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님의 대화: 결국 다 읽고 나니 메모 모음인 게 맞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훌륭한 메모라면 일독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그의 시를 읽지 않고 이 산문을 읽는 게 과연 바람직한 순서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 책’이라는 홍보 문구에는 코웃음을 쳤고요.
완독을 하지 못했으니 왈가왈부하긴 힘들지만, 홍보문구에는 눈살아 찌뿌려지긴 합니다. 왜 저렇게 극적인 홍보글을 올려야만 하는걸까요?
새벽서가
YG님의 대화: @장맥주 작가님과 마음 맞는 사람들 가운데 해병대 체험이나 사이비 종교 입문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요?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음에 제가 맥주 삽니다! 즐거운 산행 비유 좋네요!
작가님, 이런 주제로 책 쓰시나요? 전 사이비종교관련 글은 항상 흥미롭더라구여.
새벽서가
장맥주님의 대화: 조금 엉뚱하고 시니컬한 생각도 해요. 미국인 지식인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폭력, 그리고 미국의 역사를 넘어 영국의 역사(제임스 쿡은 영국인이지요), 더 나아가 서구 문명의 역사에까지 죄책감을 느낄 때 저는 간혹 고까운 기분이 듭니다. ‘백 인의 의무’의 새로운 변종으로 들려서요. 배리 로페즈 말고도 그런 태도를 보이는 미국인을 볼 때 한편으로는 저런 게 제국 시민의 특권이구나 싶어서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네가 뭔데?’ 싶기도 해요.
‘야, 세상 고통 다 떠안은 척 굴지 말고 지금 너희 나라 비만이랑 마약 문제부터 좀 해결해라, 세상에서 비만 인구 제일 많은 나라가 너희 나라라고. 너희가 먹는 걸 20퍼센트쯤 줄이면 너희 건강도 좋아지고 탄소발생도 많이 줄 거야, 그런 건 서구 문명의 역사 고민하지 않고도 할 수 있어’ 하고 쏘아주고 싶기도 하죠. 번지수를 잘못 찾은 비아냥거림일까요?
dobedo님의 대화: 이 양반은 문장을 툭 떨궈 놓고 휙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버리네요. 많은 문장들이 '내가 이해한 뜻으로 쓴 게 맞으려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네요. 스타일이신 듯.
그래서 읽다가 계속 멈추고 생각을 하게 해줘서 그 스타일이 그새 편해진건지 전 너무 좋네여. 빨리 먹은 밥에 체한다고 책을 빨리 읽는 편인데, 오히려 멈춰서 사색할 시간을 주는 이런 책이 오랜만이라 그런지 내심 반갑더라구여, 저는.
봄솔
“ 오늘날 군사 용어로 쓰이는 부수적 피해라는 말은 의도치 않게 죄 없는 사람들에게 가해진 해를 가리킬 때 흔히 사용된다. 16, 17, 18세기의 ‘탐험’과 그 후 이어진 공격적인 경제적 착취, 이후 유럽의 식민지들에서 정치적 영향력과 통제를 두고 벌어진 세계적인 다툼의 결과로도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오늘날 권력을 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런 피해들을 다시 살펴보고 싶어하지 않으며, 평범한 사람들 역시 대체로 독재국가와 경찰국가뿐 아니라 유사 민주국가에서도 여전히 그러한 책략을 옹호하는 현대의 폭군들에 맞설 용기가 없다. ”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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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봄솔님의 대화: 저는 미국에 삽니다.
그런데 한국에 놀러갔다가 분리수거 하다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CCTV도 달려있고.. 무슨 패트병에 붙은 필름까지 다 떼야한다는데.. 이게 무슨 소용인가 미국에선 한번에 다 때려넣어 버리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미국 사람들이 한국처럼 분리수거 하면 지구가 엄청 편안해질지도요…
동감해요. 아주 가끔 서울 친정에 가면 어머니 도와드린다고 분리수거하려고 하면 친정부모님이 손사래치세요. 한가지씩 물어서 분이하려니 차라리 본인들이 하는게 더 편하시다고. 같은 음식도 어떤건 일반 쓰레기, 어떤건 음식 쓰레기, 재활용품도 껍질 벗겨낸 플라스틱통 등등… 정말 미국의 분시수거는 분리수거라거 부르기도 부끄럽죠! ㅠㅠ
그러믄요
이 작가의 문장들이 길긴한데 그래서 더 여려번 천천히 읽게되고 그러면서 문장의 아름다움과 그 내용에 들어있는 깊은 염려와 sorrow와 분노를 체험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여행을 한다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인 것도 같아요. 눈 크게 뜨고 보는 역사와 자연 속의 폭력과 괴로움과 미래의 암담함 그리고 그 와중에도 붙잡아야하는 책임감과 행동의 중요성을 잘 전달하는 책이네요.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오구오구
YG님의 대화: @오구오구 그림 책을 넘겨 보시는 게 어때요? :) 사실, 다들 좋다고 (특히 미국에서) 극찬을 받는 책들인데. 저는 그만큼의 재미나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답니다. 넘겨보다 만 책도 많아요. 예를 들어, 존 뮤어나 에드워드 애비 책이요. 레이철 카슨 책은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침묵의 봄』 안 읽어보셨으면 한번 도전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침묵의 봄은 오래전에 읽었어요 ㅎ
오구오구
YG님의 대화: @오구오구 아니라면, 같은 맥락의 전통을 따르는 해스컬의 책들이나. 좀 더 저널리스 틱한 『지구의 마지막 숲을 걷다』 등을 좀 더 강하게 추천합니다.
