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바는 모비딕의 에이브리 선장 같은
캐릭터 같아요. 악의를 품지는 않았지만 자기의 개인적 생각이 옳다고 믿고 독단적으로 전체를 끌고가는 모습이요.
코리바가 옳다고 , 유토피아라고 생각해도 세대가 변하면서 옅점조정은 될 수 있는것인데 자기가 옳다고 믿는걸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게 답답하네요
[함께 읽는 SF소설] 03.키리냐가 - 마이크 레스닉
D-29

봄솔

엘데의짐승
[정치, 뇌물, 부패.]
카마우가 다시 되풀이했다.
[우리가 사는 방식이죠.]
『키리냐가』 p435,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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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5~6장은 3,4장과 달리 내부에서 피어오르는 키리냐가의 문제들을 다룹니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문제가 더 다루기 어렵듯 두 사건은 키리냐가가 어떤 상태인지, 지금이 제대로 된 사회인지,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떠오르는 물음이 더 많았습니다.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1) 5장은 권위의 개념을 다루고 있습니다. 5장에서 생긴 일을 생각했을 때 사회적 권위를 얻는다는 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코리바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권위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나요?
2) 코리바가 은데미에게 설명하듯 자신이 주민들의 불만과 청원에 못 이겨 중간에 비가 내리도록 결정을 번복했다면 응가이와 문두무구, 키리냐가의 권위가 훼손되었을까요?
3) 6장은 도전과 안락함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 세대들의 고민이 드러납니다. 코리바가 내린 방안은 키리냐가에 도움이 되는 해결책이었을까요? 아니면 그조차도 해결하지 못하여 억지로 만들어낸 고육지책일까요?

은화
1번과 2번 물음에서 키리냐가의 근원적인 문제는 사회를 해석하는 모든 권한이 코리바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점이라고 봐요. 응가이-키리냐가-문두무구는 마치 삼위일체처럼 서로 구분되지만 긴밀하게 엮여있어 코리바의 해석이 곧 신의 말이자 전통이 됩니다. 코리바의 생각과 결정에 반대한다는 것은 응가이의 뜻에 반대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므로 사람들은 두려워합니다. 한편으로는 그가 키리냐가를 진심으로 위하고 노력한다는 것을 그동안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존경했기 때문에 권위가 유지되어 왔고요.
하지만 5장에서 코리바는 문두무구로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화가 난 노인으로서 벌을 내린 게 문제라고 봐요. 감정에 휩쓸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은 거죠. 그리곤 자신의 결정을 취소한다면 그것은 곧 키리냐가와 응가이에 대한 도전이 될 거라는 믿음을 고집합니다. 코리바로서의 자신과, 문두무구로서의 자신을 혼동하고 있는 모습은 보스(boss)형 지배자들이 자주 겪는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고 봤어요. 비를 다시 내리게 한다면 물론 누군가는 한동안 그를 우습게 보거나, 이전만 못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코리바의 위신이 훼손되는 것이 꼭 문두무구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 같습니다.
코리바가 정말로 자신과 문두무구의 자리를 동일시하고 믿었기에 스스로의 실수를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또는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전 둘 다라고 생각해요. 권위는 자신이 내세운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권위를 인정할 때 성립되는데 코리바 스스로 주민들의 인정을 져버렸다고 봅니다.
사람들에게 잘못에 대한 벌만을 강조하여 주민들이 문구무구를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꺼리게 함으로써 존경을 잃었죠. 5장 초반에 서구인들이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성경 속 대홍수의 일화를 들어도 키쿠유인들이 딱히 감흥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구도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뭄비 할머니가 문두무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듯이 공포와 협박만이 권위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우화로 다가왔어요.
RAMO
3) 6장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집중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제 감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RAMO
유토피아의 그늘 - '엔 캐리 트레이드'와 '키리냐가'의 아이러니
경제 용어 중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장기간 일본 통화 정책의 결과로 나타난 이 현상은, 경제 성장이 더딘 국가에서 돈은 가치를 잃는다는 명제에 기반한다.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것은 곧 돈이 쓸 곳이 없다는 의미이며, 이는 해외 투자로 이어져 엔화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엔 캐리 트레이드' 현상을 초래한다.
