 기준을 잘 모르겠어서... 성공인지 실패인지 모르겠네요. 정확히 동그라미 내부에 완벽하게 명중하는 것은 누구나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눈으로 동그라미를 뚫어져라 응시하면 성공률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까요? ㅎㅎㅎ
음악 분야에서도 어떤 악기든지 악기연주가 기본적으로는 곧 스포츠나 신체운동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인식이 있어서, 관련 훈련이나 교육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그쪽 분야가 훨씬더 세분화되고 발달되어 있더라고요. 신체 사용에 대한 여러가지 테크닉이나 건강한 연습법에 대한 워크샵도 다양하게 많고요. 심지어 "음악가 전문 물리치료사"도 있었습니다. 저도 두명이나 만나봤었는데, 웬만한 음악가 못지 않게 연주자의 신체사용에 대한 지식이나 스킬이 전문적이더라고요.
한 20년 전쯤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치료에도 관심가졌던 적이 있었는데, 음악치료라는 게 무슨 예술적 감수성을 건드리거나 아니면 청각적인 치료를 통해 정신건강에 대한 치료만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악기연주와 몸의 물리적인 움직임을 접목시켜서 신체 재활치료 쪽으로 많이 발달한 편이더라고요. 오늘날에는 훨씬 더 방대하고 세세하게 발전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밥심님 지인분들도 혹시 볼링을 안치시나요? 저는 볼링을 못?안?쳐서 그게 가장 아쉽더라고요. ㅠㅠ 지금껏 살면서 닌텐도로만 해 봤습니다. 하하하하...... ㅜㅜ
밥심
197쪽 실험을 너무나 쉽게 성공하셨다니 허탈하네요. ㅋㅎ
그러고 보니 악기 다루는 친구들이 볼링도 잘 안했던 것 같네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게 있다더니 그것이 세상의 이치일까요.
링곰
이번 책은 읽으면서 책상에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많 이 했어요^^ 7장에 나온 대로 해보니 엄지로 건반을 눌렀을 때 정말 손가락이 다 펴지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피아니스트는 일반인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당연한 건데 놀라웠습니다. 피아노를 연습하면 뇌 속에서의 변화와 해부학적 이유로 손가락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니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우는 게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고요. 확실하게 실력이 향상되는 연습법에서는 '연습을 하루 쉬면 내가 알고 이틀 쉬면 비평가가 알고 사흘 쉬면 청중이 안다.'라는 말에 피아니스트의 고된 연습 과정이 상상되기도 했어요. 8챕터에서는 감정을 실은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어째서 그토록 감동적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이런 감동적인 연주가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나 연주자의 음악을 그저 듣는 걸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연주자가 어떤 근육을 쓰고 타건 법이 어떻고 지금 연주자가 몰입하는 걸 보니 심박수와 호흡이 어떻겠다는 그런 상상을 할 것 같아요^^ 아직도 심오한 음악세계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피아니스트의, 음악의 세계를 엿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신아
저 역시 신기하고 놀라웠던 점이 한두개가 아니었고, 앞으로 하나하나 다 의식해서 관찰하게 될 것 같습니다. ㅎㅎ 대학 다닐 때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한참 연습, 연주 많이 하던 시절에 좀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이게, 한층 더 지혜롭고 깊은 연주를 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늦게 읽어서 아쉽습니다만.. 아직 젊은 학생들에게라도 슬쩍슬쩍 권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ㅎㅎ
링곰
“ 연구 결과 언뜻 무수히 많을 것 같아 보이는 손가락 사용법에는 몇 개의 기본적인 패턴이 있음이 밝혀졌다.
p.192
엄지를 교묘하게 움직이는 기술은 피아노 연주에서만 볼 수 있는 신체 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p.194
놀랍게도 '중지나 약지의 불편한 움직임'은 피아니스트에게는 볼 수 없었다.
p.197
'연습을 하루 쉬면 내가 알고 이틀 쉬면 비평가가 알고 사흘 쉬면 청중이 안다.'
p.217
피아니스트가 악보에 쓰여 있는 지시에 따라서만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연주자 각자의 느낌과 해석에 따라 독자적으로 표현을 가미한다.
