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내 발 너머, 내가 누워 있는 틈새 바로 너머에는 스크랠링섬과 그 맞은편 요한반도의 해변 사이 통로를 흐르는 어두운 바닷물이 펼쳐져 있다. 이 해변은 알렉산드라피오르 저지라는, 말하자면 온기의 오아시스 같은 지역에서 북쪽 경계선을 형성한다. 몇 제곱킬로미터나 되는 공원처럼 넓게 탁 트인 이 땅은 가장자리 두 면이 돌비알 경사면과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북극 식물과 작은 생물의 안식처라 할 수 있는 이곳의 가장 먼 끝부분은 주둥이 두 개가 불룩 튀어나온 모양의 빙하 하나와 맞닿아 있다.
호라이즌 239,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와, 멋지네요. 감사해요
이누이트 사람들에게 북극곰은 복잡한 상징적 존재이자, 바다와 육지의 중재자이자, 인간 세계와 인간 이외 존재들의 세계 사이를 수월히 오고 가는 존재다. 이들은 북극곰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고, 그 마을에서는 서로를 인간으로 여긴다고 생각한다. 이누이트는 저승으로 가는 여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구할 수만 있다면 곰의 몸에서 뽑아낸 물을 죽은 사람에게 준다.
호라이즌 35%,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나라의 호랑이와 같은 그럼 영험한 동물로 여겨졌나봐요.
극지탐험에 대한 부분을 읽다보니 홍성택 님이 생각나네요. 특히 배링해협 건너는 이야기는, 경이롭더라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x1Qpw5O2roE https://www.youtube.com/watch?v=sJLK3EWm6gw
오오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ㅜㅜ 전 양파 썰기만 해도 죽을 것 같은데.. 눈에 동상이라니 얼마나 아플까요.. 정말 극한의 상황입니다..
나는 베토벤이 인류의 고투와 승리를 묘사한 1악장이 다 끝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내가 듣고 있던 것이 리하르트 바그너의 말대로 “우리와 [우리에게 제공되는] 기쁨 사이를 가로막고 선 적대적인 힘의 억압에 대항하여 행복을 얻으려 노력하는 영혼의 가장 위대한 장엄함에서 잉태된 투쟁”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런 생각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았다. 내가 한 것은 단순히 무지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만함의 증거였고, 내 안에 그런 오만함이 있음을 깨닫는 순간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호라이즌 36%,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모든 문화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며, 가장 중요한 건 삶의 신성한 차원들이고, 그것으로 인간 사회에서 인종과 문화적 차이를 둘러싼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나의 믿음이 유치했던 것일까?
호라이즌 3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내가 만난 여러 문화의 공식적인 원로들—어떤 것이 통하고 어떤 것이 통하지 않는지에 관한 지혜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이들—은 모두 자기네 문화 안에서 자신들만의 은유와 신화에서 벗어나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소수였고, 동시에 역사가 자신들에게 강요하는 행동 방식들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소수였다. 그들은 자신에게 부과된 세계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자유의 차이를 아는 이들이다.
호라이즌 3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도 이 문장 좋았어요. 뒤에 이어지는 문장도 좋았습니다.
그 어른들을 착잡하게 하는 것은 그들에게 부과된 세계의 유혹적 매력, 그러니까 물질적 평안과 부의 매력, 모든 욕구를 만족시켜주겠다는 광고주의 약속이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이 부패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여기며, 거기에 저항은커녕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굴복하는 것은 죽고자 하는 열망이라고 여긴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871/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전 어제 밤에 알렉산드라 피오르 동영상 짧은 것을 몇 개 봤는데 처연한 느낌의 툰드라 지대였습니다. 작가가 이런 환경에서 겪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호기심을 갖고 독서중입니다.
어쨌든 그런 믿음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물리적인 이 땅, (...) 이 기후 뿐 아니라 땅 자체가 간직한 기억을 통해 느끼고 반응해준다는 믿음, 또한 곁으로 명백히 보이는 것과 미묘하게 감춰진 것들 안에서 많은 것을 내어주리라는 믿음이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25%,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나바호 사람들은 이런 나빠진 상태나 세상과 불완전하게 통합된 상태를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사람에게 생겨나는 정상적인 상태로 본다. (나바호 세계관의 복잡한 체계에서 볼 때, 조화로운 상태가 점진적이고 필연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열역학 제 2법칙에서 클라우지우스가 정의한 엔트로피에 빗대어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2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아름다움'이 세계에 영속적으로 존재하는 높은 수준의 정합성을 가리킨다는 관념, 그리고 우리가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세계에 우리 자신을 다시 통합함으로써 우리 안에 아름다움을 되살릴 수 있다는 관념을 의식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 바로 뷰티웨이 의식이고, 이를 알게 된 뒤로 나는 쭉 그 관념에 마음이 끌렸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2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도 이 문장 너무 좋았어요:)
그 집단의 원로들은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지 알았을 뿐 아니라 두렵게 보이는 것들 가운데 무시해도 안전한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았던 사람들이었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2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미 알려진 세계에서 하나의 경계선이었던 것(...)이 이제는 손짓해 부르는 지평선이 되고, 더 멀리 자리한 목적지로 이끄는 가장자리가 되는데, 그러면 그 전까지 전혀 몰랐던 한 세계가 그 사람의 새로운 우주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기억과 상상력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지의 미래가 현재를, 또 기억된 과거를 불러내고, 그 확장의 순간에 상상된 미래는 이룰 수 있는 미래로 보인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29%,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인류의 생존에 대한 위협들이 축적되면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과거엔 거의 선명하게 보였던 우리의 앞길에 이제 종말론적 장벽이 버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그 장벽 뒤에 무엇이 있는가다. 아니 더 중요한 질문은, 그 장벽 너머에서 무엇이 우리를 부르고 있는가다. 무엇이 우리를 미래로 떠밀고 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3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모든 위대한 예술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끄집어내주는 경향이 있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3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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