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밝은바다 님과 함께 동행하게 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어요~^^
책 친구와 함께 순천여행! 꼭 이뤄지기를요!
그러면 좋겠어요~^^
풋내기 서퍼들이 자기한테 알맞은 파도를 고르는 동안 모래 위 맨발인 나는 여전히 발아래를 걱정하며 걷습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p.60-61 (2월 10일의 시, 양양), 전욱진 지음
어린애가 짓고 부순 저 모래성이 내가 아닐 리 없듯이 끝도 없이 들어오는 저 겹물결이 네가 아닐 리 없다고 들키기를 바라는 혼잣말도 생깁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61 (2월 10일의 시, 양양), 전욱진 지음
사람은 다 끼리끼리 모인다고들 하잖아요. 저랑 동네 친구들도 딱 그런 모임입니다. 사람 붐비는 건 싫고 여행지의 자유로움, 새파란 바다가 주는 통쾌하기까지 한 뻥 뚫린 상쾌함은 누리고 싶어서 매번 양양 하조대 겨울 바다를 찾았어요. 다들 취직하고 삶이 바빠지면서 최근에는 하조대 겨울 바다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 년도 말에는 다시 여행을 가보자는 말을 꺼냈습니다. 과연 12월의 우리가 이 대화를 기억하고 하조대 캐러반을 예약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어린애가 짓고 부순 저 모래성’을 닮은 나는 왜 ‘모래 위 맨발’인채로 ‘발아래를 걱정하며 걷’고 있을까? 모래 위에 솟았다가 무너진 나, 그리고 모래 위에 발 붙이고 서서 젖은 모래밭을 내려다보는 나의 모습이 상상하기 재미있어서 계속 그 문장들 언저리를 읽고 또 읽은 것 같아요. 여러분은 이 구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 궁금하네요. 감정과 관계라는 성을 내가 쌓아 올리고, 파도를 닮은 너는 끊임없이 밀려와 그 성을 부드럽게 무너트렸을지. 아니면, 나는 나 좋을대로 너와의 관계를 해석하고 단단하다고 생각 되는 집을 지었는데, 다 나의 상상으로 지은 모래성일 뿐이었고, 너는 그저 물처럼 다가왔다가 물러나는 흐름을 타는 사람이라 나에게 다가왔다가 떠났다는 말인지. 관계의 여러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하나도 빠짐없이 남겨진 나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이미지들이긴 하지만요. 시의 끝에 남긴 “아까 먹은 막국수 진짜 맛없었지”라는 문장부호도 붙지 않은 말 때문에 시의 외로움이 더 진한 것 같아요. 물음표도 마침표도 없이, 그래서 그 부호가 가져오는 어조의 변화도 없이 남겨진 말은, 이전에 작가가 말했던 ‘부치지 않을 편지’와 같은 처지라고 생각했어요. 내 감정만 담기고 수취인은 없는, 이제 교류 불가능하다는 속성 때문에 외롭지만, 그래도 내 마음 바깥으로 나왔다는 점에서는 후련한 성질을 가진 그런 말 도막 같네요. 후련하지만 외로운, 곁에 내 마음과 마음의 표현을 온전히 받아줄 사람이 있던 시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각나는 음악도 같이 남겨요. 왠지 오래 연락 안 하던 사람들한테 연락을 해봐야하나, 생각이 드네요. https://youtu.be/3JiSwJKPuy8?si=hGNAH5fWTrdRPDNW
양양~ 글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셨을것같아요~^^ 하조대~ 겨울바다...멋진 풍경이 그리어지네요 꼭 여행으로 하조대를 만나실수 있음 좋겠네요 하금님의 글을 읽으며 바닷가 모래... 발가락 사이를 간질간질이는 상상을 해보게되어요 맨발로 따뜻한 모래의 감촉을 느끼는 상상도 좋으네요 저는 먹은 막국수가 맛없었지라고 얘기하는 그 문장이 페이지를 한장 더 넘겨 덩그러니 남겨진것이 의미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약간 짠한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삼킨다 해도 발목을 적시는 물결의 감촉이 느껴지거나 파도 소리가 귀에 들린다거나 하지는 않는 그러니까 불가능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닌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65 (2월 11일의 시, 강릉 해변 메밀 막국수), 전욱진 지음
시와 조금 동떨어진 말을 수도 있지만, 슴슴한 맛이 다시 각광 받을 시간이 올까요? 자극이 너무 저렴한 시대가 오면서, 오감이 다 뒤집어지는 것만 같은 ‘존맛’ 음식을 향한 질주가 만연해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너무 속된 말인가요? 바꿔말하자면 미미(美味)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그런 ‘미미’한 음식을 향한 레이스가 과해진 것 같아요. 내가 바로 ‘미미’라고 외치지 않는 이상 시장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 처럼요. 자가용, 자차가 당연한 시대가 와서 시내에 외제차가 많아진 현실과 비슷한 느낌일까요. 고만저만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지니까 ‘우리는 그 중에서도 제일이야!’ ’이런 맛은 어디에도 없을걸?‘하고 고함 치듯 너도나도 광고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선 눈에 띄어야하니까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정말 아무나 ’미미‘라고 외치니까 정말 ’미미’한 음식을 만나긴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수많은 가짜 중 진짜를 찾는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에요. 흔하디 흔한 막국수. 딱 재료의 정직한 맛만 담은 한 그릇. 바다의 광활한 상쾌함이나 모래 해변의 반짝임을 담은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먹으면서 기분 상할 정도는 아닌 맛. 그래도 여름에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담백한 아쉬움만 남는 맛. 그런 슴슴함이 문득 그리워지는 시간이 있을거예요. 사람이 뿌링클만으로, 넷플릭스만으로, 시끄러운 음악만으로 살 수 없으니까요. https://youtu.be/7kjjrEZOVHo?si=nkKjNrc-VK83U1We 오늘의 음악은 Su Lee의 Slice of Life. 시의 분위기보다는 메세지와 잘 어울려서 생각 났어요. 단순하게, 내가 좋아한단 사실만으로 충분히 좋은 것들로 가득한 하루를 생각하게 되시길 바라요.
