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달달북다07)》 함께 읽어요! (1/23 라이브 채팅!)

D-29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첫사랑은 늘 서툴고 설레네요.^^
시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는 구태여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시절 아이들은 여자애와 남자애가 대화만 나눠도 아주 쉽게 오해했으며 그 오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정사실화되어 아이들은 우리를 그렇고 그런 사이로 치부했을 것이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24, 예소연 지음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가방에서 달그락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석진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본 날이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한 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
작가님 작업 일기를 읽고 소설을 다시보니, 학창시절에 동미같은 아이가 없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만 할 뿐 아무도 나서지 못했던 분위기였거든요.
작가님의 표현이 앨범속 사진을 보는 것 같았어요!
와 정말 와닿는 표현이에요!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돼. 엄마의 단호한 그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46, 예소연 지음
“나에 대해서 뭐라고 했는데?” 내가 묻자 이석진은 그건 비밀이야! 소리 지르고 저 멀리 달려갔다. 이석진은 묵직한 가방에서 온갖 것들이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나는 이석진이 그렇게 한참 달려갈 때까지 내버려두었다. 이 장면을 오래도록 기억해야지 다짐하면서. 문득 멈춰 선 이석진이 뒤돌아 내게 손짓했다. 나는 되도록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이 제목이 의미하는 순간을 계속 생각하게 돼요. 동미가 태준에게 덤벼들었던 순간, 그때가 나만 아니면 된다고 현실을 회피하던 모습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던 걸까요? 하이틴 로맨스니까, 석진의 뛰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이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
내가 제일 불쾌했던 건 그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나는 전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결코 모르지만 남들은 아는 나의 냄새일 것이고 이 냄새는 내가 그 집에 사는 동안, 아니 살아가는 동안 영영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26, 예소연 지음
나는 처절하고 또 슬퍼졌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같을까? 나는 명태준의 다음 타깃이 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동안 이석진이 최대한 덜 아프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바람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도 생각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27, 예소연 지음
“신경쓰였구나.”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동미야. 남을 깎아내리려고 안달 난 사람 얘기는 귀담아듣지 말자. 우리 그러지 않기로 하자.” 단호한 이석진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른 아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단단한 구석이 있는 아이였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34, 예소연 지음
저도 리뷰에 이 문장 골랐는데요. 아직 어른 아닌데 어른처럼 멋졌죠.
“넌 용서한 사람 되고?” “나 아직 용서 안 했는데?” “그러면?” “그냥 만나만 보는 거야. 물러볼 것고 많고.” 이석진이 조용히 말했다. 얘는 도대체 뭐가 그리 물어볼 것고 많고 알아야 될 것도 많을까.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p.56, 예소연 지음
동미의 집에서 동생 송미와 놀아주는 석진이의 모습이 교실에서 명태준에게 괴롭힘당하는 모습과 겹쳐지면서 저 역시 동미처럼 분노를 느꼈습니다. 동미가 석진이와 점점 더 친해지면서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각성하며, 교실에서 노트를 돌리고 명태준에게 볼펜으로 되갚아주는 행동을 보며 답답함이 풀리는 듯 했어요. 아파트 화던에서 화분을 찾던,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군림하던 교실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던 명태준. 사건 이후 직접 교실로 찾아와 콜라 없는 데리버거를 일일이 돌리던 명태준의 할머니. 석진이는 동미에게 ‘명태준에게 물어볼 것이 많다’고 이야기했지만 본문 내에 명태준의 어떠한 사정이 적혀 있지 않고 단지 석진이의 입을 빌어 말이 나왔다는 것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자는 오직 피해자의 관심과 선의에 기대서만 ‘사실 나는-’이라는 변명을 내뱉을 자격이 주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동미와 엄마의 관계도 인상깊었던 점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게 됩니다. 주말부부로 살면서 두 딸을 키워내는 억척스러운 엄마의 모습은, 동미의 입장에선 나에게 관심없고 육아와 집안일을 맡기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해보였어요. 평소에 대놓고 불평하진 않지만 집 그 자체와 엄마에 대한 불만과 부끄러움에 대해 마음 속 깊이 묻어두고 있던 동미의 생각은 명태준으로 인해 의식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명태준에 대한 적대감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동미에게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느껴졌던 건 명태준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지만, 석진이가 멋지다고 느꼈던 점 역시 명태준과 대화를 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모순적인 감상을 갖게 되었네요. 본문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과연 두 아이들이 명태준과 만나 어떤 대화를 하게 될 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캐릭터들의 미숙함과 풋풋함이 너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 읽고 나서 더욱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짧은 이야기인데 이토록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특히 이야기 속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의 훗날까지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또, 소설 본문만큼이나 작가의 말에 마음에 들어오는 구절이 많았던 책인 것 같습니다. "남을 깎아내리려고 안달 난 사람 얘기는 귀담아듣지 말자. 우리 그러지 않기로 하자." 라는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
💘 1월 23일 오후 7시, 예소연 작가님과의 라이브 채팅이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이 소중한 감상을 남겨 주셨는데요. 덧붙여서 작가님에게 궁금한 부분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 분들은 편하게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찬 라이브 채팅으로 내일 만나요!😉
태준이는 왜 할머니의 화분을 떨어뜨렸을까요? 실수가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찾아보며 "이제는 찾을 수 없어." 하고 왜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걸까요. 저는 사실 소설 너무 좋았는데 이 부분을 아무리 곱씹어봐도 태준이의 상황도 마음도 헤아릴 수가 없어 계속 마음 속에 뱅뱅 맴돌고 있네요.
다른 분들도 비슷한 감상을 많이 남겨 주셨지만, 석진이와 동미가 나중에라도 태준이와 진심으로 대화할 수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태준이가 남자 주인공이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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