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에세이)
'종점 일기1ㅡ내가 보는 모든 것'
‘볼일은 없고 볼 일만 있고~’
‘그런 길을 어쩌다 같이 쓰게 된 사람들’
‘우리는 정말 타인이구나’
오늘의 글에서 멈추어 있던 부분을 메모해 보았어요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을 보며 죽은건 아니겠지 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을 보며
이 시인은 많은 상황에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거리낌 없이 꺼내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 보다 삶의 일부로 잘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인 것 같은.....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jena

jena
‘나의 안개가 옅어지고 사라질 때
언젠가 그 누군가가 건네는 말이 되어
내 귀에 다시 들어올 것임을 알고 사는 것.
그런 날을 위해 귀 뒤를 깨끗이 씨고 손톱을 바짝 깎고 발꿈치에 로션 잘 바르고 빗질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위의 글을 보면서는
지금은 좀 귀찮아 보이는 것, 조금은 소홀해도 되어 보이는 것들에도 마음을 두고 하나하나 애써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 그 어느 때,
안개가 옅어지고 사라질 때 그 애씀이 좋은것에 닿아 있는 순간이 찾아오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좋았습니다.
긴 호흡으로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며 사는 삶을 살자는 마음도 드네요....
돌고 도는 인생에서 누군가는 이건 끝이야라고 부르지만
누군가는 시작이야 부르겠네요
시인처럼 저도 맴도는 그 삶의 자리를 만날 때 그것을 시작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금
조금은 소홀해도 되는 (*그리고 가끔은 그러고 싶은) 행위에 애를 써야겠다고 하신 말씀에 공감이 가요. 그런 사소한 행위들이 바깥 바람에 휘청거리는 나를 잡아주고, 작가가 말한 것 처럼 '언젠가 그 누군가가 건네는 말'을 받아줄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정류장에서 모든 승객이 내린다고 파업하는 버스는 없잖아요. 계속 달리면서 어느 정류장에서는 승객이 탑승하겠거니, 하죠.
얼마 전 부터 '일상 속 루틴'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작은 행위를 습관으로 만드는 라이프스타일이 유행인데, 좋은 유행 같아요. 저는 침대 맡에 '아침 기상 후 스트레칭'이라는 이름으로 스티커표를 만들어서 붙여뒀어요. 목표로 한 시간에 성공적으로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조금이라도 했으면 빈 칸에 스티커를 붙이는데, 오늘 막 11번째 스티커를 붙였네요ㅎㅎ..

jena
오!! 하금님의 아침기상 후 스트레칭을 응원할께요^^
저는 작년에 제가 좋아하는 채소식탁으로 하루한끼는 차려먹고 소감나누기를 3개월쯤 했는데요
여러모로 좋았어요
겨울내.. 여기저기 살이 불어나는것같아 다시 시작해봐야지하고 있어요ㅎ ㅎ
저의 오래된 루틴은 아침먹고 티타임 갖기입니다.
몸을 따뜻한차로 데우고 마음과 생각을 내려놓는 이 시간이 참좋아요
다른 분들은 어떤 루틴들, 습관들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계실지 궁금해요....
🤗📣🔊

밝은바다
2월 4일 에세이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멀어지지만 그 일조차 결국 다시 (돌아오기 위한 일).
(다시 오지 않을 것)처럼 굴다 끝내 언제나 (되돌아오고 마는).
코 (안)에 든 (맑고) (싸늘한) 공기가 입 (밖)으로 나올 때는 (탁하고) (뜨듯해진)다는 것.
그 누군가가 (건네는 말)이 되어 내 (귀에 다시 들어올 것)임을 알고 사는 것.
(끝)이 내 앞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런 것을 두고 (시작)이라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정말! 반대의 언어들로 순환이 만들어졌네요!

jena
와~~~이렇게 쓰고 표시해주시니 한눈에 보이네요
국어시간의 수업을 듣고있는 느낌이 들기도하네요~^^

jena
오늘도 많이 추운날이네요❄️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내시길 바라요...
오늘의 글과 함께 좋은 하루보내시다가
곧 뵈어요~느낌과 생각들과 함께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jena
오늘은
하금님이 공유해주시는 음악과
작가가 이야기한 듀크엘링턴의 음악
그리고...
'나에게 힘든 순간 위로가 되주는 음악' 을 나누어 보고싶습니다.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 음악이 또 다른 분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선물이 될 수 있을거같아요..
저도 생각해보고 공유하고 나눠 볼께요^^

jena
저는여러곡이 생각나는데요
오늘은 두곡을 이야기해보고 싶네요~^^
over the rainbow
https://youtu.be/r9JmyB5hecw?si=IPmGlTh0-
1DVhR5S
브람스의 비의노래
https://youtu.be/4ouRqXe6o3k?si=PaOEHCFOhBvu6Bgv

밝은바다
앗! 제가 글 쓰는 동안 jena님께서 글 올려주셨네요. 두 곡도 같이 들을게요:)

jena
하림 ㅡ 위로의 말은 누가 해주나요
https://youtu.be/M9cOtdMeiAM?si=uDwWAH1iBo_OLPWQ
한웅재 ㅡ 네 곁에
https://youtu.be/vxsx2OIAsnY?si=uRvpUklPTH8t0sl-
밝은바다님이 얘기해주신 곡들 찾아서 공유해봅니다~^^
장르도..분위기도 다양한~~음악들과 이야기들로
풍성한 밤이네요^^

