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edo님의 대화: 저는 많은 경험에서 배운 패턴, 언어로 정의내리거나 설명하기 힘든 그런 통찰도 직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그것들을 긍정하거든요. 한데 과학계에서는 제 입장에서는 그런 직관과는 오히려 거리가 먼, 조금만 경험이 쌓이면 쉽게 무너질(걸핏하면 빗나가는 예측인) 무의식적 편견을 직관으로 정의하고 있는지, 프라이밍 이펙트 등을 예로 들면서 직관에 대체로 부정적이더라고요. 커너먼의 책들이나 새폴스키의 행동이나 리사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같은 뇌과학이나 행동/인지심리학 책들에서 언급하는 직관도 대체로 그런 직관이었던 거 같고요.
저한테는 앞서의 패턴에 대한 학습도, 대체로 의식적인 알아차림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직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과학계에선 그런 직관의 존재는 무시하는 듯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요.
실은 지금 제가 예술과 뇌과학 관련 책인 '통찰의 시대'를 읽고 있어서 통찰과 직관의 차이에 대해 고민해봤는데요. 우선, 뇌과학에서는 통찰(insight)과 직관(intuition)을 좀 다르게 보는 것 같습니다. 직관은 좀 더 즉각적인 반면 통찰은 직관보다 좀더 한참 후에 이루어지고 좀더 복잡한 듯합니다. (어쩌면 커너먼의 fast와 slow system에 각자 해당되는 걸지도요) 그러나 직관을 섣부른 판단이나 편견으로 단정하고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대부분의 뇌과학자들은 얘기하고 이런 직관적인 사고가 없었다면 인류의 생존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