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저만의 속도로 이제 스크랠링 섬을 다 읽었습니다. 여기 진도 따라 가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군요. 세상에 사람들이 거의 찾아가지 않는 장소에서 가져갈 것과 남겨둘 것을 가르는 분명한 선은 없다는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냥 툭 던지는 말 같은데 왜 자꾸 생각하게 될까요. 사건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바란다면 정의하거나 요약하려고 하지 말고 머리로 분석하거나 의미를 파악하려는 익숙한 충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은 마치 인류학 수업시간에 들어야 할 자세 같지만 사실 주변에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을 보고서도 자꾸 분류하거나 판단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텐데 나이가 들 수록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장소는 스클랭링 섬이지만 주제는 원주민에서 원정대에서 교도소에서 클래식까지 정말 방대한 주제를 넘나드는 은근한 재미가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도 그렇고, 이번 글에서도 그렇고. "저만의 속도"라는 말씀이 참 좋아요.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남은 기간도 @Alice2023 만의 속도로 차분하게 읽어가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방대한 주제를 넘나드는 은근한 재미가 있다는 말씀도 너무 공감되는데요. 로페즈가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느낀 감상을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간접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저도 즐거워요. 이럴 때보면 책이라는 게 참 귀한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마음껏 상상하고, 배우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요.
저도 저만의 속도로 읽고 있어요. 다음 책은 참여를 못하니 천천히 마감해도 되겠다 싶어서 저는 호주를 아주 느긋하게 여행하고 있어요. 요즘 주중엔 현생에 치어 독서할 시간 많이 만들지 못하고 있어 아마 이번주에 책을 끝맺지 못할거 같지만 이렇게 천천히 가는 것도 좋네요~~
이건 비밀인데 못 참고. 3월에 읽을 벽돌 책으로는 기가 막힌 책을 떠올렸지 뭡니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1월, 2월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하지만 또 묘하게 연결이 되는!!!
오, 무려 느낌표 세 개!!! 기대해도 좋다는 말씀까지 해주시다니, 더 믿고 기대하겠습니다!!! 1월, 2월과 전혀 다른 분위기라니 더 두근두근 세근세근... (하하) 새로운 장르를 차곡차곡 격파(어릴 때 태권도하면서 격파 참 좋아했는데)하는 느낌이에요. 말 그대로 벽돌깨기. 비밀인 듯 비밀 아닌 비밀 같은:)
알려주시면 안됩니까?! 알려주세요~~~~
ㅎㅎㅎ YG님 벌써 3월 책을.. 벅찬 기대감이 글에서 느낌표에서 그대로 전해집니다. 전 지금 병렬독서로 읽을 책을 찾았는데 제임스 쿡에 대한 최신간인데 뉴욕타임스에서 2024년 최고의 책 10권 중 하나로 선정된 책이고 나름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기대가 큽니다. 햄프턴 사이즈 또는 햄프턴 시드로 우리나라에서 두세 권이 번역된 듯한데 아직 이 책은 우리나라에 안 나왔다고 합니다. The Wide, Wide Sea by Hampton Sides 제임스 쿡이 마지막 항해에서 기존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 파고든다고 해서 흥미가 생겼어요. https://www.amazon.com/stores/Hampton-Sides/author/B001IGUQVI?ref=ap_rdr&isDramIntegrated=true&shoppingPortalEnabled=true 그리고 아직 도서관에 안 들어와서 대기 중이지만 새로 나온 책 중 브루스 M.S. 캠벨의 '대전환'과 찰스 킹의 '문화의 수수께끼를 풀다'도 관심이 갑니다.
외딴 장소의 풍경이 보여주는 무심함과 장엄한 권위 자체가 쩨쩨해지거나 쓸데없이 독재적으로 구는 평범한 인간의 성향을 뿌리부터 허무는 경우도 많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는 아직도 들어가며 챕터에서 헤매고 있는데 다들 빠르시군요. 저는 미국의 백인 젊은이가 젊어서부터 이렇게 여행이나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미국 여기저기를 여행했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나중에 전세계를 여행할 자세? 마인드가 되어있지 않았나 싶어서요. 그리고 강대국의 제국주의, 식민주의에 분노하는데 과연 지금은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지난 수 세기에 걸쳐 세계에서 새로 발견된 거의 모든 곳에서 일어난 온갓 종류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대한 분통, 스스로 신에게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의식을 품고서 모든 정치적 제국의 외딴 지역들로 위력으로 밀고 들어가 그 사회의 구조를 바꿔놓고 영적인 관습들을 폐지하며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경제구조를 바꿔높은 자들의 방종한 행태에 대한 분노였다."
