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제가 글 쓰는 동안 jena님께서 글 올려주셨네요. 두 곡도 같이 들을게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밝은바다

jena
하림 ㅡ 위로의 말은 누가 해주나요
https://youtu.be/M9cOtdMeiAM?si=uDwWAH1iBo_OLPWQ
한웅재 ㅡ 네 곁에
https://youtu.be/vxsx2OIAsnY?si=uRvpUklPTH8t0sl-
밝은바다님이 얘기해주신 곡들 찾아서 공유해봅니다~^^
장르도..분위기도 다양한~~음악들과 이야기들로
풍성한 밤이네요^^

마틸32
자신은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통해 꿈을 꾸는 것이라던 듀크의 말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34, 전욱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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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32
듀크 앨링턴 앨범 들으며 책을 읽으니 문장이 더 빛나는 느낌입니다. 아름답다. 그런 것. 저는 빛을 잃을 땐 뭘 했나 생각해보니 책을 폈던 것 같아요. 책으로 도주^^

jena
마틸32님께는 책이 위안이 되어줄 도구이네요
피할수 있는 곳을 갖고계시니 다행이고 좋다생각되어져요

밝은바다
책으로 도주^^ 공감돼요😃

하금
빛을 잃어 흑백 화면이 되어버린, 소리가 나지 않던 내 현실에 타인의 꿈이 개입합니다. 음악을 듣는 일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34 (2월 5일의 노트, 무드 인디고), 전욱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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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다시 이불을 머리끝까지 폭 덮고서 그럼 마음껏 그러라고, 오늘밤 나는 내버려둡니다. 그렇게 함순 푹 자고 일어나면 내 몸속도 내 방안도 부시도록 환해져 있겠지요.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35 (2월 5일의 노트, 무드 인디고), 전욱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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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오늘 글을 읽고나니 채워짐과 비움, 그리고 비움 뒤에 다시 채워짐을 이야기하는 작품집 같단 생각이 들어요. 모임을 시작하기 전, 시집 표지에 있는 호두 이야기를 하며 2월은 호두 껍질 같은 달이다, 고소한 호두 알을 감싼 마지막 두꺼운 벽 같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남겼는데, 오늘 노트에서 느껴지는 자발적인 고독이 2월의 이런 '호두 껍질스러움'에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우스갯소리로 진정한 새해의 시작은 2월 부터라고 하잖아요. 1월에는 연초라는 핑계로 지난 12월 연말처럼 사람들을 만나 왁자지껄 흥겨운 분위기에 취한 채로 새해 목표니 계획 같은 건 다 뒤로 미뤘는데, 그 미뤄진 일들을 2월에는 정말 똑바로 상대해줘야 하잖아요. 새해 목표를 세우다보면 자연스레 지난 해에 이루지 못한 목표를 마주봐야하고, 그러다보면 '나는 왜 언제나 제자리일까?'라는 자기 의심도 시작되곤 하죠. 그러다보면 저절로 "안 해!" 소리가 나며 계획을 적어내리던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게 되는데, '내 몫의 빚'을 '스스로 깜깜하고 싶어, 어디 멀리 내다버리고' 온다는 말은 이런 행동을 뜻하는게 아닐까 싶었어요ㅎㅎ. 몰라, 일단 포기! 하고 잠깐 항복 선언을 한 뒤에 항복의 우울감을 갖고 침대에 누워버리는 경험은 다들 한 번 씩 있잖아요.
오늘의 노트와 함께 들은 음악은 Nina Simone의 Ain't Got No, I Got Life가 바로 이런 순간에 들어야하는 가사라고 생각해요. 바깥으로부터의 인정, 사회에서 만난 타인과의 관계 등,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의심 스러워질 때, 그럼에도 나는 나로 존재하고 있다는 단단한 믿음을 세워주는 곡이거든요.
And what have I got?
Why am I alive anyway?
Yeah, what have I got
Nobody can take away?
나한테 남은 것이 뭘까?
나는 왜 그럼에도 살아갈까?
그래,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나한테 있는 것이 뭘까?
어두운 방 안에 누워서 '왜 사는거야?' 같은 반항적이고도 철학적인 질문을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가사에요. 1968년도에 발매 된 곡이다 보니 정말 여러가지 버전으로 편곡 되고, 원곡자인 니나 시몬의 라이브 영상도 수 개가 있는데 그 중 아래 링크로 공유 드린 버전이 가장 침대에 누워 듣기 좋은 것 같아서 공유 드려요.
https://youtu.be/DtJzr1Wcy_s?si=qxM_dXVFGpSK0yQM

