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안녕하세요. 청명한 주말 아침입니다. 이제 독서모임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네요.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포일러 고민 없이 반전에 대한 의견과 감상을 자유롭게 개진해보면 어떨까 해요.
어제부터 @희영이 선생님께서도 여러분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으셔요. 차주 수요일까지 선생님께 직접 질문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이 소설을 처음 권해드릴 때, '재독할 때 더 재밌는 책'이라는 얘길 했었지요. 왜냐하면 이희영 작가님께서 반전을 만들기 위해 플롯을 쌓는 과정에서 여러 떡밥을 건지셨는데, 이 떡밥이 무엇을 의미했고, 선생님께서 그 어떻게 그 떡밥들을 회수하는지 읽는 재미가 상당해서였어요. 다 읽으신 분들은 (조금 시간이 지나 이야기가 기억에서 잊힐 때 쯤) 다시 한번 읽어보시면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 )
소설을 읽으면서 제일 감명 깊었던 반전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저는 에이의 정체가 제일 흥미로웠고, 비의 정체는 뜻밖이면서도 어쩐지 좀 무서웠어요.
독서모임은 차주 목요일 자정까지 진행됩니다.
선생님께 질문은 차주 수요일까지 받으려 해요.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HBE
그늬
다른 독자들의 감상, 허블님의 뒷이야기, 작가님의 대답이 쌓여가면서 이미 읽은 책이 더 흥미로워요!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인물들이 다 반전을 품고 있는 것도 흥미로워요.세계가 뒤집히는 느낌.

HBE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감상평을 나누는 게 독서모임의 가장 큰 즐거움인 것 같아요. : ) 모두의 반전! 정말 그러네요. @그늬 님 말씀처럼 "세계가 뒤집히는 느낌"을 주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같아요.
이들이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질문 (작가님이 테스터를 쓸 수 있었던 영감은 어디서 오게 되었는지)을 남겨주신 댓글을 읽으며, 저도 함께 궁금증을 해소했습니다 :) 어린 아이들의 백신 접종으로 시작된 이야기라고 하니 더 하라와 마오의 존재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책을 읽으며 본 테스터 속의 미래가 저는 조금 두렵기도 하였거든요.
오방색 빛을 내는 레인보우버드나 인간의 피부를 재생할 피부층을 갖고 태어나는 스킨 피그 등이 저는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멸종된 동물 복원 사업도요. 테스터라는 공간의 시작도 궁금했지만, 작가님이 테스터 세상 속에서 만들어낸 다양한 존재들의 시작 궁금합니다. 특정 사물이나 자료에서 영감을 받으신건지, 아니면 작가님의 상상속에서 태어난 것들인지 여쭈어봅니다!
반전을 읽으며 소름이 쫙 돋아서, 순간 제가 마오가 된 기분이었어요. 멍해지더라고요. 멋진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모로 다가올 미래사회를 대할 현재의 나, 그리고 세상을 바라볼 나의 시선을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들이
글을 수정하고 싶은데 수정 시간이 지나버려서 추가 글로 남깁니다 ^^;
이 책의 반전이 등장하는 순간 배신과 공포, 줄곳 가지고 있던 답답함이 해소된 것에 대한 후련함, 원망... 모든 감정을 그 한 장면에서 느꼈습니다. 소름이 돋았어요. 멋진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우연한 계기로 포스트휴머니즘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인간다움을 고민하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 도움을 받습니다. 하라의 모습을 통해 저는, 그리고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과 우리들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가 어떤 것일지를 배웠습니다. 고민에 대한 답을 해소해 준 이 책이 참 고맙고, 감사해요. 제게는 이 책을 만난게 우연이 아닌, 운명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시기에 이 책을 딱 만났으니까요 :)

