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듬지가 잘린 단면마다 소금 결정 같은 눈송이들이 내려앉은 검은 나무들과 그 뒤로 엎드린 봉분들 사이를 나는 걸었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9,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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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순시인작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칼이-사람의 힘으로 들어올릴 수도 없을 무거운 쇳날이-허공에 떠서 내 몸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2,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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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순시인작가
살고 싶어 하는 몸. 무릎 끓는 모. 애원하는 몸., 피인지 진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끝없이 새어나오는 몸.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3,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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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순시인작가
건너편 인도를 따라 서른 명가량의 남자들이 소리 없이 줄을 지어 가고 걷고 있는 게 보였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9,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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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순시인작가
살인자.
살인자.
어떻게 할 거야, 네가 죽인 사람들을?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22,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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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순시인작가
이종순시인작가님의 문장 수집: "건너편 인도를 따라 서른 명가량의 남자들이 소리 없이 줄을 지어 가고 걷고 있는 게 보였다."
소년이 온다의 한 장면들이 다시 떠 오르는 글들이다. 글을 읽은 독자의 관점에서 이런 마음인데 작가님의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해 온 과정과 몰입으로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은 또 얼마나 그 세상에서 힘든 과정을 다시 경험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그 벌판을 다시 떠 올리는 모습과 현실과 꿈을 구분 할 수 없을 만큼의 아픈 연결고리에서 힘든 모습이 가슴으로 와 닿는다....
책책책읽자
“ 파도가 휩쓸어가버린 저 아래의 뼈들을 등지고 가야 한다. 무릎까지 퍼렇게 차오른 물을 가르며 걸어서, 더 늦기 전에 능선으로. 아무것도 기다리지 말고, 누구의 도움도 믿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등성이 끝까지. 거기, 가장 높은 곳에 박힌 나무들 위로 부스러지는 흰 결정들이 보일 때까지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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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읽자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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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읽자
“ 마치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과 같은 떨림이었지만, 눈물 같은 건 흐르지도, 고이지도 않았다. 그걸 공포라고 부를 수 있을까? 불안이라고, 전율이라고, 돌연한 고통이라고? 아니, 그건 이가 부딪히도록 차가운 각성 같은 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