jena
채움과 비움이 함께 있지않으면 않되겠죠? 우리의 삶이요
호두와 자발적 고독을 연결지어 생각하시게되었네요
하금님의 글을 읽고는
어떤 무엇보다 나자신을 깨고 나오기가 참 어렵지~하고 생각했어요
여러가지 때문에 그렇겠죠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다칠것이 두렵기도하고,
나와서 마주한 순간에 나얀 연약한 살이 남들에게 보여질까?
더 다칠까? 두렵기도 할거같아요
올해는 내게있는 두려움의 본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
마주하고 작은 실험을 계속해나가고 싶은마음이
더욱 강해지네요^^
표지에 등장한 호두가 이렇게 많은 영감을 주다니..
귀하네요ㅎㅎㅎ

하금
그리고 또 덧붙여 '나에게 힘든 순간 위로가 되주는 음악'하면 떠오르는 제가 좋아하는 곡이 있어서 보너스(?)로 남겨봐요. 저는 도무지 우울함을 견딜 수 없을 때 바깥에 나가 하염없이 걷는데, 이 곡이 주는 해방감이 참 좋아요. 뮤직 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 막혀있던 심장으로 향하던 관이 뻥 뚫리는 것만 같은 감정적 해방 같은 걸 느꼈는데, 하도 자주 봐서 그런지 요새는 음악만으로도 충분하더라구요ㅎㅎ
가수 dodie의 Hate Myself 입니다.
https://youtu.be/VILTSABVdbU?si=Vi75ApFRiRlxOdoj
제목은 '내가 싫다'지만, 노래를 곱씹어보면 '내가 나를 싫어하는 건, 내 탓이 아니야.'라는 결말로 귀결되어요.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 또는 대화 할 수 없는 상황에 닥쳤을 때 들으면 힘이 되더라구요. 아니, 이건 내 문제가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추천드려요.

jena
하금님이 소개하고 공유해주신
다른 장르와 분위기의 두곡..을 들으며
집으로 귀가하는 중이에요
오늘도
음악으로, 글로 풍성한 하루를 보내고있어요

jena
2월 5일 (노트)
'무드 인디고'
'내 몫의 빛을 전부 잃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슬픔? 괴로움? 그것보다 더한 단어를 찾고싶은데요
찾질 못했어요
여러가지 이유로 내 몫의 빛을 잃었다고 느끼게되면
몸도 자연히 반응하겠다 하고 공감했어요
저는 내 몫의 빛이라는 표현은 아니고,
'내가 사라질것같다'라는 이유로 어떤 상황으로 더 나아감을 선택하지 못하겠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저는 내 몫의 빛을 잃었다고 느끼기 전에 잘 했다싶지만,
실수로,순순히 내어줌을 선택하기도하고, 스스로 깜깜함 속으로 들어가길 선택하기도 하는 등
우리는 내 몫의 빛을 잃을만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는거 같아요
작가에게 그런 순간을 맞이했을 때
위안이 되어준 음악이 있어 다행인거같아요
제가 만약 이런 순간을 맞이한다면
저는 잠자기 또는 혼자만의 시간갖기를 선택할것같아요
작가의 말처럼 나를 내버려두는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것 같아요

