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작은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의 거대한 비구름이 되어 내리는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 같아요. 그리움은 지금의 내가 과거의 그(대상)에게 보내는 일방적이고 정적인 감정이라 생각하는데, 포물선을 그리며 주고 받는 공의 이미지와 "그 사람은 내가 다가온다 말하고" 라는 문장이 그리움을 쌍방향 통신처럼 그려서 재미있었어요. 오래된 PC 통신의 이미지 같단 생각도 들었네요. 제목이 왜 <믿는 사람>일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은 과거에 있지만 우리가 주고 받는 감정을 멈추지 않았다는 믿음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시의 화자가 그 감정의 영원한 교류를 '믿는 사람'인거죠. 다른 분들께는 어떻게 와닿았을까 궁금하네요. (*책 읽을 때는 유튜브로 아무 앨범이나 틀어놓는데, 오늘 들은 앨범도 공유하고 싶어서 아래 첨부해요.) https://youtu.be/Gv41yzQal7c?si=JYmpPXQutDpo2MpJ
작은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의 거대한 비구름이 되어 내리는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라는 하금님의 표현이 너무 멋지네요 그리움이라는 것이 내가 그리워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리워지도록 무언가가 그림움을 몰고 오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그리움을 내려놓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겠다라는 생각까지 가보게 됩니다.
'그리워지도록 무언가가 그림움을 몰고 오는 것 같기도 하다'라는 말씀이 좋아요. 그 말씀을 두고 읽으니 과거에 두고 온 사람을 내가 망각하지 않는 이상, 그 사람 위에 항상 그리움의 비구름이나 눈구름이 떠있을 것이라고 믿고 우두커니 서서 그 눈비를 맞고 있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 눈비가 축 쳐지고 기운 빠지는 느낌보다는, 아직 내가 그 기억을 갖고 있음에 나름 안도하는(?) 느낌의 시인 것 같아요.
눈, 비는 하금님이 얘기하신것처럼 해석될 수 있겠네요.. 서로의 상상과 느낌들로 하나의 시가 가득채워지는 풍성함이 너무 좋은 밤입니다.~~^^
오, 세 분의 대화를 읽고 있으니 이 한편의 시가 무척이나 풍성하게 다가오는 기분이에요. 늘 전체적인 이미지 느끼고 마음에 드는 문장 곱씹으면서 빨리 넘기곤 했는데, 이 대화를 읽고 있으니 다시한번 천천히 말씀하신 것들을 생각하면서 읽어보게 되네요. 이렇게 깊이 읽어나가는 분들이 세 분씩이나!! 덕분에 이 책 천천히 여러 느낌으로 잘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 '눈이나 비처럼 하나하나 온다는 것'을 읽으면서 새삼 그 하나하나 온다는 표현에 꽂혔어요. 지난 주는 천천히 내리는 눈송이 구경하는 즐거움이 쏠쏠했었는데, 늘 그것들을 눈이나 비로 표현하고 있지만 그게 하나씩 온다는 걸 미처 인식못하고 있다가 이 문장을 읽고는 모든 게 다 하나씩 내린다는 걸 비로소 느낄수 있었거든요.
하나하나 온다~~~ 소리내어 읽지는 못했지만, 비일을품어요님이 남겨주신 하나하나 온다를 여러번 속으로 읽어보니 좋았어요 하나하나~참..다 귀하고 소중하구나 하면서요ㅎㅎㅎ 이렇게 비밀을품어요님이 남겨주신 글로 놓치고 지나갈 말들을 다시 느끼고 품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러나 눈빛을 먼저 건네고 있는 그들이 아무쪼록 받을 수 있도록 포물선을 그리게 잘 던져주는 것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믿는 사람> p.12, 전욱진 지음
저는 작년에 이 책을 선물 받았어요. 다시 읽고, 같이 나누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작가의 말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마음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즈음 자주 하는 생각이다" 이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믿는 사람>에서는 받을 수 있도록 잘 던져주는 것이 기쁨이라는 것이 따뜻하고 다정했어요. 시의 전체적인 감상을 느끼기보다 저 문장이 좋았는데- 제목이 왜 <믿는 사람> 일까 하금님 생각을 들으니 혼자 읽었을 때보다 시가 더 와닿았어요. 음악 추천도 감사해요.
