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질문] Q1. 411쪽의 이 문장이 어떤 뜻인지 잘 와닿지 않아서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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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문제는, 빵을 얻어낸 후에는 케이크마저 바라는 마음을 물질 본연의 문제와 혼동한다는 거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23. 단요 작가의 신학 스릴러 <피와 기름>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책벌레

예스마담
물에 빠진 놈 건져주니까 봇짐 내놓아라는 심보 아닐까요? 인간은 도움을 주면 더 큰걸 원하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제가 답변 드릴 문제는 아니지만 저는 그리 해석해서..

단요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이미 100여 년 전에 경제 발전과 인류의 풍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덜 일하고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까? 사람들은 더욱 풍요롭고 사치스럽고 화려한 것들을 바라며, 자신에게 사치스러운 장식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무 가난하다!” 그리고 그 허상의 가난은 계속 서로의 기준점을 높이고 ‘이것은 이래야 한다’라는 요구들을 만들어냅니다.
가령 저는 언젠가 “가난은 겨울옷에서 보인다. 여름에는 그럭저럭 남들 비슷하게 입을 수 있는데 겨울옷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돈이 있으면 겨울 코트를 사고 싶다.” 라고 말하는 드라마 대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저는 이게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가게]에 가면 멀쩡한 코트를 5만원 아래로 살 수 있는 시대고, 그 코트를 20년 내내 입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저는 그렇게 입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러니까 남들처럼 입지 못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대부분의 경우에, 가난이 아닙니다. 허상의 기준점과 허상의 욕구입니다. 탐심입니다. 만약 그 사람의 직장이 그러한 옷차림을 요구할 경우에도, 여전히 탐심이 허상의 필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 탐심이 우리를 케인즈의 예언으로부터 비껴나가게끔 하고, 더 주린 사람들의 요구에 눈 돌리지 않게끔 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우리가 80억 명 중에서는 굉장히 잘 사는 편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거짓 가난과 탐심으로 인해 지구 반대편의 비참으로부터 눈을 돌려버립니다. 저 또한 대부분의 경우 예외가 아닙니다. 암브로시우스의 말로 이 단락을 매듭짓겠습니다. “당신이 슬픈 까닭은 남의 것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로만 정의를 생각하면서, ‘나는 내 권리를 지니고 있고, 내 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밍묭
와, 작가님이 하신 이 말, 진짜 마음에 확 와닿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소해
@모임
여러분, 실은 제가 요즘 장편 수정고 마감 등으로 인해 빠듯한 일정 속에서 살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실 지 모르겠지만... 살롱 진행으로 제가 얻어가는 수익은 단 1원도 없습니다. 선정 도서도 거의 90퍼센트 이상 제 돈 제 산입니다(감사하게도 이번엔 래빗홀에서 책을 보내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제 원고에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따로 빼내어 다른 작가의 소설을 홍보하는 일이 저 자신을 소진하는 무의미한 행위처럼 느껴질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바빠서 못 들어오는 틈에 이렇게 열정적인 댓글들이 잔뜩 올라온 걸 보니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되네요. 살롱 독자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의 소통 자체가 저의 ‘진정한’ 보상입니다. :-)
래빗홀에 제 사정을 말씀드렸는데 잘 헤아려 주셨고 바쁘신 가운데 마케터님이 들어와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살롱 오픈 전에 적극적으로 저에게 <피와 기름>을 선정해 달라고 메일을 주셨고 도서까지 보내주셨습니다. 제 사정으로 일정이 한번 바뀌었지만 바로 이벤트 페이지 수정도 해주셨지요. 마케터님의 적극적인 노력과 따뜻한 배려 잊지 못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완독한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사전 질문을 바로 앞에 한분이 던져 주셨기에 주말부터 질문을 받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완독한 분들은 사전 질문을 올려주시고 아직 완독 못한 분들은 독서를 마친 후 사전 질문을 올려 주세요.
사전 질문 기간: 2/8(토)~ 2/16(일)
- [사전 질문] 표시된 댓글은 노란색 하이라이트로 표시 예정
- 단요 작가님이 자유롭게 해당 질문에 댓글을 달아주는 방식으로 진행
래빗홀 출판사에 궁금한 점은 @래빗홀 이라고 쓰신 후 질문 남겨 주시면 되겠습니다.
단요 작가님께 궁금한 점은 정리해서 사전 질문으로 올려주시면 제가 노란 색으로 칠해 둘게요. 모든 사전 질문은 단요 작가님이 직접 응답해 주실 예정입니다.
단, 이 Q&A 시간엔 서로를 존중하는 예의를 지켜주길 바랍니다. 진행자, 작가, 독자 세 주체가 모두 서로를 존중하며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즐겁고 편안하게 질문하고 답하는 분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급한 마감으로 새벽이나 밤에 주로 들어올 것 같습니다. 이 점 널리 양해 바랍니다. (꾸벅)

