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⑤ 어떻게 먹을 것인가 (캐롤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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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채식지향인’입니다. 살면서 준채식 생활을 두 번 시도했는데 두 번 다 실패했고, 가끔 고기도 먹는 형태로 세 번째 시도 중입니다. 개를 사랑하고 공장식 사육을 반대하지만 고기를 못 끊고, 그런가 하면 비건‘주의’에도 확신은 없습니다. 준채식 생활 경험과 음식 윤리, 동물권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2025년 하반기에 낼 예정인데, 그 전에 12주 동안 아래 책들을 빠르게 읽어보려고요. 안 읽은 책들이라 수준이 어떤지 장담 못합니다(제가 읽은 책 중에서는 할 헤르조그의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과 셸리 케이건의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윤지로의 『탄소로운 식탁』을 추천합니다). 아래 일정으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깊이 있는 토론을 하면서 읽을 거 같지는 않네요. 완독에 의의를 두고, 전자책으로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기록하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모임 기간은 보름씩으로 하되, 목표는 7일 동안 한 권씩 읽는 것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함께 해주셔도 좋습니다. 1. (1/1~1/7) 채식의 철학 / 토니 밀리건 다 읽었습니다. https://www.gmeum.com/meet/2188 2. (1/8~1/14) 채식의 배신 / 리어 키스 다 읽었습니다. https://www.gmeum.com/meet/2213 3. (1/15~1/21) 고기는 절반만 먹겠습니다 / 브라이언 케이트먼 다 읽었습니다. https://www.gmeum.com/meet/2239 4. (1/22~1/28)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 멜라니 조이 읽는 중입니다. https://www.gmeum.com/meet/2255 5. (1/29~2/4)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캐롤린 스틸 6. (2/5~2/11)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 마르타 자라스카 7. (2/12~2/18) 죽음의 밥상 / 피터 싱어, 짐 메이슨 8. (2/19~2/25)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9. (2/26~3/4)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김태권 10. (3/5~3/11) 물건이 아니다 / 박주연 11. (3/12~3/18) 비만의 사회학 / 박승준 12. (3/19~3/25) 지속가능한 삶, 비건 지향 / 미지수
종이책으로 560쪽 분량이군요. 일주일 동안 읽기 좀 벅차 보이는데,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를 마쳤으니 먼저 읽기 시작하겠습니다. 편하게 따라오세요. ^^
트리스트럼 스튜어트가 <낭비>에서 꼬집었듯 서방국가에서 식량 공급을 영양상 필요량의 130퍼센트로 제한하고 개발도상국이 수확 후 손실을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면 전 세계 식량 공급량의 3분의 1을 절약할 수 있고, 그러면 세계 기아 인구를 23번 더 먹일 수 있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1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삶을 지속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 채 속 편히 사는 것이 한때는 부자의 특권이었지만 값싼 간편식 덕분에 이제는 누구든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는 이런 태평함이 산업화의 최대 업적 아니겠냐고 반문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깊은 도덕적 불안의 징후일 수도 있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1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실험실 고기가 성공한다면(지금 모든 징후가 성공을 예견하고 있다) 관련된 이들은 분명 특허 등록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고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처럼 눈이 돌아갈 만한 이익을 거두어들일 것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1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일각에서는 인간의 몸이 곡물 위주 식단에 맞지 않기 때문에 소위 원시인 혹은 팔레오 식단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곡물 없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잠시 제쳐두고 현실을 보자면 인간은 소화기관이 유연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식단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더 좋거나 더 나쁜 수많은 식이법이 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규칙이나 전통 없이 음식을 먹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면서 패스트푸드는 자유의 한 형태를 제안하는 듯하다. 한계나 책임이 없는 음식은 <게으름뱅이의 천국>에 드러난 중세의 꿈을 반영하며 에덴동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먹을 것이 주렁주렁 달린 세계를 그린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자연에서는 설탕 한 가득, 지방 한 가득씩을 각각 찾을 수는 있어도 이 둘이 결합된 것은 결코 찾을 수 없다. 이렇게 치명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줄 아는 것은 오직 요리하는 동물인 인간뿐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프랑스에서 식사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역설 같은 것은 없다. 식당에서 탄성이 나올 만큼 풍성한 치즈 모듬이 나오면 프랑스인은 대부분 그중 두세 가지를 조금씩 맛볼 뿐이다.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가끔 눈물이 날 정도로 톡 쏘는 치즈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전통 음식 문화가 그렇듯 식사 규칙은 무엇을 먹는지만이 아니라 어떻게 먹는지까지 규정한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삶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즉시 만족감을 얻기보다 욕구 충족을 미룰 필요가 있다. 쾌락을 최고조로 느끼려면 그전에 노력하고 고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키토프스키가 언급했듯 이런 연기는 소비주의 문화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정반대된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풍족함은 기쁨의 적일까? 분명히 그렇게 생각한 에피쿠로스는 비물질적인 대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을 해결책으로 삼았다. 그는 식사에 조미료 대신 대화를 가미해 흥미를 돋웠다. 현대 신경 과학이 지지할 만한 접근법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잘 먹는 것은 좋은 삶의 기본이지만 멈추어야 하는 때도 있다. 전세계 전통 음식 문화에서 행해지는 단식 기간이 대표적이다. 반면 산업 식품 국가에서는 먹지 말아야 할 시기를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데, 이를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은 드물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2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하지만 집과 관련해 고정된 것은 없다. 집은 동적일 수도, 정적일 수도 있으며 판잣집이나 배, 주택, 마을이나 도시, 풍경, 국가, 행성 등 어떤 규모로든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먹을 수 없는 곳은 집이라 할 수 없다. 집은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3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한때 모든 인간의 고향이었던 황야가 적이 되었다. 농본주의 신화는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는 유순한 조상이 아니라 복수심에 불탄 채 삶에 필요한 햇빛이나 비, 비옥한 토양을 내어주지 않는 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삶, 시간에 관하여 3장, 캐롤린 스틸 지음, 홍선영 옮김
3장을 읽고 있는데 어째 이 책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고대 그리스 얘기부터 마르크스까지 서양 역사 쭉 훑고 있는지요. <고기는 절반만 먹겠습니다> 느낌이 좀 드네요.
다음의 여덟 권에서 제발 등장하길~
ㅎㅎㅎ 그러게요~.
이 분야의 책들은 뭔가 비슷 비슷한데가 있나 봅니다. 그래도 서양 역사를 훑었다니 저는 좀 관심이 가네요.
제목이랑은 안 맞았지만 '고기는 절반만 먹겠습니다' 는 저처럼 지식부족인간에게 아주 유익한 책이었어요!
그렇군요. 참고하도록하겠습니다.^^
네, 좀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그와 별개로 이 책도 아직까지 재미는 있습니다. 근데 서론이 좀 긴 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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