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막힐 수 있는 삶은 달걀이라도 먹는 것을 생각하니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하금님이 얘기해주신 것처럼
격려가 담긴 시일 수도 있겠네 라고 생각하며 다시 보게 된건
마음을 앓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라는 문장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보니 서글픈마음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 2월〕 선릉과 정릉
D-29

jena

밝은바다
우와- 두 분의 시에 대한 감상과 음악 선정 이유를 들으니 오늘 시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정말 '함께 읽기'의 힘이에요:)
jena님께서 혼자 식사하는 분을 보고 왠지 슬픈 느낌이 드셨다는 게 저도 공감이 돼요.
"살려면 먹어야지" 이 말 자체가 슬프더라고요.
누군가를 잃은 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같아서 그런가봐요.
"산 사람은 살아야지"랑 같이요.
<선릉과 정릉> 제목만으로도 '죽음'이 연상되고,
'옆의 사람이 오늘밤 죽을까봐'
'삼켜야만 하는 다른 많은 죽음이
우리에게는 아직 더 많은 죽음이'
시에서도 '죽음'이 나오는데, 막연했던 '죽음'이라는 단어가 아빠가 돌아가신 후부터는 아빠를 떠올리는 단어가 되어서 시를 읽으면서 아빠 생각도 나고, 그때의 저도 생각나서 슬펐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 큰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오늘밤 죽을까봐 하루종일 붙어 있으려던 화자의 마음이
마음을 앓고 있던 그에게 전해진 것 같아 다행스러웠고, 다시 태어나서 살아갈 그를 응원하고 싶었어요!
하금님의 시 이후 둘의 모습을 상상하신 부분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요. '둘이 뭘 했을까?' 생각 안해봤는데
샤브샤브 해먹고, 수다 떠는 모습 상상하니까 따뜻했어요.
그리고 음악 추천해주신 이유를 듣고 들으니까 더 좋아요!
음악 추천과 추천 이유를 계속 부탁드려도 될까요?
함께 시에 대해 얘기 나누고, 좋은 음악도 듣고!
매일 이 시간이 기다려질 것 같아요~
jena님 모임을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jena
아빠에 대한 생각으로 인한 슬픔의 느낌과 위로가 함께 있으셨군요.
이 시가 주는 매력이 잘 전달되고 밝은바다님의 삶과 공유되신 것 같아요
남겨주신 글~~시 이후의 모습을 읽는데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샤브샤브먹으면서 수다떠는 모습....이요
저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함께 나누어가는 기쁨이 남은 시간동안 넘쳐나길 바래어 봅니다..
평안한 저녁 되시고 ...요

하금
<선릉과 정릉>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죽음‘이라는 이미지가 계속 된다는 걸 밝은바다님 말씀을 보고나서야 눈치챘어요. 시에서 연속적으로 죽음을 보여주다가 ‘다시 태어나고 있다‘라는 말로 마무리 된다니, 정말 다정한 시 같아요. 말씀하신 것 처럼 정말 함께 읽기의 힘이 가득한 2월 2일이네요ㅎㅎㅎ 내일 또 시와 음악으로 다시 만나요~

jena
오늘의 글로 함께 공유해주실 음악과 느낌이 담긴 글이
벌써.....기대가 되어요^^

jena
@하금 님이
오늘의 시는 시가 다 끝난 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고른거라하시니까
더 공감하면서 듣게 되어요
드라마의 에필로그 장면이라 상상하면서 들으니 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네요...
공유해주신 음악들이 묘한 매력이 있네요
포크송이나 컨트리송 같기도 했다가
일렉트로닉한느낌의 앰비언트 음악같기도 하구요...
이제 일을 잠시 멈추고 일어나려했는데....계속 음악과 멈춰 있네요 ㅎㅎㅎ
시에 대한 이야기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좋아요...~~^^
계속 나누고~~ 공유해 주시면 좋겠는걸요..밝은바다님과 같은 생각이어요^^