슴슴한 맛을 저는 좋아하는데요~~ 가끔 자극적인 맛이 그리워 마구마구 먹었다가 힘들어하곤 합니다. 가끔...강렬한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음식도 있지만, 작가가 얘기한 막국수같은 흔한 맛은 오래 같이...함께할 수 있는 음식일거같아요
하금님 글 읽으면서 너무 공감됐어요! 슴슴함이 그리워요ㅠㅠ
정월 대보름인 오늘 슴슴한 음식들을 먹기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설 다음에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해의 소원을 비는 날.... 한해의 건강을 생각하며 건강한 음식~ 슴슴한 음식들 챙겨 드시면 좋겠네요 부럼도 깨고요..... 우리가 읽고 있는 책에 있는 호두도 드실 수 있기를요...
호두를 먹으며 글을 썼답니다! jena님도 부럼 깨신거지요??
ㅎㅎㅎ호두를 드셨군요 올해의 호두 먹은일은 더 기억에 남으실것 같아요.. 저도 부럼을 깨고 먹었지요^^
2월 11일(시) '강릉 해변 메밀막국수' 강릉 막국수 맛이 상상이 되다가 갑자기 궁금해졌네요 어제의 글 마지막 문장이 생각나서요 어제 글의 마지막 문장은 ‘아까 먹은 막국수 진짜 맛없었지’였죠 같은 곳의 글이었나 싶어서 다시 살펴봤는데 어제의 글은 양양, 오늘의 글은 강릉인데 연관된 글은 아닌가 싶었네요 그렇지만 이 두 곳이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앞뒤로 실려있는 글의 배치 이유가 궁금해지고 있어요 이렇게 지방의 곳곳을 생각해 보고 있으니 여행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강릉에서의 좋은 기억들도 떠오르기도 하구요. 여름에 먹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니 지금처럼 추운 겨울 막국수를 먹었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강릉의 무서운 바람이 떠올라 춥다 하고 생각했다가도 작가처럼 따뜻한 날, 여름을 떠올리니 가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오늘의 글은 저에게는 여행가고 싶은 생각과 식욕을 자극하는 시인 것 같아요
2월 12일(시) '파주' 바람소리로 가득한 마음~~ 처음 읽었을때는 바람이 불면 참 추웠겠다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바람부는 소리로 가득한 마음’이라는 것이 다시 보였네요 소리로 느껴지는 무언가는 많은 상상을 하게 되고 보이는 것보다 넓은 세계 속으로 빠지게도 하더라구요 바람 소리로 가득한 그 마음을 들고있을 때는 작가처럼 가만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겠다 생각되었어요 그래도 다행인건 볕이 넉넉한 곳에 서 있었네요 쉽지 않은 생각에 빠져들게 될 때 따뜻함을 주는 공간에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새가 찾아오는 것처럼 사소하고 고맙게 찾아오는 것들로 마음을 녹여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내 안에 생겨난 이해되지 않는 생각들을 붙잡고 있다 보면 점점 수렁에 빠지는 것 같은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작가의 말처럼 곰곰이 헤아려 보면 이해가 되겠지만, 감정이 앞서 점점 빠져드는 생각 속에 함몰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바람이 부는 소리가 마음에서 들리면 ‘볕이 넉넉한 곳’에 가서 가만히 서 있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날입니다. 우선 나에게 볕이 넉넉한 곳이 되어주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보고 찾아보아야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작가의 글에 등장한 (볕이 넉넉한 곳) 나에게 볕이 넉넉한 곳이 되어주는 것, 곳이 있다면 함께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볕이 넉넉한 곳... 한참을 생각하게 됐어요. 현실적으로는 볕을 쐴 일이 많지 않아서요...근데 동네 책방이 떠올랐어요. 공원 앞 2층에 위치한 책방인데 볕이 따스하게 들어요! 거기서 책을 읽거나 독서모임을 하면 마음도 따스해져요😃
아직은 추운겨울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진짜 볕이어도 좋고 따뜻함을 느낄수있는 나만의 공간에 대해 나눠보면 좋을것같아요~~~^^
<강릉 해변 메밀막국수> 시를 읽으면서 작년 12월에 속초에서 먹었던 '메밀막국수'가 확 떠올랐어요. '잘 삶은 달걀이 정확히 반 개 ~ 살얼음이 뜬 시고 단 동치미 국물' 진짜 그 때 먹었던 막국수 맛이 막 느껴지더라고요! 양양, 강릉, 속초 모두 제가 자주 가는, 좋아하는 곳이에요. 저도 jena님처럼 양양과 강릉이 가까워서 막국수집이 전날 시의 막국수집인가? 생각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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