이 개념을 소설 속 젊은이들의 현상과 연결해 생각해 보면, 금리가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 경제 용어라면, '키리냐가' 6장의 젊은이들의 모습은 그 사회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코리바는 유토피아를 건설하려 노력했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암울한 사회가 펼쳐졌다. 꿈을 잃고도 안락한 삶이 가능한 유토피아에서, 왜 청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코리바는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밖으로 내모는" 방법을 선택했다. 안락한 집을 빼앗고 공동체에서 배척하는 방식으로 청년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을까.
일본의 통화 정책은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었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돈은 국내에서 돌지 않고 국가 성장은 더욱 둔화되었다. 이는 '잃어버린 30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는 부유해지지만 국민은 가난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코리바의 선택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낳았다. 똑똑한 젊은이들이 사라지면서 사회의 미래는 서서히 잠식되었고, 그는 후계자조차 찾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자신이 만든 세상이 유토피아라고 위안 삼았을까? 문득, 이 모습이 현재 한국 사회와 닮아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저출산, 경제 성장 둔화, 그리고 여전히 과거의 성장 패러다임만을 제시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키리냐가'의 상황과 겹쳐 보인다. 젊은이들에게 '중동으로 가서 일하라'라고 하는 현실에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은화
개인적으로 3번 물음에 대해 전 코리바의 해결책은 그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의 선택을 좋게 바라본다면 청년들을 추방하기로 한 것은 유지위원회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나 다른 사회로 가는 것처럼, 또 다른 길을 청년들에게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키리냐가를 완전히 떠나기에는 두렵고 적응을 위해 희생할 것이 너무 많은 이들에게 마을을 떠날 기회를 준 것은 코리바의 완고한 성향을 생각해보면 그나마 '유연한' 결단으로 보였어요. 청년들이 자살하게 두지 않으면서도, 급격한 변화를 몰고 와 마을과 사회가 바뀌지 않는 길을 모두 충족하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이 꼭 최고의 선택과 같지는 않죠. 코리바의 결정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는 몰라도 모두가 행복하거나 도움이 되는 선택은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쫓겨난 아이들의 소망은 '키리냐가에서' 도전을 할 수 있고 자극과 갈망을 충족할 자유를 경험하는 것이었지 아무런 도움도 없이 고향을 떠나는 일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부정적으로 보면 코리바는 키리냐가의 가치에 어울리지 않거나, 해가 될 수도 있는 잠재적인 아이들을 영원히 추방한 것이기도 합니다. 코리바의 결정은 그가 아무리 궁리하더라도 자신과 사회의 한계를 절대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 처음에 6장 앞 부분에 나오는 코끼리의 우화를 읽을 때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코리바의 의도가 담긴 내용이라고 이해했어요. 하지만 6장을 다시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이 우화가 얼마나 많은 바람과 갈망을 갖더라도, 아무리 바뀌려고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상태가 될 수 없는 근원적인 한계와 거기서 오는 슬픔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젊은이들은 키리냐가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싶었겠지만 결국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되고, 코리바는 젊은이들을 붙잡고 싶었지만 그들을 내쫓아야 했으며, 키리냐가는 유지될 수 있겠지만 점점 현재의 작은 만족감에만 매달리는 사회가 될 거라는 암시가 나옵니다.
고민하는 젊은이들도, 코리바도, 키리냐가도 결국 자신들 각자의 한계를 넘는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구도가 암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이 지금의 키리냐가를 유지하기 위해 내린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이 더 우울하게 다가오네요.

달콤한유자씨
“ 「그것은 우리의 전통에 어긋난단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제> 할머니는 언덕에 살고 계시고, 언덕에 살지 않는 모든 키쿠유족은 고통을 받고 있어요.」
은데미는 생각에 잠기며 잠시 말을 멈추었다.
「아마도 지금이 어떤 전통을 없애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하네요. 여자 하나가 전통을 무시했다고 해서 온 세강을 벌하기보다는요.」 ”
『키리냐가』 p.271,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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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할아버지가 잘못 생각하시는 거예요. 사람들에게 평범하게 말씀하셔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지 문두무구의 입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두들 진실이라고 믿을 그 이야기는 거짓으로 가득 찼다고요.」 ”
『키리냐가』 p.321,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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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저는 키쿠유지 유럽인이 아니에요. 하지만 전 무식한 키쿠유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할아버지께서 해주시는 우화가 우리의 근본을 숨긴다면 어떻게 우리가 진정한 키쿠유가 될 수 있겠어요?」 ”
『키리냐가』 p.330,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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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새장에 갇혀 지내기만 한 새는 날 수가 없소. 태양을 보지 못한 꽃나무가 꽃을 피우지 못하듯 말이오.」
카린자가 말했다.