오구오구님의 대화: @YG 님, ㅎㅎ 5권 중 한권만 추천해달라니까 5권을 더 추천하셨네요 ㅎㅎㅎㅎㅎㅎ
제가 최근 3년 사이에 읽은 "나무" 제목이 들어간 책들이네요. 저는 퓰리처상 받은 책들이 대체로 맞더라구요.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ㅋ 담아봅니다 ㅎ
siouxsie
새벽서가님의 대화: 수지님, 우리 이거 같이 읽을까요? ^^
유럽판 다자이 오사무 등극
아니면 막 인생책 되는거 아니에요? 전 좋아유~
장맥주
봄솔님의 대화: 저는 미국에 삽니다.
그런데 한국에 놀러갔다가 분리수거 하다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CCTV도 달려있고.. 무슨 패트병에 붙은 필름까지 다 떼야한다는데.. 이게 무슨 소용인가 미국에선 한번에 다 때려넣어 버리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미국 사람들이 한국처럼 분리수거 하면 지구가 엄청 편안해질지도요…
YG님의 대화: @오구오구 @Nana @장맥주 페소아 읽기에 실패한 사람 여기도 한 명 더 있습니다! :)
아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Nana
장맥주님의 대화: 조 금 엉뚱하고 시니컬한 생각도 해요. 미국인 지식인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폭력, 그리고 미국의 역사를 넘어 영국의 역사(제임스 쿡은 영국인이지요), 더 나아가 서구 문명의 역사에까지 죄책감을 느낄 때 저는 간혹 고까운 기분이 듭니다. ‘백인의 의무’의 새로운 변종으로 들려서요. 배리 로페즈 말고도 그런 태도를 보이는 미국인을 볼 때 한편으로는 저런 게 제국 시민의 특권이구나 싶어서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네가 뭔데?’ 싶기도 해요.
‘야, 세상 고통 다 떠안은 척 굴지 말고 지금 너희 나라 비만이랑 마약 문제부터 좀 해결해라, 세상에서 비만 인구 제일 많은 나라가 너희 나라라고. 너희가 먹는 걸 20퍼센트쯤 줄이면 너희 건강도 좋아지고 탄소발생도 많이 줄 거야, 그런 건 서구 문명의 역사 고민하지 않고도 할 수 있어’ 하고 쏘아주고 싶기도 하죠. 번지수를 잘못 찾은 비아냥거림일까요?
저도 친구들과 미국이 세계 경찰노릇하는 것에 대해 시니컬하게 많이 이야기했었는데, 요즘 깡패나 일진처럼 하려는 걸 보니 그래도 경찰인 척이라도 하는게 나았구나 싶더라고요.
연해
“ 폭풍은 모든 생명에 무관심하지만 그래도 폭풍의 본성은 강렬함이기 때문이다. 폭풍의 힘은 어떤 기계로도 제어할 수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폭풍의 변화는 나침반 방위에 맞춰 등압선으로 표시할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숫자들로도 폭풍을 붙잡아두거나 속박할 수는 없다.
폭풍은 완전히 자유롭다. 오직 자기 생각만 따르는 자유로움. ”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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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내 경험상 이렇게 해변에 있을 때든 바다 한가운데 있을 때든, 바닷물을 꼼꼼히 살펴 보는-이따금 보이는 새나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고래를 관찰하고, 수면에서 노니는 빛의 움직임을 바라보는-시간은 다른 어디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종류의 시간, 광활하고 균질적인 공간의 부피를 가득 채우는 시간을 인식하게 한다. 그런 날에는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이런 집중적 관찰이 오히려 일상적 경험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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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나는 서구 예술의 역사를 공간의 양감과 시간의 연장, 빛과 소리의 진동을 이용해 행한 다양한 실험의 역사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의 근본적 강점은 예술이 글자 그대로의 의미를 의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술은 은유를 제시할 뿐 해석은 보는 이나 듣는 이의 몫으로 남겨둔다. 관람객이나 청자에게 가장 깊은 만족감을 주는 일은 예술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 그 의미를 캐내려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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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단지 상상력의 실패일 뿐이라고.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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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어떤 언어들은 매우 장소 특정적이어서 그 언어들이 생겨난 풍경과 떼어놓으면 의미가 통하도록 말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해리슨은 언어란 단순히 단어와 문법만이 아니라, 다른 언어에서는 인식되지 않은 생태 환 경과 잠재력을 드러내는 것임을 강조한다. ”
『호라이즌』 256/168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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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요컨대 한 문화의 영적, 물리적, 심리적 안녕에 가해지는 위협의 심각성을 평가하는 방식이 사회마다 서로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무엇이 되었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써서, 한 종족을 마비시키는 절망감이 엄습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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