마틸32
절망과 싸우느라 한데 뒤엉켜
부둥키고 뒹구는 내 모습을 보며
나 혼자는 그걸 사랑이라 한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9,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마틸32
그러나 눈빛을 먼저 건네고 있는
그들이 아무쪼록 받을 수 있도록
포물선을 그리게 잘 던져주는 것
이곳에서 나의 기쁨이란 이런 것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3,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마틸32
마음을 앓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
살려면 먹어야지, 식당을 찾아서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16,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마틸32
또 공감에도 마음이 있다면 한 사람이 오래 머물던 자리가 곧장 다른 이의 것으로 바뀌는 모습을, 그저 들여다보아야만 하는 그 마음은 어떨까.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21,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마틸32
시인의 글은 역시 시가 좋구나..작가의 말부터 시 2편 모두 모든 문장에 밑줄을 그어버렸네요. 선정릉에 가본 적은 없는데, 시를 읽고 검색해서 찾아보았어요. 도심 한가운데 이런 장소가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시적이다. 시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언젠가 이 책 들고 선릉과 정릉 주변을 걸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시적인 마음이 동해서, 문장메모하는 노트 사진을 찍어 공유합니다.(부끄럼)


jena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마음을 다해 읽어가셨을 시간이 참 따사롭게 느껴집니다~^^
도심한가운데 능이 있기가 쉽지않긴하죠... 저도 스치듯 지나가는 곳이었는데 이곳에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되어요
책 친구들~~(그믐에서 만나뵙게 된 분들 포함해서)과 산책 또는 짧은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마틸32님이 선릉 주변을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기셨다니 왠지 반가운걸요...
서로 얼굴은 모르니 선릉과 정릉 책을 든 사람을 찾아 같은 책을 읽은 분이구나~~하고 만나면 참 재미있을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ㅎㅎㅎ

jena
문장메모 노트~~~사진을 함께 볼수 있도록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그중에
서로 빚지는 것 서로 생명을 주는 것이라고 메모하신 글이 눈에 띄이네요
(채식의 배신)이라는 책을 읽으시면서 발견한 문장을 시-선릉과 정릉과 연결해서 생각하시게 되었나봐요~^^
어떤 생각들을 하시게 되었는지? 어떤 연결을 느끼셨는지? 궁금한걸요...ㅎㅎㅎ

jena
2월 3일(편지)
'계절 서간ㅡ봄'
춥지만, 오늘이 입춘이니 제목이 ‘계절서간 - 봄’인 것이 반가웠어요
‘공간에도 마음이 있다면, 한 사람이 오래 머물던 자리가 곧장 다른 이의 것으로 바뀌는 모습을~’
공간에 마음이 있다면이라고 생각한 그 마음이 참 좋았어요.
내가 거하는 공간에 나의 마음도 담기는거 겠 지요?
이러한 생각을하니 제가 있는 공간들을 돌아보게되네요..
아쉬움을 갖고 버리지 못한 것들도 생각나고요...이번 봄엔 많이 버려서 여유가 생기는 공간을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jena
이사한 곳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며 그 소리들을 드르륵,스르륵,쉭쉭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세상에 가득한 소리들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 소리들을 들어내려면 멈춰서서 그 소리들을 듣고 느껴내야 하더라구요.
멈춰서서 들었기 때문에
작가는 바람소리를 이렇게 표현해서 적고 내 안에서 나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라고 하게 된 것 같아요.
가만히 그 소리들을 들었을 그 시간을 상상하게 되네요.
오늘의 글은 오늘 하루내내 읽고 마음에 다시 담아보아야 겠습니다.
생각해보고 싶 은 것들이 참 많은 글인듯해서요~^^
입춘~~봄으로 들어가는 오늘은 아직 많이 춥네요..
감기조심하시고요......
읽고 느끼고 생각한것들로 함께하는 오늘 하루도 좋은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금
“ 또 공간에도 마음이 있다면, 한사람이 오래 머물던 자리가 곧장 다른 이의 것으로 바뀌는 모습을, 그저 들여다보아야만 하는 그마음은 어떨까. 공연히 궁리하며 걸레로 바닥을 훔쳤습니다. ”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21 (2월 3일의 편지, 계절 서간-봄),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하금
“ 이처럼 느릿느릿 부서지는 인간은 서식지를 옮기며 오래 알고 지내던 이들과 헤어져야 하고,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알지 못하던 이들을 만나, 새로운 생활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구나. ”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22 (2월 3일의 편지, 계절 서간-봄),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하금
아무도 타지 않은 버스만 어쩌다 지나가고, 신호등에는 노란빛이 계속 깜빡거립니다.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23 (2월 3일의 편지, 계절 서간-봄),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하금
그럼 난 오래된 라디오 같은게 되어선, 그들이 나한테 들려준 자상한 말을 소리 내보아요.
『선릉과 정릉 - 전욱진의 2월』 p.24 (2월 3일의 편지, 계절 서간-봄), 전욱진 지음
문장모음 보기

