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무살 때 독립해서 13년동안 수많은 방들을 옮겨다니다가, 이후 결혼과 함께 처음으로 집으로 옮겼었네요. ㅎㅎ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읽기
D-29
신아
Alice2023
저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그 시람들은 저기릉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저기에서나마 쫓겨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그 절박함앞에서 느끼는 안도와 불안이 부끄러웠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Alice2023
학생시절 자취에 이어 결혼하고 네번의 전세살이를 하면서 나도 언젠가 내가 거쳐간 집들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미 여기 좋은 책이 나왔네요
에곤 쉴레의 그림으로 낡은 벽을 가리는 언니와
힘든 직장 생활 후 집에서 <이 시대의 사랑> 시집을 읽는 동생
뭔가 마음이 아련해지네요
책방연희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집에 다시 살아보는 일"일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 대해 쓰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요. :)
책방연희
“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집에 다시 살아보는 일이었다. 간절히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었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돌아가고 싶거나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절일 것이다. 과거가 되었기에 이야기로서의 자격을 부여받은 시절. 나는 집에 대해 쓰려 했으나 시절에 대해 썼다.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198,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신아
“ 북성로에 살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겨우 서른 살이었다. 가족 구성원들이 같은 성을 공유하는 집에서 홀로 다른 성을 지닌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서구 사회의 전통은 결혼한 여성에게 남편의 성을 따르게 하지만 한국 사회의 전통은 원래 성을 유지케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 사회가 여성을 주체적인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라, 피가 섞이지 않은 여성을 가족 안의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부계 혈통주의에서 여성은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감히 따르지 ‘못한다’.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1 다크 헤리티지,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신아
아... "며느리 따위에게 감히 우리 가문의 성을 줄수 없다" 정도의 의미였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터라 조금 놀랍네요. 요즘에는 오히려 서구 사회에서도 여성 주체 의식에 대한 부분이 자연스러워 지면서 결혼 후 여성이 본래 성을 그대로 보존하거나 두 성을 섞어 쓰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고, 그래서 유럽에 살았을 때 이러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들었거든요. 되려 부끄러워 해야 마땅한 '다크 헤리티지' 였는데 말이죠.
책방연희
아버지의 성을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자녀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은 참 진취적이기도 하지만, 무척 보수적이기도 한 양가적인 나라 같아요. 여러모로.
비밀을품어요
앗, 저도 저기서 놀랐었어요. 저도 오히려 서양은 남편 성을 따라가는데 우리는 자기 성을 가지고 살아가니 더 주체적인 거라서 생각해왔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 이면에는 오히려 성을 줄 수 없는 차별의 의미가 담겨있었다니 ㅠㅠ 혼자만 다른 성을 지닌 사람으로 우두커니 있었을 엄마의 그 심정을 이 책을 읽으면서 겨우 짐작해볼 수 있었네요. 설날이 지나면서 이 책을 읽는게 그 장면이 더욱 선명하게 그려져서 마음아프더라구요 ㅠㅠ
신아
“ 집은 우리에게 같은 장소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집이 쉼터이기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집은 일터가 되었다. 보수도, 출퇴근도, 휴일도 없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가사 노동의 현장. (...) ‘집처럼 편하다’는 관용구대로 일과가 끝난 뒤 돌아가는 휴식의 공간을 집이라 한다면 엄마에게 집은 집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가족에게 집이 집이기 위해 엄마는 집을 비워선 안 되었다.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1 다크 헤리티지,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책방연희
"엄마는 집을 비워선 안된다" 아직도 일부에선 그렇게 생각하는 가족이나 가정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80년대 초반 여성들이 엄마가 되면서 정말 많은 부딪힘이 있었고 ing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신아
수성구 범어동은 저도 직접 살아봤던 곳이면서도, 너무 까마득한 어린시절이었어서 그냥 조금 흐릿하고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책에서도 언급된 지산동의 어느 빌라 1층이 외갓집이었는데 그 집과 동네를 떠올리며 읽게 되더라고요.
아 그리고 저는 작가님이 수성구로 이사를 하실 때 즈음 태어난 세대라, 이미 한참 ‘대구의 강남’이 되어 있는 수성구를 보고 자랐어요. 수성구 하면 수성못도 절대 빠지면 안되는데... ㅋㅋㅋ
Alice2023
이 책은 읽을수록 너무 좋네요 작가님이 동생과 금호동에서 살던 시절 그리고 독립해서 행신동으로 이사갈때
진심으로 해피엔딩을 바랐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꾸미고 나의 공간 나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너무 즐겁고 마음도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신혼집에 각자의 방을 만들기로 한 생각을 왜 저는 못했을까요
저도 언젠가 엄마가 부엌에 있는 시간을 세어 본 적이 있어요
엄마는 책을 읽을 때도 티비를 볼때도 신문을 읽고 전화를 하고 화장을 할때도
늘 부엌에서 하곤 했죠
엄마의 방이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 와 닿네요
책방연희
아직도 많은 여성이 개인의 방 없이 부엌을 방 삼아 살죠;; 키친 테이블 라이팅하는 작가도 아직 많고요;;
비밀을품어요
저도 딱 이 마음이었어요. 읽어나갈수록 너무 좋더라구요, 거기다 어떻게 삶이 풀려갈까 조마조마하는 긴장 속에 계속 뒤가 궁금해지면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각자 방 만드는 부분은 정말 좋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저도 왜 그 생각을 못했던건지. 집을 다시 한번 돌아보면서 서로의 공간을 생각해보게 됐는데, 방을 정확히 반 갈라서 저희는 쓰고 있더라구요 ㅎㅎ 그거보다 방 하나씩 각자 가지는 걸 왜 생각못했을까 싶기도 하고, 나중에 들어오면 자신의 방을 갖고 싶지 않았는지 물어보려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ㅎㅎ
뒤로 갈수록 마음이 푸근해지는 동시에 이런 책을 써보고 싶던 사람으로서는 일종의 질투 때문일까요.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 책이 쓰여질수 있었던 건 온전히 자리잡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서가 아닐까. 여전히 뿌리내리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언제 자신이 살아온 집(방?)들을 돌아보면서 다시 살아볼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게 되는 것일까. 언젠가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설날 달을 보면서 한번 빌어보게 되네요 ^^
Alice2023
여성의 삶을 방해하고 축소하는 가부장적 결혼이 아니라 여성이 자신을 창조해나가는 과정의 연장선상으로의 결혼. 그것이 내가 바라는 삶이었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Alice2023
자기만의 공간을 소유한다는 것은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신아
“ 언제나 혼자인 것과 항상 함께인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견딜 만할까? 스무 살의 내 소원이 서울에 가는 일이었다면 스물여섯 살의 내가 바라는 것은 ‘자기만의 방’이었다. 자기만의 방은 독립과 해 방의 공간이기 이전에 나의 눈물을 타인에게 들키지 않을 권리였다.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3 난초 핀 골짜기와 굴러떨어진 해골,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신아
“ ‘나의 집이 생기면’ 창문에는 흰색 커튼을 달고 창가에는 잎이 푸른 식물을 키워야지, 라고 생각했다. ‘나의 집이 생기면’ 질 좋은 침구와 수건과 실내화를 사용해야지, 라고도 생각했다. 나는 그토록 소박한 소망조차 현재의 집에서는 이루지 못할 일로 여겼다. 어떤 곳도 나의 집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5 집다운 집,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신아
어떤 집은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6 고백, 하재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