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15세기 아일랜드의 대주교 제임스 어셔는 『구약성서 연대기』에서, 성경에 언급된 족보와 사건을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천지창조의 정확한 날짜가 기원전 4004년 10월 23일이라고 주장했다.
호라이즌 48%,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얼마전 기관장 청문회에서 인류의 역사에 대해 어셔의 주장을 말씀하셨던 분이 떠올라서 ㅎㅎ
다윈은 양자 이론의 특징적인 불확정성이 자연계 전체에도 존재한다는 하이젠베르크의 유명한 통찰을 일찌감치 예고한 셈이다. 그는 지도 없이 도덕적 진보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그가 한 말은 애초에 그런 지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였다.
호라이즌 49%,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바로 환경을 보살피는 일이 자신을 보살피는 일이라는 깨달음이다. 환경을 함부로 대하는 일은 인간은 자신들의 물리적 환경에 계속 무관심해도 문제없다는 믿음, 자연선택이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믿음을 지지하는 것이다.
호라이즌 49%,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그리고 우리는 세계 속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자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면 그 누구의 노력에든 열광할 자유가 있다. 막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는, 듣는 이에게 공황이나 공포를 불어넣거나 억압하기 일쑤인 권위적 전문가들의 과도하게 자신감 넘치는 선언들보다는, 혼돈스러운 문화적 힘들에 따라오는 역설과 모순에 직면해서도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 같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좀 더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관점, 또는 깨우친 관점이지만 분명 현실적인 관점은, 인간은 자신을 잠재적으로 전능한 존재로 보기보다는 결함 있는 존재로 볼 때 더 잘 살 수 있으며, 다른 모든 동물과 다름없이 인간 역시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는 하나의 동물이라는 관점이다.
호라이즌 55%,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 사막에서 우리는 너무 작고, 인간의 성격범위는 너무나도 넓으며, 아직 뚜렷이 구별되는 여러 인간 문화의 파노라마에 남아 있는 지성의 범위는 너무나 광범위하다. 그리하여 명료하게 사고하는 능력이나 명백하지 않은 것을 상상하는 능력, 현실인 것과 현실 아닌 것을 구별하는 능력은 다양한 형이상학의 체계에 따라 사람마다 뛰어나기도 하고 뒤쳐지기도 한다. 그러니… 이렇게나 광범위한 모든 가능성을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다 모은다는 것은 부조리에 가깝다.
호라이즌 56%,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신경학적 장애들은 심리적 장애가 아닌 ‘심리적 상태’라고 표현한다. 이런 상태들의 공통점은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특이하게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전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호모 사피엔스가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것보다 더 길거나 짧게 인지한다. 이 사실이 암시하는 바는, 어떤 유형의 정신은 다른 정신에 비해, 예컨대 정보 기술이 만든 환경처럼 현대사회의 환경에서 급속히 확장하고 변화하는 부분들은 더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끔 더 잘 적응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꾸준히 따라오신 분들은 오늘 2월 17일 월요일부터 아프리카로 넘어갑니다. 4장 '자칼 캠프'로 갑니다. 오늘은 한국어판 종이 책 기준 499쪽까지 읽습니다. (월, 화, 수 4장을 읽으니 일정에 참고하세요!) 이번 장은 배리 로페즈가 동아프리카 케냐의 토르카나 호수에서 전설적인 고인류학자이자 큐레이터 카모야 키메우(Kamoya Kimeu)와 함께한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앞 부분에 나온 Nariokotome Boy를 카모야가 발견한 연도가 1984년이고, 자신이 40대 때라고 밝히고 있으니까, 1980년대 후반의 어느 시점 이야기로 보입니다. (저는 1988~9년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뒷 부분에 만델라가 그 즈음 로벤 섬 감옥에서 석방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시점은 1982년이거든요. 그런데 그 후에도 만델라는 케이프타운 감옥에서 갇히다 1990년에야 석방되었으니, 로벤 섬 감옥에서 케이프타운 감옥으로 이감되어 최종 석방된 시점을 저자가 헷갈린 게 아닌가 싶어서요. 아, 이런 중요하지 않은 것에 괜히 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하하하!) 배리 로페즈는 매 장마다 자기와 대화를 나눌 상대를 정해 놓고 서술하는데 이번 장의 주인공은 카모야 키메우입니다. 정말 대단한 인물!
이번 장에 등장하는 리처드 리키와 리키 가문의 이야기는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의 '가만한 당신' 연재를 통해서 접할 수 있어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31712080001661
아 유인원과의 산책의 그 리키씨군요! 일주일 늦어져서 이제 따라갑니다. 허겁지겁..
오! 저 그 책 읽었는데 그 분인지도 몰랐네요. 이러니 뭘 읽었다고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어요 쩝
카모야 키메우(1938~2022)에 대해서는 다음 영어 기사와 글을 참고하세요. https://www.nytimes.com/2022/08/11/science/kamoya-kimeu-dead.html https://leakeyfoundation.org/fossil-finders-kamoya-kimeu
오오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엄마 덕분에 리키는 어릴 적부터 많이 읽었지만 이번 장을 읽으면서 카모야에 대해 배우게 되서 좋네요. 매 장마다 저자가 새로운 길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우리에게 소개시켜주는 듯합니다.
어머님 덕분에요? 와우~ 어머님이 인류학자이신가요?
아닙니다. 그저 인류학을 대학교에서 배웠을 뿐이죠,,^^;;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전업주부입니다. 저도 초딩때 엄마아빠 책들을 이것저것 헤집고 다니며 읽던 책벌레일 뿐;; 근데 정말 인류학에 관심은 있어서 인류학과를 시험을 봤는데 거기 안 붙고 다른 곳에 붙어서 지금은 전혀 다른 과로 가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모르는 곳에서는 무례하게 굴지 않는 게 좋아요."
호라이즌 자칼 캠프, 776/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과거 식민지였던 모든 곳에서 계속돼온 이런 어색하고 괴로운 만남들이 결국 도달하는 지점은 누구의 권위가 가장 효과적으로 집행되는가다.
호라이즌 자칼 캠프, 787/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백인이 한 명 있다는 사실도 자신의 권위에 무게를 더 실어주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물질적 부- 랜드로버 차량, 캠프 주변에 펼쳐놓은 장비들, 투르카나족 고용인의 존재-역시 그 무게를 보탰다고. 하지만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자리한 윤리에 관해, 식민화가 시골 지역을 새로운 방식으로 왜곡하는 일에 관해 그가 정말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는 결코 알 수 없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어쨌든 이 상황에서 내가 정말로 캐물어야 할 유일한 윤리는 나 자신의 윤리다. 내가 허락을 구하지 않았던, 노크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호라이즌 자칼 캠프, 789/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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