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인가와 대비하지 않으면 인간은 행복을 묘사하거나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 천국이나 유토피아의 개념이 시대마다 다른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산업화 이전 사회에서 천국은 끝없는 안식의 장소로, 그리고 금으로 덮인 곳으로 그려졌다. 당시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경험은 과로와 빈곤뿐이었기 때문이다. 이슬람교 낙원의 미녀들 대부분은 부자들의 하렘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부다처제 사회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영원한 행복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는 시도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행복이 영원해지자마자 대비는 작동을 멈추기 때문이다. ”
『책 대 담배』 72쪽, 조지 오웰 지음, 강문순 옮김

책 대 담배일용할 양식이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죽는다. '마음의 양식'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독서란 기호에 불과할까, 기호라면 얼마나 값비싼 기호일 것인가? 조지 오웰은 이 같은 호기심을 지극히 형이하학적으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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