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킨님! 기존에 읽어보셨던 책임에도 다시 읽어주시고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1회독을 한 게 전부이지만, 이야기가 여성에게 유독 버거운 디스토피아 이야기라 얼킨님의 의견에 동감해요.
픽션이지만 단순히 허구적인 상상이 주가 아니라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작가의 멋진 문장력이 더해져 정말로 숨이 막히는 디스토피아였지만, 오브프레드의 저항 자체는 저에게도 어떤 위안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증언들>은 언젠가 읽어볼 생각으로 많이 알아보지 않았는데, 희망찬 암시가 있다니 저도 기대가 되네요! 감상 남겨주신 것 감사합니다! 모임 도서 목록에도 추가가 되었으니 함께 읽을 날을 기다리겠습니다!^ㅁ^
에이츠발 독서모임, 7회차: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저
D-29
어슐러펭귄
랭랭
나 역시 책을 읽기 전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로는 뭔가 중세~근대쯤의 과거를 배경으로 한 가상시대물이 아닐까 싶었는데 현대 배경이었던게 예상 외였다. 다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현대 배경일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오히려 몇십 년 전에 쓰여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길리아드의 상황이 지금 일부 국가들과 어느정도 비슷한 면을 보인다는 점이 씁쓸하기도 했다. 아예 허구의 세계를 소재로 한 소설이었으면 소설 속 세계관이 비극적이어도 별로 상관없었을텐데 물론 가상의 세계는 맞긴 해도 군데군데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읽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는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인 1984가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나 나에겐 주인공이 오브프레드가 되기 전에 평범한 삶을 살았고 그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슬펐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계속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 어떻게 한 나라에만 이런 일이 일어날수가 있나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역시 이것도 현실에서도 비슷하게 있는 일이구나... 다들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순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딱히 도망칠 방법도 없다는 사실도 안타까웠다.
여러모로 착잡한 마음이 많이 들었던 소설이고 정말 재밌게 읽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뭐라 말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우선 번역은 매끄럽게 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원어가 아니면 잘 와닿지 않는 언어유희가 많은 편이라 언젠가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기도 하고 후속권인 증언들도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슐러펭귄
안녕하세요 랭랭님! 먼저 빠르게 완독해주시고, 시간에 맞춰 감상 남겨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잘 짜인 디스토피아물은 현실을 생각나게 하는 점이 있다고 언제나 생각해왔는데, 랭랭님의 말씀대로 <시녀 이야기> 역시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곳곳에 보여서 괴롭고 씁쓸했던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소설이 오브프레드의 길리어드 이전 살을 비춰준 것이 저도 비극으로 다가왔어요. 분명 본명도 오브프레드 같은 것이 아닐텐데, 딸과 남편을 걱정하며 그리는 모습과 오브프레드의 현실의 차이가 보면서 많이 착잡했네요.
마거릿 애트우드는 글을 참 잘 쓰는 작가라 생각하는데, 확실히 번역은 잘 된 편이라 생각하지만22222 원어가 덩달아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후속작인 <증언들>도 언제 다같이 읽어보면 좋겠어요~!! 감상 감사합니다,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ㅁ^
붕대
보는 내내 괴로웠다. 처음에 아무 사전정보 없이 볼 땐 이게 뭐야?싶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그저 불쾌하기만 했었다. 그러다 나중에서야 책소개를 읽고 아. 어떤 사건에 의해 과거로 돌아가버린 나라구나 비판을 위한 글이군 하고 적당히 머리속에서 납득시키고 나서야 진도가 나갈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현대에 더 여성을 억압하는 나라를 알고 있어서 더 괴롭게 느낀 것 같다.
끝까지 보고나면 조금은 개운한 기분을 주지 않을까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기력이 빨려나갔다..
이런 책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알지만 괴로운건 어쩔 수가 없다
페이지수가 많은 것에 비해 빠르게 읽은 편이다 의미없이 길다고 생각되는 묘사와 천천히 곱씹기엔 괴로운 묘사가 많아 빠르게 보고 넘기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같다
이렇게 괴로운 이야기를 읽고나면 항상 이게 뭘 위한 책인가 생각하게 된다. 뒷맛이 좋지않다.. 커다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혁명가도 아닌 평범한 사회 구성원인 책은 오랜만이라 읽으면서 슈퍼히어로가 나타나줬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했다...