나는 서로가 처한 곤경에 대한 감정이입이 우리 시대 모든 사법제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어느 수도원의 부수도원장이 내게 했던 말처럼 "전례 없는 정의는 야만이며, 정의 없는 전례는 감상성"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을 윤리의 틀(성경, 쿠란, 미합 중국 헌법 등) 밖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일은 자신들의 윤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에서는 용인될 수 없으며, 악이 인간 사회의 조직에 서 힘을 발휘하는 한 요소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무지몽매함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호라이즌 스크랠링섬 795/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푸에르토아요라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적도부근으로 오니,, 좋네요. 푸른얼굴은 알겠는데 얼가니는 뭘까요 ㅎㅎ 저 새의 이름이 푸른얼굴얼가니새, 영어로는 Masked booby 라네요
Booby의 의미에 'stupid or childish person'이란 뜻이 있거든요. 한국어 이름 얼간이새도 아마도 '얼간이'에서 나온 것 같아요. 좀.. 똘똘해 보이진 않아서 그런 걸까요?;;; ㅎㅎㅎ
책에서 나온 masked booby는 그나마 좀 점잖아 보이지만 blue-footed booby는 진짜 살짝 웃음이 배어나오는 외모입니다.
세상에... blue footed 너무너무 귀워여요 ㅎㅎㅎㅎ
행동이 바보 같아서 스페인어로 bobo로 불렸고, 영어로는 booby, 한국어로는 얼가니가 됐다고 하네요. 사냥은 바다에서 하고 육지에서는 행동이 굼떠서 사람한테도 잘 잡히고, 다른 동물들의 공격에도 별 저항이 없다고 합니다. 부리가 날카로운 핀치새가 살을 찢어 흐르는 피를 먹고 있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의 동영상이 돌아다니고 있네요. ㅠㅜ 얼가니새에는 푸른발얼가니새, 푸른얼굴얼가니새, 갈색얼가니새 그리고 붉은발얼가니새 등이 있는데, 붉은발얼가니새의 학명이 Sula sula네요! 몰라몰라(개복치)와 핀카핀카(까치)에 이어서 슐라슐라 더합니다! ^^
윽.. 정말 과하게 순한 동물이네요.. dodo처럼 너무 순한 동물들은 일찍 멸종되던데..;; 슐라 슐라.. ㅋㅋㅋㅋ 쏼라쏼라~가 생각나요. 몰라 몰라 슐라 슐라 피카 피카 ... 이렇게 동어반복(tautology)되는 학명을 tautonym(반복명)이라고 한다네요. https://www.britannica.com/list/gorilla-gorilla-sula-sula-and-other-animals-whose-names-are-tautonymsthe-same-for-genus-and-species 파랑발도 이쁘지만 빨강발 부비도 발 뿐만 아니라 부리가 참 이쁘네요. 누가 모르고 보면 색칠한 줄 알겠다는;;
아 다시 보니 슐라슐라가 아니라 술라술라로 불러야 할 것 같으네요. ^^
어머 왜 sula 일까요. 영어 표현인지 모르겠는데, 로마 유명한 집정관 이름이 술라 아닌가요? ㅎ 진짜 공포정치했던 사람이었는데요 ㅎㅎ 얼간이랑 안어울려요 ㅎㅎ
Linnaeus가 만들어낸 Sulidae 과의 Sula 속은 고대 노르웨이어 sula에서 나온 학명인데 기둥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Sulidae에 속하는 새들이 바다에 수직으로 급하강하는 plunge-dive 기술로 사냥을 한다는데 아마 그렇게 수직으로 내려가는 모습에서 '기둥'이란 어원을 사용하게 된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믿거나 말거나) 그렇게 수직으로 바다에 다이빙해도 다치지 않게 특별한 신체구조가 진화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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