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

D-29
무슨 이유에서인지 혼외 자식인 딸은 교수에 대한 증오가 무척 큰 것으로 보여집니다. 중간에 그녀의 친모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제가 맞게 읽었다면 교수는 친모가 딸을 조종한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한편 마을의 한 여인은 교수에게 벵크하임 남작이 귀향 중인데, 그가 오기 전에 그곳을 떠나라고 조언합니다. 오토바이족은 기대감을 갖고 벵크하임 남작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여지고요. 벵크하임 남작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딸과 교수와의 관계, 딸의 친모의 정체가 무척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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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창백한, 너무도 창백한 124~207쪽
1/10 늦은 시간에 이 파트 완독했습니다. 드디어 벵크하임 남작이 드디어 등장하네요! 제가 상상했던 벵크하임 남작의 모습은 4~50대 정도의 나이에 유능한 사업가이고 화려한 외모를 상상했는데 현실은 노란색 셔츠와 노란색 바지, 챙이 넓은 모자 차림의 늙은 노인이었습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전 재산을 도박으로 날려 신문에 소개될 만큼 벵크하임 가문의 수치로 여겨지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책 제목만 보고는 ‘남작이 화려하게 귀향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막상 읽으니 한 없이 초라하게 귀향하는 모습이어서 안쓰러웠습니다.
저도 읽다보니 열두시가 지나 1/11 이 되었네요. 드디어 남작이 등장했습니다. 남작은 아르헨티나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중이군요. 벵크하임 가문은 돈깨나 있는, 명망있는 가문이고, 남작의 노름빚을 갚아주기는 했지만 그를 가문의 수치로 여깁니다.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헝가리의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여러 단서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뜻밖의 만남도 있는데요. 비서를 자처하는 '솔노크의 단테'와의 만남이 남작을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해집니다.
도박벽으로 파산한 남작. 가문의 명성을 위해 구원 받게 되지만 귀향하는 길에 그의 가문의 명성을 보고 어떻게든 그에게서 구원받으려 달려드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명예 아래 때론 수치가 되고 때론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며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깨닫게 됩니다.
그는 공무원의 말투에서 돌연 스스럼없는 민간인 말투로 바꿔, 당신은 그 백작이겠구먼, 안 그렇고, 작은 제국인지 뭔지를 도박으로 날려버린,(...) 천천히 그에게 여권을 내밀고는 즐거운 귀향이 되길 바란다면서 여기서는 카드놀이 하다가 폐가망신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인 뒤에 통로로 나가 (후략)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15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전 이 부분도 예사롭지 않게 읽혔습니다.
이 장章은 어쩐지 소동극이나 코미디같기도 합니다. 벵크하임 남작의 반전같은 정체도 그렇고, 단테라는 이름을 두고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사람을 연상하는 것도 그렇고요. 벵크하임 남작은 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한동안 귀향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었고, 때가 왔음을 느꼈다면서 개인적 문제를 위해 거의 어린아이일때 떠난 고향을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한 '그때'와 '개인적 문제'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장章의 끝에 단테가 비굴한 자세로 남작에게 접근한 숨은 의도가 드러납니다. 이런 사기꾼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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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그가 내게 편지를 썼다 210~300쪽
머리커가 남작의 편지를 받고 그와 함께했던 과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남작이 곧 도착한다는 소식을 들은 시장은 남작을 위한 근사한 이벤트 지시와 남작에게 좋은 것들만 보여주려고 고아원과 노숙자를 치우는 등 도시정비 계획도 함께합니다. 오직 남작을 위한 환영식 준비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동원되어 희생을 하는 모습을 보니 시민이 무슨 죄인가 싶고 돈 앞에 장사 없구나 싶네요. 그리고 남작과 머리커는 재회할 수 있을지 남작의 행보가 궁해집니다.
남작이 돈을 펑펑 쓸 걸 기대하며 부푼 마음으로 허례 가득한 환영식을 준비하면서 여러사람 괴롭히고 있는 시장. 나중에 빈깡통 찰 것 같은 생각에 왠지 동정심이 생기네요. 현실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모습을 긴문장 속에서 잘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14(화)에 읽었습니다. 원래는 쉬는 날 없이 쭉 읽어볼 생각이었는데, 책을 챙겨가는 걸 깜빡해서 며칠 건너뛰게 되었어요. 그래도 오늘부터 다시 쭉 읽어가보려고 합니다. 뒤로 갈수록 읽기가 수월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267쪽에 도시의 모든 것들이 정지하는 순간이 인상깊었어요.
이 도시가 어떻게 됐는지 말씀 좀 해보세요, 어디나 지긋지긋한 쓰레기 더미, 가로등마다 전구를 도둑맞아서 거리는 온통 깜깜해요, 어딜 가나 비닐봉지 수만 장이 끊임없이 바람에 날아다니죠, 저 알바니아 부장자들, 마피아 밑에서 일하는 거지 아이들, 다들 알지만 아무도 입도 벙긋 안 해요, 시장이 있고 경찰서장도 있지만 그 둘은, 그녀가 입꼬리를 뒤틀며, 그들이 분주한 건 남작을 위해 이거 하랴 저거 하랴, 뭐든 남작을 위해서예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머리커 이모, 더는 무엇도 바라지 않았요, 남작이 여기 올 수 있다고 헤도, 심지어 왕이 올 수 있다고 해도 여긴 아무것도 없을 거예요, 그럴 것만 같아요, (후략)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p27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노승영 옮김
이번 장章은 우당탕탕 우왕좌왕 어수선하기 그지없습니다. 남작이 온다고 온갖 수선을 다 피우면서 그가 오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믿으며 흥청망청 돈을 써대는 것을 비롯해 머리커와 형제 지간인 도러의 아빠는 남작이 전 재산을 그가 사랑하는 자신의 누이에게 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남작이 보낸 편지 때문에 TV에 나오게 된 머리커는 자신의 유명세를 떠벌리고 다닙니다. 도러는 이러고 있는 마을이 하나의 거대한 정신병원같다고 말합니다. 저는 '벵크하임'이라는 이름이 갖는 상징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중세나 근대도 아닌데 한 가문의 이름만으로도 마을 전체가 이럴 수 있다는 게 의아합니다. 그리고 이토록 대단한 가문의 사람이 왜 남미까지 갔으며 도박 중독자로 살았는지 갈수록 궁금증이 커집니다. 좀더 읽어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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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그는 도착할 것이다. 그가 그렇게 말했으므로 302~400쪽
결과적으로 남작의 환영식은 엉망진창이었고 환영식 자리에 있었던 머리커와는 만나지 못했지만 남작이 직접 머리커 집에 찾아가 만나긴 하네요. 남작 옆에서 있어야 할 비서가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나더니 넋이 나간 남작을 정신차리게 하기 위해 애쓰는데 하필 카지노에 데려가네요.. 도박으로 전 재산을 잃고도 또 도박하러 가는 남작을 보니 속이 탑니다. 도박할 돈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네요. 하루에 한 파트씩 읽기란 정말 쉽지 않네요..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하다보니 한 파트 완독하고나면 진이 빠집니다. 그래도 중간정도 온 거 같으니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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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무한한 어려움 402~4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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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므므 조심하라 494~5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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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라 패배자(아레펜티다) 526~6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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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헝가리인들에게 고함 632~7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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