하금
봄의 초입이 매섭게 춥네요.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많이 추울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시길 바라요. 2월 3일 오늘의 글은 제법 긴 편지라 여유를 부리며 느릿한 속도로 읽었습니다. 잠들기 전, 오렌지 색 책상 등만 하나 켜두고 읽어도 좋을 글 같았어요.
저자가 분명히 '편지'라고 밝혔지만 왠지 시처럼 읽혔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까 궁금해요. 글에서 반복 되는 채움과 비움의 이미지가 내내 반복되어서 그랬나- 싶습니다. 이삿짐이 가득 채워진 빈 집. 그 속에서 남길 것과 버릴 것을 솎아내는 '나'. 사람과 혼란이 가득한 서울, 해가 지면 사람도 짐승도 다니지 않는 여기. 내 옆에 가득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말을 가슴 속에 담고 덩그러니 혼자 남은 '나'. 집주인이 가득 채우고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는 집이라는 공간처럼 우리도 마음을 무언가로 가득 채웠다가 내보내기를 반복하는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글 같았어요. 그래도 지나간 존재들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고 아주 작은 흔적이나마 남기기 마련이라는 말도 함께요.
속 시끄럽다, 라는 말을 가끔 듣는데 이사 하기 전의 '나'의 상태가 딱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깨 부딪히지 않고 걷기 힘든 인도, 숨 막히도록 사람 가득한 대중교통을 벗어나 현관문을 닫고 침대에 누워도 여전히 와글와글. 하루종일 헤치고 다닌 소음을 귓볼에 달고 온 것처럼, 어두운 방 안에 누워도 여전히 정신이 빙글빙글 돌 때가 있죠. 새로 이사 온 집에서 '나'는 어떤 밤을 보낼지 궁금했어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잣말을 하면 분명히 그 소리가 웅웅 울릴텐데. 텅 비었음을 그렇게 소리로 느끼겠구나. 그래도 외로워서 사무치는 밤은 아니겠다 싶더라구요.
https://youtu.be/rWEI9y6PElo?si=KbhiytDVDApuwbC9
창 밖으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전자기기들이 각기 다른 박자로 내는 아주 자그마한 기계음. 한 번 들으면 무시할 수 없는 내 숨소리. 아마 '백색소음'으로 분류되는 이런 사소한 소리가 들릴 때, 내가 다시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루종일, 혹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남들이 내 안에 쌓아올린 것들을 분류하는 시간. 다음 분류일까지 간직할 것들과 지금 당장 솎아낼 것들. 아마 편지 속의 나도 이런 시간이 간절하지 않았을까요.
오늘 책을 읽고, 또 집을 청소하면서 들은 앨범 링크를 첨부했어요. 이런 음이야말로 빛에서 나는 소리가 아닐까, 싶은 멜로디들이 좋았어요. 벽에 부딪히지 않고 공중에 유유히 부유하는 음들이 이 편지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새로 이사 온 집은 남향이라 볕이 들면 공중에 부유하는 먼지가 다 보인다는 화자의 말이 떠올라서 그랬나봐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