밝은바다
오늘 남겨주신 글들 보고, 퇴근길에 듀크 엘링턴 음악을 듣고, 집에 와 2월 5일 노트를 읽었어요.
'내 몫의 빛을 전부 잃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있습니다.'
아. 첫 문장을 읽고, 저는 번아웃 왔을 때가 생각났어요.
쉼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휴직하면서 다시 저를 찾게 됐어요. 휴직하고 두 달은 자고 싶은 만큼 자면서 집에서 쉬었고, 두 달이 지나고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아! 나는 비를 좋아했었지, 소설을 좋아했었지, 재즈를 좋아했었지.' 제가 뭘 좋아했는지 새삼 알게 됐었어요. 제가 얼마나 저를 잃고 살았는지도 알게 됐고요.
하금님 말씀처럼 비움과 채워짐에 대한 작품집 같아요. 글 남기고 공유해주신 음악 누워서 오롯이 들어보려고요. 가사만으로도 이미 위로받은 느낌이라 더 집중해서 듣고 싶어요!
그리고 저에게 위로가 되어준 음악은 하림님의 <위로의 말은 누가 해주나요>와 한웅재님의 <네 곁에> 입니다.
작년에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에요. 다시 복직하고, 또 제 몫의 빛을 잃는 날들이 있는데... 그때 들으면서 위로가 됐어요.
정말 '소진했던 빛이 귀에서부터 시작해 안쪽으로 천천히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글도 제게 큰 위로가 되지만, 음악도 정말 따뜻한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이렇게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에요. 저는 이제 하금님께서 공유해주신 음악 들으러 가겠습니다:)

jena
밝은 바다님의 시간~경험들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해요
내가 좋아하는것이 이것들이구나..하고 재확인하게되는
그 경험이 참 소중한것같아요
그 경험과 쉼의 시간으로 회복을 경험하신듯해요
이곳에서의 나눔, 함께읽고 듣는
이 시간도 밝은바다님께 위로와 힘이 되시면 좋겠어요^^
밝은바다님의 나눔과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의 온기가
제게 따뜻함을 전해주네요
추운저녁 귀가길 마음이 따뜻해서인지
얼굴이 발그레해지는것 같아요
음주도 하지않았는데요~~ㅎㅎㅎ

jena
밝은 바다님이 얘기해주신 곡들도
오늘의 글과도 어울리는 것 같아 다시 들어보았어요
코끝이 찡~~~ 혼자 찡...했네요

밝은바다
저도 공유해주신 노래듣는데 찡했어요 ㅠㅠ '비'가 '눈물' 같아선지 비는 슬픔을 연상시키면서도 함께 울어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되기도 해요.

jena
슬픔이라는 말로는 표현이않되는~
무너짐을 경험하고있는 친구에게 해줄수있는게 없던 날들에
많이 들었던 음악이
브람스의 비의 노래였네요~^^
밝은 바다님이 같은 마음으로 들어주신것 같으네요

jena
2월 6일(시)
'나는'
오늘의 글, 시의 행 또는 연 앞에
제목인 ‘나는’을 넣어 읽어 보았습니다.
(나는) 사랑하고 오는 길에~~
(나는) 이제~ 나는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나는) 혼자 걷다 그만 넘어진 이에게
(나는) 세상의 오해와 맞서는 이의 곁에~
(나는) 그러니까 도무지 사랑해서~
(나는) 전속력으로 해변을 달리는 이가 보이면~
(나는) 바다 앞에 어정대다 결국 웅크려서~
(나는) 눈으로는 파도를 쓰다듬으면서~
‘나는’의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지는 해를 보기도하고 눈으로 파도를 쓰다듬는~
자연을 통해 영감을 받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나는’의 사람은 넘어진 이, 세상의 오해와 맞서는 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이에게 관심있는 사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 것 같고요.
‘나는’의 사람은 잠시 자신의 힘을 빼고
다른이의 기쁜 순간에 함께 거하기를 원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걸 발견하고 알아
그것에 멈춰 있지않고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알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그런 사람인 것 닽아요.
자신의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자랑으로 들리지않고 위축되 보이지도 않고
참 괜찮은 사람이네 하고 생각하며 읽었네요

밝은바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 닮고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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