p.233
감정을 담아서 연주할 때 심박수의 변화와 더불어 부교감신경 활동이 감소하고 교감신경 활동이 증가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감정을 담은 연주에서는 호흡이 깊어지고 그만큼 호흡하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p.241
똑같은 곡을 감상하더라도 BGM으로 들을 때보다 본격적으로 감상할 때 음악이 우리의 뇌에 가져다주는 보상이 많아지며, 나아가서는 우리는 음악을 훨씬 즐기게 되는 것이다.
p.247 ”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신아
끝까지 읽은 지금 돌이켜보면 저는 책이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진 것 같습니다. ㅎㅎ 특히 실험들이 너무 신기했어요. "이런 실험까지 해봤다니!" 하는 감탄이 끊임없이 나오더라고요. 밥심님도 언급하셨지만 저자의 피땀섞인 고생의 결과물인 것 같아서 너무나 대단했고요, 이 분야에 대한 애정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피아노연주'라는 어찌보면 아주아주 작은 분야에 엄청난 기여를 해 주신 듯 하여 감사하는 마음도 솟아났습니다.
피아니스트의 뇌 이야기 뿐 아니라, 피아노 연주에 숨겨진 거의 모든 (뒷)이야기를 다 쏟아내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사실 뒤로 갈수록 뇌과학 이야기는 점점 더 줄어들었...ㅋㅋ)
의학과 과학 그리고 피아노까지.. 세 분야 모두 어느정도 전문적인 수준까지 공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않나 싶어요. 세상에 이런 멀티 전문가들이야 많이 있겠지만, 저자처럼 피아노를 이렇게 전문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사람은 몇명 없지 않을까요. ㅎㅎㅎ
숨쉬는초록
피아노 취미생의 입장에서 6, 7장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피아니스트들이 어깨를 움직여 채찍질하듯이 탄력 있게 타건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 그렇게 하는 건지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책에서 그 원리를 자세히 설명해주어 지금까지 궁금했던 ‘어깨와 손끝 사이의 수수께끼’가 풀린 느낌이에요. 글로 읽어서 정확히 이해했는지, 피아노 연습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탈력을 하면 그렇게 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탈력에 신경 쓰며 팔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대로 내버려 두곤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어깨뿐만 아니라 위팔세갈래근(삼두근)도 사용했던 것 같아요. 요즘 책에서 배운 것을 피아노 연습에 적용해보는 중이에요.
자세가 구부정하면 목과 어깨가 긴장하고 팔과 손이 무거워져서 피아 노 음색이 딱딱해지고, 상체를 세우고 복근에 힘주어 배를 당기고 바르게 앉으면 팔과 손이 가벼워지고 피아노 음색이 부드러워진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어요. 책을 읽고 나선 삼두근이 아닌 어깨의 움직임을 좀 더 느끼며 피아노 연습을 하는데 예전보다 팔과 손이 더 가벼워진 느낌이 들어요.
숨쉬는초록
피아노 연습이 필요한 부분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부분 연습’이 효과적인 연습이라고 해서 꼭 하는데요. 부분 연습을 할 때마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부분 연습이 있어요. 양손을 건반의 한쪽으로 치우치게 두고 불편한 자세로 악보의 한두 마디를 반복해서 연습할 때 7, 8분 지나면 어깨가 뻣뻣해지고 피로감을 느껴요.
반면 건반의 양쪽을 오가면서 치다 보면 등과 어깨가 풀리는, 가벼운 운동 효과를 느끼고요. (연습을 조금만 해서 ‘가벼운’ 운동 효과인 건지? ㅋㅋ 한두 시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들은 땀을 흘리던데 말이죠.)
비슷한 이야기를 물리치료사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걷는 것보다 야외에서 걷는 게 무릎에 더 좋다고 해요. 트레드밀 위에서는 제자리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로 걸어야 해서 좋지 않은 자세로 걸을 때 그 걸음걸이 패턴에서 벗어나기 힘들대요. 반면 야외에서는 걷는 방향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좋지 않은 자세에서 금세 벗어날 수 있다고 해요.
숨쉬는초록
앞에서 @신아 님이 말씀하셨는데 수영이 왜 피아니스트에게 좋은 운동인지 알겠어요. 수영은 지근을 기르기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면서 전신 근력 운동이고, 물 위에 떠서 이완할 수 있고, 자유형과 배영은 척추를 바르게 하고(평영과 접영은 척추에 좋지 않다고 들었어요), 자유형과 배영의 스트로크 동작이 몸통을 유연하게 하고 어깨 가동범위를 늘려주고.
