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D-29
한국에 가면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다.
이 글은 마광수 자신이 싫어하는 훈계조와 교훈적인 투가 있다.
마광수는 자연에 동화되라고 하는데, 여자는 또 자연미보단 인공미를 더 처준다.
마광수는 계절 중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는 매년 책 한 권 출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 권 냈으니, 이것으로 이제 여섯 권째다. 올해는 책 제목을 『글을 쓴다는 것』으로 정했다. 글과 직접 관계된 내용도 있지만, 글을 쓰면서 이는 전반적인 생각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기 글들은 전부 글 쓰는 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날, 나는 “글을 왜 쓰는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세 가지를 도출하게 되었다. 첫째,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쓴다. 이번 책의 제목(‘글을 쓴다는 것’)이기도 한 수필을 쓰고 학교 때 교과서에도 실려, 그때 내 뇌리를 강타한 철학자 김태길 교수의 말마따나 생각을 정리하려고 글을 쓰는 것 같다. 글을 왜 쓰는지는 명확하진 않아도 아마 지금까진 그래서 쓰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려고.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정리가 안 되는 게 있다. 인생은 결론이 없어 늘 변화하는 거지만 그런데도 변하는 마음을 사람들은 붙잡으려고 한다. 뭔가 글로 써놓으면 정확하게는 표현 못 해도 좀 더 생각이 명료해지면서 정리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외부와 내부로부터 자기를 살피고 그 생각과 느낌을 적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그 느낌이 정리되고 객관화되는 것 같다. 어느 작가가 글은 자신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쓴다고 했는데 맞는 말 같다. 결국 생각을 정리해 자기 편하자고 쓰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생각을 그나마 정리에 마음을 잡으려고. 둘째, 생각을 글로 남기려고 쓴다. 인생은 사실 허무한 것 같다. 인생은 짧고 사실 별것도 아닌 거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덧없고 내 인생이 사막의 한 줌 모래보다 못한 것 같고 헛되고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져 외로움에 포박당한다. 인간의 생식(生殖) 본능도, 내세를 위해 종교에 귀의(歸依) 하는 것 모두 그 허무함을 달래기 위한 것 아니겠나. 결국 죽음에 이르는 자기 생의 유한함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생각이 결집된 책을 남기고 싶어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든다. 육체는 썩어 이 세상에 없지만, 영혼이 떠돌 듯이 내 영혼이 담긴 글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그게 잘 쓴 글이든 못 쓴 글이든 상관없다. 자기 생각을 온전히 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솔직하게 써야 할 것 같다. 후세에 누가 안 읽어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글자로나마 내 생각을 거기에 기록해 허무, 외로움, 생의 부질없음을 다소나마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완성되고 정리된 생각이 아니라 삶의 궤적을 따라 변하는, 그때그때의 불안한 생각을 기록하고 싶은 것이다. 셋째, 내 팔자이고 즐거우니까 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도 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타고난 것이다. 운명이고 팔자라고 할 수 있다. 타고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걸 탓해봐야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것밖에 뭐가 있겠나. 내가 원해서 이렇게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운으로 이 세상에 툭 던져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하는 것은 자기에게 운명적으로 주어진 이것을 실현하는 게 -아, 이 허무한 세상에 그나마-잘사는 것이라고, 행복한 것이라고 어쩌면 결론은 내린 것 같다. 내 기질은 혼자 하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그것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글에 빠지는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는 것. 남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는 기질이었다면 이런 게 책에 방해가 되었을 수도 있다. 혼자 하는,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글을 쓰는 거라고 본다. 팔자인지 쓰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 나와 안성맞춤, 천생연분, 찰떡궁합이란 걸 알았다. 나와 글은 쿵짝이 잘 맞는 것이다. 나는 MBTI도 INTP인데다가 혼자일 때 가장 행복하고 그것과 콤비를 이루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이고, 그래야 즐겁고 그것은 운명인 내 기질과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주어진 운명을 이왕이면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정리하면, 잡다한 생각을 글에 집어넣어 교통정리 하고 나를 객관화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쓰는 것 같고, 이 세상이 실은 너무나 별것도 아니라는, 그 허무 때문에 그걸 극복해서 달래려고(즉, 승화하려고) 내게 있어 그 방법인 내 생각을 남기려고 글을 쓰는 것 같고, 타고나길 혼자 하는 걸 좋아해 그것에 가장 적합한 게 글쓰기라 그런 것 같고, 하다 보니 무척 즐겁고 자아를 실현하는 건 또 덤인 것 같아, 이 세 가지 이유로 나는 오늘도 이렇게 손에서 글을 놓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 혼란스러운 내 생각을 정리하려고 ● 생각을 글로 남겨 삶의 허무를 달래려고 ● 타고난 기질이 글쓰기와 가장 맞고 행복해서
중국이 전체적으로 한국에 유리해서 그들과 교역을 이어나간다. 그러나 중국인은 세계 어딜 가나 민폐여서 무조건 싫은 것이다. 한 나라에 대해 이렇게 상반된 생각이 상존한다.
작가와 호흡이 통하면 그가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를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예술가는 자기 작품을 통해 고통이나 성욕을 대신 충족한다.
마광수는 자기 학문에 대한, 가르치는 것에 대한 얘기는 안 한다. 아마도 그것엔 밥벌어먹기 위한 것이니까 별 할 얘기가 없어 그런 것 같다.
마광수는 진정으로 자기를 위하는 사람은 그의 어머니 혼자라는 것을 그는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가 몰두하는 게 전부라고까지 여긴다 예쁘다는 소릴 별로 안 들은 애들은 외모에서 그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예쁘다는 말을 자주 듣는, 자타공인 예쁜 애들은 성형도 하고 더 예뻐지려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한다. 누가 자기를 그냥 놓고 남에게만 예쁘다는 말을 하면 그를 미워하고 예쁘다는 소릴 들은 애하고도 사이가 틀어진다. 공부 잘하는 애들도 서로 경쟁하고 안 그런 애들은 공부를 포기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또 자기들끼리 낙오하면 자살까지 감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그 속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데도 공부 잘하는 애들은 그들을 솔직히 사람 취급도 안 한다. 공부 못하는 애들이 운동에 미쳐 또 자기들끼리 경쟁하면 공부 잘하는 애들을 다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자기들이 하는 진정한 맛을 모른다면서. 하여간 그들은 자기들이 몰두하는 그 세계가 거의 전부라고 확증 편향적으로 생각한다. 모두가 그러면서 사는 것 같다.
마광수는 여자의 길고 긴 손가락과 긴 손톱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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