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1. 흰

D-29
"23살 난 여자, 26살 난 남편! 남편은 어제 태어났던 아기를 묻으러 삽을 들고 뒷산으로 갔다..." -- 1장(나) '젖' 장면에서 그 다음 내용은 이어서 '그녀' 글로 연관되어 전개된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로 맺는다. 구태여 상상력을 소환하지 않아도 충분한 그림이 다가온다. 자살율 최고의 우리 사회에 던지는 어떤 화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세 부분으로 나뉜 목차가 한강 작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생각해 보니 '과거의 나' 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 차례 무너지고 사라졌지만 그 아래 근본은 남아있어서 지금의 나와 이어져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이상한 무늬는 얼룩졌지만 과거의 상처와 기쁨까지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내 모습에 위안이 되면서도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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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님의 대화: 1장-3. 여러분에게도 ‘어떤 사람’이 있으신가요? 마음속으로만 떠올려주셔도 좋습니다. 이 도시와 같은 운명을 가진 어떤 사람. 한차례 죽었거나 파괴되었던 사람. 그을린 잔해들 위에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사람. 그래서 아직 새것인 사람. 어떤 기둥, 어떤 늙은 석벽들의 아랫부분이 살아남아, 그 위에 덧쌓은 선명한 새것과 연결된 이상한 무늬를 가지게 된 사람. - p.29
빈센트 반 고흐도 죽음을 물려 받은 삶을 살았지요.. 고흐가 태어나기 1년 전 그의 형이 사산되었고.. 1년 후 같은 날 고흐는 형의 이름과 생을 물려 받고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죽음을 물려 받은 어떤 사람을 알지요..
온이님의 대화: 1.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세 부분으로 나뉜 목차가 한강 작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생각해 보니 '과거의 나' 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 차례 무너지고 사라졌지만 그 아래 근본은 남아있어서 지금의 나와 이어져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이상한 무늬는 얼룩졌지만 과거의 상처와 기쁨까지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내 모습에 위안이 되면서도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고통에서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지요!
GoHo님의 대화: 빈센트 반 고흐도 죽음을 물려 받은 삶을 살았지요.. 고흐가 태어나기 1년 전 그의 형이 사산되었고.. 1년 후 같은 날 고흐는 형의 이름과 생을 물려 받고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죽음을 물려 받은 어떤 사람을 알지요..
이름까지 물려받았다면 더욱 더 대신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요.
활로 철현을 켜면 슬프거나 기이하거나 새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 단어들로 심장을 문지르면 어떤 문장들이건 흘러나올 것이다. 그 문장들 사이에 흰 거즈를 덮고 숨어도 괜찮은 걸까.
흰 - 한강 소설 p. 10, 한강 지음
얼룩이 지더라도, 흰 얼룩이 더러운 얼룩보단 낫겠지.
흰 - 한강 소설 p. 14, 한강 지음
엄마가 말한 달떡은 찌기 전의 달떡인 거야. 그 순간 생각했었다. 그렇게 깨끗한 얼굴이었던 거야. 그러자 쇠에 눌린 것같이 명치가 답답해졌다.
흰 - 한강 소설 p. 21, 한강 지음
모든 것이 경계 안쪽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숨을 참으며 다음 안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흰 - 한강 소설 p. 25, 한강 지음
이 도시와 같은 운명을 가진 어떤 사람. 한차례 죽었거나 파괴되었던 사람. 그을린 잔해들 위에 끈덕지게 스스로를 복원한 사람. 그래서 아직 새것인 사람. 어떤 기둥, 어떤 늙은 석벽들의 아랫부분이 살아남아, 그 위에 덧쌓은 선명한 새것과 연결된 이상한 무늬를 가지게 된 사람.
흰 - 한강 소설 p. 29, 한강 지음
죽지 마라 제발. 해독할 수 없는 사랑과 고통의 목소리를 향해, 희끗한 빛과 체온이 있는 쪽을 향해, 어둠 속에서 나도 그렇게 눈을 뜨고 바라봤던 건지도 모른다.
흰 - 한강 소설 p. 33, 한강 지음
고소한 참기름에 반들거리는, 찜 솥의 열과 김으로 색깔과 질감이 변형된 그것들은 물론 맛이 있었지만, 눈부시게 곱던 쌀 반죽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 지난여름 내가 도망치듯 찾아든 곳이 지구 반대편의 어떤 도시가 아니라, 결국 나의 내부 한가운데였다는 생각이 들 만큼. ... 어렴풋한 빛이 어둠 속으로 새어들어올 때, 그리 희지 않던 것들까지도 창백하게 빛을 발한다.
흰 - 한강 소설 1장 중에서 발췌, 한강 지음
1. 1997년 처음으로 한강 작가의 [내 여자의 열매] 를 마주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의 감정을 묘사하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남았던 특유의 몰입을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3. 얼룩을 흰 얼룩으로 덮지 않고 굳이 메꾸어 없던 것처럼 해보려 애쓰던, 그런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너무 자기중심적인가 싶은데 오랜만에 글을 쓰니 자꾸 자신에게 눈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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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wai님의 대화: 3. 얼룩을 흰 얼룩으로 덮지 않고 굳이 메꾸어 없던 것처럼 해보려 애쓰던, 그런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너무 자기중심적인가 싶은데 오랜만에 글을 쓰니 자꾸 자신에게 눈이 가네요.
자기성찰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저는 이번이 한강 작가의 첫 책이라 어색해서 1장을 두어번 다시 읽어보았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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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화 - 1.15 수 / 2장 그녀] 2장-1.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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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2.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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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님의 대화: 2장-2.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눈 내리는 벌판의 검은 나무들.. 눈보라를 뚫고 새를 구하러 가는 경하.. 작별하지 않는 정심.. 한강 작가의 책 '작별하지 않는다'.. '달떡처럼 희고 어여뻤던 아기. 그이가 죽은 자리에 내가 태어나 자랐다는..' p20 이 책 '흰'의 근원이 작가의 죽은 언니 아기에서 비롯 되어.. 마치 작가도 '작별하지 않는'.. 언니 생의 존재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16년 6월 '흰' 낭독회 작가 인터뷰 ] https://naver.me/Fk7wWKOl
이게 뭔가, 대체 이게 뭔가 생각할 때 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 p55
흰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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