숨쉬는초록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근육기억’으로 알려진 ‘절차기억’은 몸을 움직여 배울 때마다 늘어나겠죠.
“‘근육기억’이라는 용어는 옳지 않다. ... 이 기억은 근육이 아니라 뇌에 저장되어 있다.”
“근육기억은 운동 기능과 절차에 관한 기억이자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이 기록된 매뉴얼이다. 근육기억은 무의식적으로, 의식의 경계 너머에서 소환되는 기억이다.”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근육기억은 더 강해지고, 우리는 더 효율적으로 근육기억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리사 제노바, <기억의 뇌과학>, 4장)
아마도 운동이나 악기 연주를 하는 사람들은 경험했을 것 같은데요. 피아노 연습할 때 반복 연습해도 잘 안 되었던 부분이 다음날 갑자기 잘 되어서 신기했던 적이 있어요.
“연구자들은 렘수면이 절차기억이라는 것에 특히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운동선수와 음악가가 몸을 움직이는 새로운 방식을 배울 때 쓰는 기억이다.” (피터 아티아, 빌 기퍼드, <질병 해방>, p.584)
어디선가 읽었는데,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장시간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해요. 일주일에 한 번 연습하면 수면을 통해 절차기억으로 저장할 기회가 한 번뿐이지만, 매일 연습하면 기억으로 저장할 수면 기회를 매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연습을 하루 거르면 취미생인 저도 압니다.

기억의 뇌과학 - 인간의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가저자는 신경과학자의 깊이에 뛰어난 스토리텔링 재능을 바탕으로 우리를 불완전하고도 경이로운 인간 기억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주의집중, 감정, 수면, 맥락과 스트레스 등 본질적으로 더 나은 기억 생활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질병 해방 - 치매, 암, 당뇨, 심장병과 노화를 피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출간 1주 만에 13만 부, 12개월 만에 150만 부를 돌파하며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모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전례가 드문 기록을 세운 화제작, 피터 아티아 박사의 《질병 해방》이 마침내 한국에 출간되었다. 《뉴욕타임스매거진》의 표현대로 “폭주하는(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지금도 아마존과 《뉴욕타임스》에서 1년 넘게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장 바로가기
숨쉬는초록
이 책을 읽으면서 ‘뇌가 변한다’는 것에 주목했어요. 피아니스트들도 태어날 때부터 피아니스트는 아니었고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그들의 뇌가 피아니스트의 뇌로 변한 거잖아요. 또한 “성인이 되어도 뇌의 신경세포는 증가한다”(30쪽)고 하고요.
우리가 무언가를 실행하면 그걸 할 수 있는 뇌로 변한다고 하는데 피아노 연습 역시 예외가 아니네요. 우리가 실행하는 만큼 피아노 치는 뇌로, 운동하는 뇌로, 학습하는 뇌로, 책 읽는 뇌로 변하겠죠.
모임 열어주시고 피아니스트로서 의견 나누어주신@신아 님, 문장과 의견을 나누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신아
이번 책이 숨쉬는초록님의 피아노 생활에 도움이 되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실제로 제게도 도움이 많이 됐고, 저도 연습할 때나 레슨할 때 이것저것 시도해보기도 하면서, 취미생 전공생 상관 없이 학생들에게 추천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실제로 두어명에게는 레슨 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읽고 직접 적용해 보 신 것들 경험으로 나누어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최적의 자세와 움직임을 찾아가시면서 효과적인 연습 하실 수 있기를, 피아노 실력도 일취월장 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기억의 뇌과학>은 저희 모임에서도 한번 책장에 꽂았던 적이 있는데, 당시 다른 책으로 골라서 읽는 바람에 아직 못 읽었네요. 담에 이 책으로 모임 한번 꼭 열어야겠습니다:)

신아
@모임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요! 이번 모임에서도 함께 재미나게 읽고 많은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수고하셨고요, 다음 모임은 저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5월초에나 다시 열 수 있지 싶어요. 혹시 함께 읽고 싶은 뇌과학책이 있다면 남겨주셔도 좋겠습니다:)
링곰
모임 덕분에 좋은 책 또 한 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