새벽서가
마감중에도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에 완독하고 궁금한 질문들 열심히 올려놓겠습니다~

siouxsie
전혀 무의미하지 않고, 의미롭습니다?!음?
너무 힘드실 땐 쉬어 가셨다가 또 열어 주시고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저도 인스타에서 가끔 작가님의 생활을 엿보는데 아이들 밥까지 어떻게 그렇게 다 챙기시는지~파이팅입니다!
엄마 일 좀 하게 빨리 컸으면 좋겠지만, 또 크는 게 너무나 아까운 소중한 아이들이니까요. ^^

박소해
겨울방학이 웬수지요. ㅎㅎ 그래도 마감 틈틈이 살롱 방 들여다 보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이번 살롱 방은 특히 벅차네요. 진행자와 2인 3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다시 마감하러 총총)

래빗홀
저도 래빗홀의 탈(?)을 쓰고 있지만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과 소소하게 책 이야기 나누는 게 너무 즐거워요! 앞으로 남은 모임 기간동안 편하게 책수다 나누러 오겠습니다. 질문도 많이 올려주세요🤗 (황급히 마케터의 자아를 꺼내며..총총)

방보름
박소해 작가님의 살롱 덕분에 작년 차무진 작가님의 《여우의 계절》도 재미나게 읽었고요. 《피와 기름》도 읽게 되네요. 바쁘신 와중에도 열어주시는 살롱. 감사해요. 얼른 읽을게요~

박소해
흑흑 감사합니다 🙏🙏🙏

바닿늘
우와...
저, 잠깐 덮었습니다.

바닿늘


바닿늘
심장이 뜁니다..
미쳤습니다. 🙄

박소해
오오 ㅋㅋ 🤭👏👏👏👏

예스마담
에러 나서 올라온 글만 보다가 또 겨우 들어왔어요~ 박소해 작가님 정말 대단하셔요..글도 쓰시고 살림에 박장살까지^^ 홧팅입니다!!

박소해
예스마담님은 저에게 있어...
사랑입니다...! 💕

예스마담
크~ 저도 사랑합니다~💓

박소해
🙆♀️

바닿늘
“ 그런데 나는 널 믿어보고 싶으니까, 그리고 아주 가끔 기적처럼 변하는 케이스도 있으니까 서른네 살이나 먹은 새끼를 인간 만들어보겠다고 업장까지 데려와서 이 개지랄을 하고 있는 거야. 결국 나는 인간 최우혁을 믿는다기보다는 내 소망을 믿는 것이고 그 소망이 바로 두 번째 믿음의 동력이야. 신학의 설명 틀을 빌리자면, 믿음은 사랑의 문제라고 말하는 게 이거 때문이야.
이 사랑이란 남자랑 여자가 서로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며 부모가 자기 아이 예뻐하는 것도 아니라 그저 믿음, 소망, 다시 사랑……. ”
『피와 기름』 p. 261, 단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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