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확신의 내향형이었을 거 같지만 개방적이고, 우호적이고, 섬세한 만큼 눈치 빠르고 배려심도 있는 분이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좀 신경증적이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저자가 느끼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이 책 중간중간에서 읽었어요. 가령 이런 문장에서. '또 일방적으로 걸려오는 전화, 경찰의 무작위적 사찰, 공공장소에서 귀를 침범하는 ‘이지 리스닝’ 음악, 검문소의 불필요한 조사, 빅 데이터로 가능해진 정치 및 상업의 마이크로 타기팅 프로그램을 달가운 침입으로 받아들이는 말을 들을 때도.'
아 죄송합니다. 제가 한국어판은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서 어디서 끊을지 애매하다보니 막 읽고 있네요;; 안그래도 이 부분에서 저자가 쥐구멍으로 기어들고 싶어한 기분이 느껴졌다는 게 절절히 느껴졌어요. 마치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고급음식인 푸아그라나 고노와다가 제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는데 억지로 떠먹여주고 나서 나의 '좋은 의도'가 얼마나 그에게는 무례하고 오만한 짓이었는지 깨닫는 듯이...
이미 갈라파고스로 떠나 계신 분들도 많은 거 같은데, 저는 3장 첫 문장 보자마자, 난 여기서 (스크랠링섬)에서 좀 더 머물란다, 하고 주저앉았습니다. 3장 첫문장 - “이곳은 잠을 자기에는 너무 덥고 너무 습하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기후대가 고온다습입니다. 고온건조까지는 견딜 수 있으나, 다습, 그리고 다습과 함께 따라오는 벌레 대잔치, 상한 음식 등등은 정말 힘들어요 ㅠㅠ 먼저들 가셔요 ~~ 전 남아서 2장 정리 모먼트를 가져 보겠습니다. #1. 지질학 지식이 없어서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피오르와 사운드가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건지 궁금했었는데, 2장 읽으면서 드디어 찾아봤네요. 생성 원인이 다른 듯 합니다. 피오르 (빙하의 침식) vs. 사운드 (강의 침식) 그 밖에도, 북극 지방에도 사막이 있고(극지사막), 오아시스 (북극 오아시스)도 있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 # 2. 상아 조각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잠시 어리둥절 했는데요, 상아는 코끼리 어금니 아님? 하고 생각해보니, 바다코끼리도 코끼리라서 그럴수도 ^^;; (위에서 @오구오구 님의 베프인 페플렉시티도 그렇게 말했군요 ㅠㅠ) # 3. 2장 읽는 내내 생각했던 것 - 페테르가 이끄는 고고학 팀에 깍두기로 낑겨서 고대 왕국 탐사 가보고 싶다. 고고학 이론을 성실하고 차분하고 자세히 설명해줄 거 같지만, 나는 밥만 축낸다고 내쫒기겠지 ㅠㅠ #4. 2장의 결정적 한 장면 - 돌로 만든 여우덫에서 물범 태아의 턱뼈 위에 놓인 여우 해골을 들여다 보는 장면.
저는 페테르가 아예 북극해 근처에도 오지도 못하게 할 듯..ㅎㅎㅎ 저도 고온다습의 기후에서는 픽픽 기절하고 쓰러집니다. 추위는 괴롭지만 적어도 쓰러지진 않는데;;
하하, 말씀을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하시는지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먼저들 가셔요"에서 특히요. 저도 고온건조는 견딜 수 있지만 고온다습은 아찔합니다. 거기다 그 날씨에만 만날 수 있는 다리가 5개 이상인 생명체들...(저리가앗!)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하네요(해가 갈수록 더 다양한 모양의 생명체를 만나요, 흑흑).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가 1년 중 가장 행복한 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바다코끼리도 살짝 검색해봤습니다.
@새벽서가 @borumis 20일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게 뭐라고. :)
공개하시는 날이 마침 제 월급날이라 일주일 기다렸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결제하겠어요. ㅎㅎ
@borumis 저는 강력 추천합니다!
오호~~~ 감사해요!!!