마틸32
자신은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통해 꿈을 꾸는 것이라던 듀크의 말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34,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마틸32
듀크 앨링턴 앨범 들으며 책을 읽으니 문장이 더 빛나는 느낌입니다. 아름답다. 그런 것. 저는 빛을 잃을 땐 뭘 했나 생각해보니 책을 폈던 것 같아요. 책으로 도주^^

jena
마틸32님께는 책이 위안이 되어줄 도구이네요
피할수 있는 곳을 갖고계시니 다행이고 좋다생각되어져요

밝은바다
책으로 도주^^ 공감돼요😃

하금
빛을 잃어 흑백 화면이 되어버린, 소리가 나지 않던 내 현실에 타인의 꿈이 개입합니다. 음악을 듣는 일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34 (2월 5일의 노트, 무드 인디고),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하금
다시 이불을 머리끝까지 폭 덮고서 그럼 마음껏 그러라고, 오늘밤 나는 내버려둡니다. 그렇게 함순 푹 자고 일어나면 내 몸속도 내 방안도 부시도록 환해져 있겠지요.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35 (2월 5일의 노트, 무드 인디고),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하금
오늘 글을 읽고나니 채워짐과 비움, 그리고 비움 뒤에 다시 채워짐을 이야기하는 작품집 같단 생각이 들어요. 모임을 시작하기 전, 시집 표지에 있는 호두 이야기를 하며 2월은 호두 껍질 같은 달이다, 고소한 호두 알을 감싼 마지막 두꺼운 벽 같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남겼는데, 오늘 노트에서 느껴지는 자발적인 고독이 2월의 이런 '호두 껍질스러움'에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우스갯소리로 진정한 새해의 시작은 2월 부터라고 하잖아요. 1월에는 연초라는 핑계로 지난 12월 연말처럼 사람들을 만나 왁자지껄 흥겨운 분위기에 취한 채로 새해 목표니 계획 같은 건 다 뒤로 미뤘는데, 그 미뤄진 일들을 2월에는 정말 똑바로 상대해줘야 하잖아요. 새해 목표를 세우다보면 자연스레 지난 해에 이루지 못한 목표를 마주봐야하고, 그러다보면 '나는 왜 언제나 제자리일까?'라는 자기 의심도 시작되곤 하죠. 그러다보면 저절로 "안 해!" 소리가 나며 계획을 적어내리던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게 되는데, '내 몫의 빚'을 '스스로 깜깜하고 싶어, 어디 멀리 내다버리고' 온다는 말은 이런 행동을 뜻하는게 아닐까 싶었어요ㅎㅎ. 몰라, 일단 포기! 하고 잠깐 항복 선언을 한 뒤에 항복의 우울감을 갖고 침대에 누워버리는 경험은 다들 한 번 씩 있잖아요.
오늘의 노트와 함께 들은 음악은 Nina Simone의 Ain't Got No, I Got Life가 바로 이런 순간에 들어야하는 가사라고 생각해요. 바깥으로부터의 인정, 사회에서 만난 타인과의 관계 등,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의심 스러워질 때, 그럼에도 나는 나로 존재하고 있다는 단단한 믿음을 세워주는 곡이거든요.
And what have I got?
Why am I alive anyway?
Yeah, what have I got
Nobody can take away?
나한테 남은 것이 뭘까?
나는 왜 그럼에도 살아갈까?
그래,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나한테 있는 것이 뭘까?
어두운 방 안에 누워서 '왜 사는거야?' 같은 반항적이고도 철학적인 질문을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가사에요. 1968년도에 발매 된 곡이다 보니 정말 여러가지 버전으로 편곡 되고, 원곡자인 니나 시몬의 라이브 영상도 수 개가 있는데 그 중 아래 링크로 공유 드린 버전이 가장 침대에 누워 듣기 좋은 것 같아서 공유 드려요.
https://youtu.be/DtJzr1Wcy_s?si=qxM_dXVFGpSK0yQM

jena
채움과 비움이 함께 있지않으면 않되겠죠? 우리의 삶이요
호두와 자발적 고독을 연결지어 생각하시게되었네요
하금님의 글을 읽고는
어떤 무엇보다 나자신을 깨고 나오기가 참 어렵지~하고 생각했어요
여러가지 때문에 그렇겠죠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다칠것이 두렵기도하고,
나와서 마주한 순간에 나얀 연약한 살이 남들에게 보여질까?
더 다칠까? 두렵기도 할거같아요
올해는 내게있는 두려움의 본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
마주하고 작은 실험을 계속해나가고 싶은마음이
더욱 강해지네요^^
표지에 등장한 호두가 이렇게 많은 영감을 주다니..
귀하네요ㅎㅎㅎ

하금
그리고 또 덧붙여 '나에게 힘든 순간 위로가 되주는 음악'하면 떠오르는 제가 좋아하는 곡이 있어서 보너스(?)로 남겨봐요. 저는 도무지 우울함을 견딜 수 없을 때 바깥에 나가 하염없이 걷는데, 이 곡이 주는 해방감이 참 좋아요. 뮤직 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 막혀있던 심장으로 향하던 관이 뻥 뚫리는 것만 같은 감정적 해방 같은 걸 느꼈는데, 하도 자주 봐서 그런지 요새는 음악만으로도 충분하더라구요ㅎㅎ
가수 dodie의 Hate Myself 입니다.
https://youtu.be/VILTSABVdbU?si=Vi75ApFRiRlxOdoj
제목은 '내가 싫다'지만, 노래를 곱씹어보면 '내가 나를 싫어하는 건, 내 탓이 아니야.'라는 결말로 귀결되어요.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 또는 대화 할 수 없는 상황에 닥쳤을 때 들으면 힘이 되더라구요. 아니, 이건 내 문제가 아 니야. 라고 말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추천드려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