「요점이 뭐요?」
내가 물었다.
「은데미가 문두무구가 되었을 때 우리가 지혜를 어떻게 쓰는지 잊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우리의 지혜를 쓰기 시작해야 하지 않겠소?」
할 말을 잊은 나는 발길을 돌려 내 언덕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키리냐가』 p.344,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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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제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건 할아버지세요.」
말하는 아이의 잘생긴 얼굴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저보고 생각하기를 그만두게 하실 건가요? 단지 할아버지와 다르게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요?」 ”
『키리냐가』 p.346, 마이크 레스닉 지 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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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자유 의지이든 아니든 간에 일단 제가 지식을 얻었으며, 제 마음을 텅 비우고 그 지식을 잊어버릴 수 없다고 말하는 게 훨씬 더 간단한 방법이라고요. 사자는 그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요.」
아이는 한참 동안 말을 멈췄다.
「더구나 저는 제 지식을 잊고 <싶지 않아요>. 전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지 이미 배운 것을 잊고 싶은 게 아니라고요.」 ”
『키리냐가』 p.350,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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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나는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네덜란드 사내아이 같았다. 유럽인의 생각이 흘러 들어오지 못하도록 둑을 손가락으로 막자마자 다른 곳이 터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유럽인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은데미가 마을 사람들에게 말해 줬을 리가 없는 새로운 생각들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저절로 싹튼 것이다. ”
『키리냐가』 p.353,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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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진정한 유토피아가 그것을 발견한 세대보다 오래 지속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인가? 또한 자신이 태어난 사회의 가치를 거부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아무리 그 가치가 신성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아니면, 키리냐가는 <결코> 유토피아였던 적이 없었으며, 우리는 어찌 어찌 해서 우리 자신을 속이고는 이제는 영원히 사라져 버린 삶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어 버린 것은 아닐까? ”
『키리냐가』 p.355-356,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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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응가이께서 얼마나 더 오래 우리들의 신으로 계시리라 생각하세요?」
「영원히란다.」
아이의 질문에 깜짝 놀라며 내가 답했다.
「그렇지 않을 거예요. 응가이께서 단지 <음토토>이셨을 때는 우리들의 신이 아니셨어요, 그분께서는 젊고 힘이 있으셨을 때 늙은 신들을 죽여야만 했을 거예요. 하자미나 이제 그분은 오랫동안 신으로 존재하셨고, 이제 누군가가 그분을 죽여야만 할 거예요. 아마 새로운 신은 우리 아버지께 응가이보다 더 자비를 베푸시겠죠.」 ”
『키리냐가』 p.365,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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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쏘
아마도 지금이 어떤 전통은 없애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하네요. 여자 하나가 전통을 무시했다고 해서 온 세상을 벌하기보다는요.
『키리냐가』 전자책 기준 P.521,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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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내가 알지 못했던 사실은 한 사회가 유토피아가 될 수 있는 시기란 아주 잠깐이라는 점이었다. 일단 한 사회가 완전해지면 그 사회는 변화하지 않아야만 유토피아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과 발전은 사회의 본능이었다. 나는 키리냐가가 유토피아가 되었던 순간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 순간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왔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
『키리냐가』 p.443,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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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
“ 「난 돌아가지 않을 거요. 지금뿐만 아니라 영원히 말이오. 아흐메드와 나는 둘 다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요. 우리가 더이상 이해할 수 없는, 우리를 위한 자리가 없는 세상을 떠나 이곳에서 남은 생을 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오.」
내가 단호히 말했다.
카마우는 산을 바라보았다.
「당신과 그 코끼리는 영혼이 연결되어 있군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오.」 ”
『키리냐가』 p.447,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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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데의짐승
할아버지는 아직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계세요. 제가 원하는 건 마사이족이 아니라 도전이라고요!
『키리냐가』 p296, 마이크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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