Nana
저는 사실 읽으면서 마오가 진짜 손자 -하라의 클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러나 어린아이들을 납치해서 그런 실험을 했다니… 할아버지가 생각보다 더 잔인한 사람이라서, 에이가 예상보다 더 위선적인 사람이라서 놀랐습니다. 어쩌면 마오가 본 세상은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더 인간다운 세상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슬펐습니다. (인간다움이라는 말도 너무나 인간중심의 생각이긴 하네요.) 그래도 마오가 하라를 만날 수 있었어서 다행이고 하라와 같은 다음 세대가, 누군가의 연약한 두 팔이, 희망이지 않을까 싶네요.
nesta
저는 hoobastank 에 the reason 노래가 떠오릅니다. 그냥 그노래가 떠올라서 계속틀어놓고 책을 읽었는데 잘읽히더라고요 지금은 몰디브에 와있는데 테스터를 들고와서 야금야금 읽고있어요 일정이빠듯해서 틈날때마다 보고있습니다~

말라
저는 딱히 어떤 노래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책 읽으면서 첼로 연주곡을 들으며 읽었어요.
첼로의 선율과 마오의 마음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좋았습니다.
하라도 인상적이었지만 마오는 정말 어떻게 설명할 방법 없이 무척 가슴 아픈 캐릭터였어요..
마지막 마오의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하라와 함께 잘 헤쳐나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도 있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웅웅
만약 내가 테스터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마오처럼 내 삶의 모든 것이 부정되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마오의 선택이 이해되면서 슬펐어요. 마오가 할 수 있었던 유 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허블 님 처럼 비와 진솔아저씨의 정체도 깜짝 놀았어요. 인간과 휴머노이드가 공존하는 세상에서는 구분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오겠구나 싶더라구요.
@희영이 작가님! 할아버지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죠. 그에 반해 마오와 하라는 자신의 삶에서 선택할 수 있는게 없어요. 그러다 하라는 자신의 의지를 갖고 마오를 만나는 선택을 하죠. 물론 여기에도 할아버지의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이건 하라의 온전한 선택이었나요? 아니면 이 또한 할아버지의 의도와 계획이었던 건가요?
그렇다면 마오는 온전히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진솔 아저씨의 힌트를 듣고 마오 또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면 참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희영이
안녕하세요. 이들이님. 이희영입니다. [테스터]를 재미있고 또 깊게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
스킨피기나, 어시드, 그밖에 멸종된 동물 복원 사업 같은 건 제 상상 속에서 탄생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제가 보고, 듣고, 읽고, 또 [테스터]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면서 축적된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냈죠. 그렇게 탄생한 가공의 스토리라 생각됩니다. 작가의 output (작품)은 결국 수많은 input이 창작이라는 장치(?) 통해 나온 결과물이니까요. ^^ 창작은 요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치와 고기와 채소를 가지고 어떤 사람은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어떤 이는 김치찌개를 끓이고, 또 다른 사람은 김치만두를 만들 수도 있잖아요. 세상의 수많은 정보와 자료와 사상과 철학과 사회현상을 가지고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게 작가의 일이니까요. (쓰다 보니 갑자기 김치만두가 먹고 싶네요. :) )
웅웅
스킨피기, 멸종동물 복원 등등 소재가 참신했어요. 여러 정보를 습득하는 게 역시 중요하군요!
같은 소재로도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워요!! 이야기의 세상은 끝이 없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희영이
웅웅님 안녕하세요. ^^ 이희영입니다.
소설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사실 독자님들이 해석한 내용이 바로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작가가 아무리 ‘이런’ 의도로 썼다 해도, 읽으신 분들에게 ‘저런’ 느낌으로 다가오면 저는 그것이 참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귀한 질문 주셨으니까요. 제 의견을 조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주 세세한 이야기까지 드리면, 읽으시는 분들에게 오히려 방해될 것 같아서 간략하게만..... ^^;;
하라부터 말씀드리면, 마오를 생각하는 하라의 마음만은 누구도 계획할 수 없을 겁니다. 비록 강회장의 의도는 있겠지만, 그건 눈에 보이는 계획이고요. 하라의 순수하고 올바른 마음은 결코 강회장도 어찌할 수 없었겠죠.
두 번째로 마오입니다. 마오의 마지막은 온전히 마오의 선택입니다. 진솔과는 상관없지 않 을까요? (아! 제가 탄생시킨 캐릭터지만 참 마오를 생각하면 미안해 죽겠습니다. 미안하다. 마오야, 나는 강 회장보다 더 나쁜 글쟁이야 ㅜㅜ)
마지막 장면은 참!!! 저도 쓰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만, 적어도 마오와 하라의 마지막(?) 선택은 그 누구의 계획도 강요도 아니었을 겁니다. ㅠㅠ
웅웅
저도 마오 때문에 참 마음 아팠는데요. 작가님의 말씀대로 온전히 자신들의 선택이었다고 믿어요. !
그래서 아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오의 선택이라서 저 또한 슬펐지만 지지하게 되더라구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희영이
아! 그리고 독자님들이 다양한 음악을 말씀해주셔서요.
저도 살짝 한 곡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Claire Wyndham의 Kingdom Fall이라는 곡입니다. 마지막에 마오가 세상을 내려다보는 장면에서 이상하게 이 곡이 떠오르더라고요.
곡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영어 못하는데 어디서 봤어요. ^^;;)
I want it all not at all
전부가 아니라면 조금도 필요 없어.
I’d rather watch my Kingdon fall
차라리 내 왕국이 몰락하는 걸 보겠어.
Tell me that it’s true
진실이라고 말해줘
The last thing you do
네가 마지막으로 할 일은
Tell me that you mean it
네 진심을 말하는 거야.
전체적인 가사를 다 해석할 수 없지만 몇몇 군데를 들으면
마오가 하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란 생각이 들어서요. ^^
https://youtu.be/0-_Ggk0ZmX0