다른 사람 후기를 보며 깨달았는데 나는 이 소설을 보며 공포를 느꼈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현실적인 공포... 다음에 읽을 땐 말도 안되는 이야기네 라고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일본 관광객이 나온 부분과 모이라 부분이다. 슬픔과 비참함을 함께 느꼈다
지금보다 상당히 과거의 책인데도 이런 이야기들이 담겨서 놀랍고 후속권은 좀 더 나은 결말이란 말에 조금 희망을 가집니다..!
어슐러펭귄
안녕하세요 붕대님! 완독 후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도 지적해주셨듯, 그리고 붕대님도 말씀해주셨듯 <시녀 이야기>는 여러모로 답답하고 괴로운 소설 같아요. 물론 그만큼 사회비판적인 요소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뒷맛이 좋지 않은 결말'이라는 점은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이야기를 읽으면서 혁명군이나, 사회를 전복할 히어로를 기대했는데... 그런 건 없다는 점까지 참담했던 것 같아요ㅠ_ㅠ 그만큼 현실적이게 잘 쓰인 소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괴로웠다는 감상에 동의합니다...
<증언들>은 저도 위에서 이야기를 듣고 기대하고 있어요! 언젠가 모임원분들과 함께 읽을 날을 기다립니다 ^ㅁ^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붕대님!
메르카토르
<시녀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제목만 아는 책이었다.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가상미래사회가 배경이다보니 소설을 읽으며 차근차근 이해해야 하는 설정들이 있어서 초반에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의 끔찍한 처지와 기괴한 사회 행태에 몰입하게 되면서 순식간에 결말까지 읽었다. 주인공이 모이라나 오브글렌처럼 주도적인 인물이 아니라 더 이입하기 쉬웠던 것 같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감상은, 정말 역겹고 두려웠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탈출하기를, 모이라와 꼭 재회하기를, 루크와 딸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내가 원하고 예상한 전개도 결말도 아니었다. 특히 모이라와 다시 만나는 장면과 후반에 주인공이 모든 걸 놓아버리고 순응하는 장면에서 그야말로 참혹한 기분을 느꼈다.
책을 읽는 내내 불쾌함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던 이유는, 단순히 소설적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 같아서였다. 가임기여성지도, 비혼여성과 딩크족에게 이기적이라고 하는 시선들이 떠오르다보니 그 어떤 공포소설보다 이 책이 가장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그 외에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이 직장에서 해고되고 자산을 가질 수 없게 되었을 때 루크에게 종속되었다고 느끼는 감정과 마지막 장에 정리하듯이 나오는 길리어드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이다. 특히 작중에서 추악하면서도 조금이나마 인간적이라고 느낀 사령관이 알고보니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사회제도를 만들었는지 알고나서 매우 끔찍함을 느꼈다.
긍정적인 기분보다 경계심, 불안함을 느끼며 읽게 되는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여성이라면 꼭 한번 읽어야 할,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페미니즘 소설이다.
무지랭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요즘 들어서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의심이 있다. 작가의 사상이 인물과 사건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통해서 분명하고 명백하게 드러나는 소설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분명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작가인 것 같은데도, 그 주장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글을 읽으면 묘하게 불편한 마음이 든다. <시녀 이야기> 의 책 뒷면에 페미니즘이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이 책도 그런 종류의 책일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독후감을 써야 하니까 웬만하면 좋은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유독성 물질, 전염병, 낙태 등으로 인해 인류의 재생산성이 감소한 상황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한 가상의 사회 ‘길리어드’ 에서 ‘시녀’로서 살게 된 주인공 ‘나’의 이야기를 다룬 1인칭 소설이다. ‘시녀’는 ‘길리어드’ 내에 존재하는 계급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고위계급 가정에 보급되어 대신 아이를 출산하는 대리모의 역할을 수행한다.