내 친구들은 역동적인 사건 안에 자신들을 집어넣었고, 또한 그 사건에서 즉각적으로 의미를 해석해 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들의 접근법은 그 사건이 계속 전개되도록 둔 채 모든 것을 알아차리면서, 거기 있는 의미가 무엇이든 알맞은 때에 그 의미가 드러나도록 두는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2월 13일 목요일부터는 3장 '푸에르토아요라'를 주말까지 세 번에 걸쳐 나눠서 읽습니다. 일단 오늘은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392쪽까지 읽습니다. 알다시피, 북극권에서 적도로 왔어요. 푸에르토아요라는 유명한 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타크루스 섬 남쪽 해안에 자리 잡은 1만 명 정도가 사는 도시입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장 서사의 기반이 되는 갈라파고스 제도 여행이 정확히 언제인지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아요. 대략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으로 짐작해 봅니다만, 사실 여러 번에 걸친 갈라파고스 제도 방문의 감상이 섞여 있어서 크게 중요하진 않아요. (혹시 정확한 방문 연도를 확인하신 분들은 첨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역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여러 가지 이슈를 저자의 사유를 따라서 짚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태계 보존을 둘러싼 자연과 인간의 갈등 같은 중요한 질문입니다.
저, @YG 님.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말이 끊긴 것일까요? 읽다가 갑자기 '일시정지' 됐습니다(하하하).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말을 하다마는 것이고, 두 번째는
ㅋㅋㅋㅋㅋ 저도 이거 생각했어요
@연해 @Nana 앗, 그러게요?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던 것일까요? 죄송합니다. (모임지기 권한으로 민망해서 수정했어요;)
아 두 번째가 뭡니까아아!! 이렇게 말을 하다 마시면 저 같은 사
Isla Isabela에서 방화 사건과 거북 몰살 사건이 있었던 게 1994년 4월과 6월이었고 Charles Darwin Research Station을 침입한 게 1995년 1월이었으니 90년대 후반 정도일 것 같아요. 책에선 안 나왔지만 1997년에서는 불법 해삼 양식장을 처리하려고 했던 공원 관리자를 총으로 쏴 죽인 사건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아마 작가가 이 섬을 방문한 건 1995~1996년이었을 것 같네요. 처음에 작가가 갈라파고스에 갔을 때가 1986년이었고 그해에 갈라파고스의 방문자 수를 18,000명에서 25,000명으로 늘렸다고 하고 이 책의 배경이 된 방문에서는 32,000명이었다고 하니 90년대 중후반으로 짐작되네요. 자료출처는 아래 https://www.cbd.int/doc/case-studies/inc/cs-inc-ec-galapagos-en.pdf
@borumis 앗, 저는 1980년대 후반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1989년 갈라파고스 제도 방문객이 4만 명이라는 통계를 찾았거든요. 1986년 첫 방문 후 1988년에 제대로 보려고 들른 게 이번 장의 배경이고, 말씀하신 내용은 나중에 덧붙인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이런 걸로 티격태격하는 사람들... :) )
책에서 '내가 갈라파고스에 처음 왔던 1986년에는 에콰도르 정부가 정한 연간 방문자 수 상한선이 1만 80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막 조정된 때였는데, 그 해의 실제 방문자 수는 3만2000명이었다.'라고 나오는 걸 보니 1986년은 처음 갔던 해고 그 이후에 간(책에 나와있는 방문) 것은 90년대였을 것 같아요. 아래 논문에서는 1987년에 32,500명으로 늘었다고 하는데 어떤 책은 4만명으로도 나오고 정확한 통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https://www.jstor.org/stable/44518346 그리고 책에서 At the time I spoke with him [Steve Divine], these resentments were particularly strong in the settlement of Puerto Villamil, on Isla Isabela, where residents had deliberately started forest fires inside the park's boundaries and had established illegal commercial fisheries in near-shore waters. 90년대에 주민들과 자연보호단체 들간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와중 여러가지 새로운 법률과 대책들이 새로 들어왔다고 위의 논문에서 읽었어요. 그리고 '1986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생명의 다양함과 광범위함에 놀라서 처음에는 이곳이 삶과 죽음이 얼마나 뒤섞여 있는지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 걸 보면 그 이후 90년대쯤에 방문한 것에 대해 쓴 것 같아요.
@borumis 님, 말씀 듣고 보니 1990년대 초중반인 것도 같네요. (아니, 그냥 몇 살 때 언제 간 이야기가 기반이다, 하면 될 것을. 이것도 서술 전략이겠죠? 저는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일시 불명확한 게 제일 걸립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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