오후
책을 받던 주말에 2회독, 그리고 조금 전에 플래그 위주로 발췌독 했습니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마음이 아프고 먹먹해요.
역지사지, 말처럼 쉽지 않지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본다고 한들 여전히 내 위치’에서’ 상대방의 위치를 짐작하는 것일테니까요. 우리가 종종 빠지곤 하는 이 역지사지의 함정을 <테스터>는 극적인 반전을 통해 날것으로 보여줍니다. 반전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마오의 정체성이 반전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짐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마오의 정체성이 밝혀지면서 일련의 사건에 대한 판단이 한순간에 흔들리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을 더이상 잠가두지 않게 된 설정도 인상적이었어요. 마오에 대한 비밀이 담긴 노트북 비번을 하라의 생일로 해 둔 것과 같은 연장선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라가 비번을 풀었고, 마오가 스스로 마지막을 선택한 것이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BE
옥상 문은 정말 비극으로 치닫는 복선이었죠. 이희영 선생님께서도 이 책의 가장 큰 교훈은 '역지사지'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오후 님도 같은 느낌을 받으셨나 봐요.
마지막 마오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이 책이 지닌 카타르시스가 폭발하죠. 저는 여러 번 읽어도 매번 같은 장면에서 소름이 돋더라고요. 멋진 감상평 감사드립니다. 저희 SNS에서 선생님 감상평 활용해도 될까요? : )

오후
네, 그럼요, 영광입니다.^^
구골독인
저는 마오를 생각하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어요. 마오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네요. 테스터로 태어났지만, 이 세상에 존재 자체로 사랑받아야 할 존재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HBE
마오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ㅠㅜ @구골독인 님, 정말 잘 맞는 노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윤준
@희영이 작가님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소통할 수 있으니 책 읽는 재미가 한결 더합니다. 인류가 아무리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언젠 가는 모든 것이 소멸 내지는 사멸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게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면 더 우려스럽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을 일깨워주는 <테스터> 정말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작가님,이번에도 크게 제 뒤통수 치셨어요!^^ 최고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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