아마도 미국으로 보이는 자유로운 세계에서 살다가 하루아침에 남편과 딸을 잃고, 모르는 남성의 시녀가 되어 강제로 아이를 낳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보고 듣고 경험하는 길리어드 사회의 모습이 책의 주요 줄거리이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사람에 대한 관찰력이 빛을 발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을 설명하거나 묘사하는 문장을 읽다 보면 분명히 허구 사회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 한번쯤 스쳐지나갔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다. 재닌이나 리디아 아주머니같은 얄밉고 재수없는 사람, 코라처럼 순하고 여리며 누군가에게 쉽게 기대는 사람들, 모이라나 주인공의 엄마처럼 굳은 신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등… 주변에서 볼 법한 인물상이 섬세하게 그려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섬세하게 묘사된 인물은 아무래도 주인공이다. 그녀는 ‘길리어드’사회의 전복을 꿈꾸는 적극적인 인물은 아니나, 반대로 변화한 사회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는 인물도 아니다. ‘비여성’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 남편인 루크를 배신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 그러면서도 닉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모습, 딸을 그리워하는 모습, 사령관에게 분노와 연민을 동시에 느끼는 모습 등… 어떤 사건을 마주칠 때 느낄 법한 다층적인 생각과 감정이 가감없이 서술되어 있어서 몰입하기 쉬웠던 것 같다. 주인공은 자신의 부도덕적인 생각도 거리낌없이 드러내는데, 평소 나는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무조건 억압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묘사를 읽으며 은근히 위로를 받기도 했다(드러내지만 않는다면 속으로 그런 생각 좀 할 수 있는 거지, 뭐? 같은…)
세계관 소개가 끝나는 시점부터 이야기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다가 주인공이 혁명군의 도움을 받아 저택을 탈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후 주인공의 행방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녀가 무사히 길리어드를 탈출했다고 믿고 싶다. 카세트 테이프까지 남겼으면 잘 탈출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이 이야기가 너무 암울하게만 느껴지니까.
주인공이 살았던 과거나 길리어드 사회는 모두 여성이 여러 의미로 억압받던 사회였다. 그런 사회를 역사로 조망하는 책의 마지막 부분(‘시녀 이야기’의 역사적 주해 챕터)은 소설 속의 미스터리 몇 가지를 풀어주면서 ‘길리어드’ 사회가 지속될 수 없었던 이유(상위 계급의 모순적 행보 등)를 드러낸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이 누나비트라는 국가에서 여성은 과연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514 페이지에서 ‘만끽한다’는 말로 농담을 하거나 ‘지하 여성도’를 ‘지하 약체도’ 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뭘까? 글을 쓰기 전에 리뷰를 여러 편 찾아봤지만 이 부분을 언급한 리뷰는 없어서 내가 느낀 꺼림칙한 느낌이 온당한 것인지, 단순한 농담을 과하게 받아들인 것인지 궁금하다.
좋은 문학작품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는데, <시녀 이야기> 도 정말 좋은 작품이어서 그런지 글을 마무리하려다가도 자꾸 생각이 툭툭 튀어나온다. 정말 마지막으로 주절거려보자면, ‘길리어드’가 여성을 억압하는 목적인 인구 재생산이라는 건 아무래도 핑계이고 상위 계급 남성들이 자신들의 ‘뇌피셜’ 사상을 정당화하기 위한 용도로 재생산을 들먹인 것 같다. 좋은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자는 우생학적인 목적이라면 굳이 예정일에만 관계를 하는 불필요한 절차 없이 좋은 유전자를 가진 남성의 정자를 뽑아내서 여성의 질에 넣는게 더 경제적이니까. 이렇게 자기들의 뇌피셜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 역시도 길리어드가 전체주의 사회라는 것을 드러내는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기 전 고민했던 것과 달리 <시녀 이야기>는 정반대의 내용이었다. 그저 평행 세계 어디쯤에 존재할 법한 사회의 이야기를 주인공의 목소리를 빌려서 서술할 뿐이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공감할 수 있고 두려워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뉴욕타임스의 “소설의 기본 요소가 재미에 있음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라는 리뷰처럼, 복잡한 철학 없이도 읽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책의 내용에 너무 깊게 몰입해서인지 다시 읽으려니 쉽게 손이 가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잊고 싶지는 않은 그런 소설이기도 했다.
