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때, 바로 이때, 뜻밖에도 집 안 어디선가 진에서는 한 번도 맛 본 적 없는 커피를 내왔습니다. 검정과 갈색이 섞인 것 같기도 하고 새빨간 주단 같기도 햇습니다. 둥그런 통을 열자 붉은 향기가 퍼져 나왔습니다. 끓는 물을 가져다 커피를 한 숫가락 탓습니다. 뜨거운 물에 퍼지는 커피는 불에 타는 비단 같았습니다. 식견이 있는 사람들,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백설탕과 우유 가루를 타요."
"백설탕과 우유가루를 타야 한다고요."
이에 누군가 집에서 백설탕과 흑설탕을 가져왔습니다. 아기들이 먹는 분유도 가지고 나왔지요. 과연 커피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쓴 향기와 맛이 잘 달인 감초맛과 비슷했습니다. ”
『해가 죽던 날』 p276,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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