앗 감사해요 ㅎㅎ! 서로의 감상 속에서 문장을 읽는 다른 방식을 발견할 수 있을 때, 함께 읽는 그믐 모임의 재미가 제일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즐거움을 더해드린 것 같아 괜히 뿌듯하네요 :D
밝은바다님 안녕하세요~^^ 선물받은 책 잘 가지고 계셨다가 함께 하시는거군요... 함께 읽어감으로 즐거움과 감동이 가득하셨으면 좋겠네요 밝은바다님이 받을 수 있도록 잘 던져주는 것이 기쁨~~~~이라는 글을 다시 남겨주시니까 잘 전하며 사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어요 저는 말은 삼키고 하지 못할 때가 종종있거든요~^^
오, 이 책을 선물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밝은바다님 주변에는 책 정말 좋아하는 분들 가득할 것 같아요 ^^
어머! 맞아요! 제 주위에 책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요😃
2월 1일 (시) '믿는 사람' 저는 오늘의 글을 읽으며 둥근 원이 계속 생각 났습니다. 작은 공, 포물선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 사람은 내가 다가온다 말하고’ ‘나는 그 사람이 다가온다’고도 말하는 것이 포물선을 그리는 것도 같고 돌고 도는 원을 생가나게도 했습니다. 그런데 글 속의 포물선과 원은 잘 만나 겹쳐지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슬픈것도 같아요 포물선을 잘 그려 던져서 잘 전달되어야 할텐데라는 마음도 품어보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눈빛을 먼저 건네고 있는 그들이’ 보내고 있는 그 눈빛은 공을 다시 전해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그런 눈빛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금님, 반짝바다님의 글과 추천해주신 음악을 듣다가 3월 그믐밤 준비를 위한 통화로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사이에 글들이 더해졌네요 ㅎㅎㅎ 하금님이 공유해주신 음악 ~~~자연속에 머무는 느낌이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을 공유해가는 것도 너무 좋아요.. 그리고 시의 적절에 소개되어 있는 음악들이 유튜브에 있어서 저는 그것도 공유해드릴께요 https://youtu.be/qNiCMPmGhpc?si=BT_xP_VsoBMt2GAn
오, 이미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져있군요, 덕분에 편하게 들으면서 읽어나갈 수 있겠습니다. 이 리스트 좋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곡 목록을 쭉 살피니 자주 듣는 곡들이 있어서 어떤 분위기인지는 짐작이 가요, 책 읽을때 함께 듣기 좋겠다 싶었는데 정말 그러네요 ^^ 공유 감사합니다~
책 뒤쪽에 리스트들을 적어놓았더라구요 같이 보셔도 좋겠어요~^^ 비밀을품어요님이 자주 들으시는곡과 겹친 곡들은 어떤거일까요? 비밀을품어요님이 좋아하시는 음악얘기도 듣고싶네요^^
2월 2일(시) '선릉과 정릉' 새들이 멀리 떠나고 있었다 나는 돌아오고 있다 말했다 누군가의 눈에 새는 떠나고 있고, 누군가의 눈에 새는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저의 상상으로는 떠나고 있는 새를 보는 것은 능이고 돌아오고 있는 새를 보고 있는 것은 화자(시인)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능이 보기에는 떠나는 것처럼 보이고 능 주변을 걷고 있는 화자에게는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보았어요
‘우리는 아주 오래 이동한 거 같다 사막에 사는 이들이 물과 풀을 찾듯’ 물과 풀을 찾듯 오래 이동한 것은 결국 살기 위한 본능의 작동이 아니었을까요? 시인은 노인이 벤치에 앉아 달걀을 까먹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죽음을 만나게 되는 능에서 살기 위한 모습을 본 아이러니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오늘 이동하던 중 비슷한 모습을 보았어요 지하철 역사 안 상가들이 있는 이동하는 긴 통로 의자에 앉아 보온 도시락통에 들어 있는 밥을 열심히 먹고 있는 한 남자분을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은 아니긴 해도 그곳에서 식사를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곳인데요 혼자 열심히 식사하는 모습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그 곳에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겠죠... 가장 큰 이유는 시인이 얘기한 것처럼 살려면 먹어야겠지요? 먹는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인 것이 왠지 슬픈 느낌이었습니다. 그분은 즐거운 식사 시간이었을 수도 있지만요...
새들이 멀리 떠나고 있었다 나는 돌아오고 있다 말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6 (2월 2일의 시, 선릉과 정릉), 전욱진 지음
삼켜야만 하는 다른 많은 죽음이 우리에게는 아직 더 많은 죽음이 준비되어있다 거의 말할 뻔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7 (2월 2일의 시, 선릉과 정릉) , 전욱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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