롤링
이 책은 제목만 알고 있어서 다른 사전정보 없이 읽게 되었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중세시대 같은 과거 배경의 소설인 줄 알았다.
초반에는 배경 이해가 잘 되지 않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는데 중반쯤 이후부터는 중간에 손을 떼기가 아쉬웠다.
캐릭터들이 다들 입체적이었고 주인공부터 해서 모든 캐릭터가 이 세계에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순응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제일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모이라와 재회하는 장면이었다. 이제까지 나왔던 이미지로는 바깥으로 나간 후 어떻게든 잘 지낼 줄 알았는데...
책의 결말 이후 주인공은 무사히 도망쳐서 살 수 있었을까... 그러기를 바란다.
가상미래배경이지만 요즘 현실을 보면 아주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무섭기도 했다.
아이스크리스티
아마 혼자라면 못 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정서적인 소모가 심한 소설이었다. 전혀 의도적으로 그렇게 감정적이지는 않고, 오히려 서술은 담백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그만큼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는 글이었던 것 같다. 사전지식이 적었기 때문에 완전히 현대와 단절된 시점에서 시작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사회에서 한순간에 내쳐지게 되는 묘사가 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한편, 어느 시대, 사회에도 부당함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 것이 아닐까? 또 퇴보란 정말 한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지금 지구상에 일어나고 있는 일도 그렇고...
작중 길리어드 사회는 효율적으로 통제되는 디스토피아 사회와 같은 초반의 겉면에서, 점점 엉망진창인 속살이 드러나게 되는데 혐오감을 느끼는 한편으로는 쉽게 붕괴될 수 밖에 없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기도 했다. 현대 사회라면 부도덕으로 느껴질 부분이 오히려 인간적인 허점으로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아마도 말미에 사회에는 무언가가 일어나고 주인공의 행방은 명확히 알 수 없는 채로 마무리되었는데, 진심으로 주인공에게 희망이 있었기를 바라는 한편으로 진실을 확인하기가 두렵기도 하다. 책을 구입할 때 속편이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그래서 아직 읽기를 미루고 있다. (이 이야기를 더 이어 읽기에는 아직 멘탈에 휴식이 필요하기도 하고…) 읽어내기기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그만큼 이번 기회에 읽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자이도치
시녀이야기는 작금의 사태에 종종 언급되곤 하는 문제작(?)으로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번에 이어 이번에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다른 분들도 멋진 감상을 굉장히 길게 써주셨고 유명작이다보니 심도 깊은 감상문도 인터넷상에 많이 보여지는 작품인데 그 모든 문장에 끄덕끄덕 공감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든 작품의 내용은 절대값이지만 언제 그 작품을 접했느냐에 따라서 감상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이 시국에 접하게 되어 더 극적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이 시국이기에 4D 영화 보듯 리얼하고 또 고통스럽게 감상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책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읽었기에 디스토피아 소설이라 좀 당황스럽기도 하였습니다 놀이공원 입장하여 범퍼카 탑승줄에 서있었는데 정신 차리고보니 티익스프레스에 탄 채였고 내내 무력하게 비명만 지르다가 마음 속 내상을 입고 처참한 몰골로 내렸습니다 그런데 누가 들으면 그게 뭐야 싶긴 하겠지만 디스토피아 소설인 걸 인지하고 실컷 비명 지른 후에 내리고나니 이상하게 설명하기 힘든 어떤 힘이 나는 거 같기도해요 비명은 다 질렀니? 이제 해야할 것을 하자
요즘에 세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도 없고 그저 회의감만 가득했는데 상처를 인두로 지지는 충격에 정신이 번쩍 들고 디스토피아 소설은 정신적인 체외충격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속편으로 언급되는 증언들도 그렇고 일전에 사놓고 책꽂이 장식용이 된 마거릿 애트우드의 글쓰기에 대하여 라는 책도 그렇고 시간 여유 될 때 읽어봐야지 싶네요 독서모임 다음 선정 도서도 굉장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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